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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을 부르는 찔레꽃 제주의 5월에는 찔레꽃이 핀다. 여기저기 흔하게 핀 찔레꽃은 다섯 장의 하얀 꽃잎을 자랑하며 꿀벌을 부르는 시기이기도 하다. 꿀벌이 개체수가 감소되고 있다고 한다. 꿀벌의 감소 원인은 농약 사용과 기생충 등으로 알려져 왔으나, 최근에는 지구온난화도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일시적 고온현상으로 제주도는 물론 한반도 남부지방에서 각종 꽃이 피었는데, 월동에 들어갔던 꿀벌들이 계절을 착각해 꽃가루를 채집하러 나가게 되었으며, 이때 갑자기 기온이 낮아지면서 집단폐사로 이어졌다고 한다. 꿀벌들이 변화하는 온난화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말이다. 꿀벌은 누에와 함께 인류가 오래전부터 길러온 곤충이다. 그런데, 최근 꿀벌의 수가 줄어드는 것은 꽃가루 매개로 하는 과일이나 채소, 견과류 등의 생산 감소로 이어.. 2022. 5. 22.
제주 왕벚나무 자생지 개화 시기 봄의 전령사라고 불리는 벚꽃의 피는 시기는 해마다 다르다. 특히 한라산 중턱에 산재되어 있는 왕벚나무 자생지의 개화시기를 예측하기는 더욱 쉽지않다. 기상학계에서는 벚꽃의 개화시기를 예측하는데 "600도 법칙"이 있다고 한다. '2월1일부터 매일 최고 기온을 합하여 600도가 넘으면 벚꽃이 핀다'는 벚꽃의 개화 시기를 예측하는 이론이다. 결국 벚꽃의 개화 시기는 기온과 가장 밀접하다는 말이다. 제주에는 왕벚나무 자생지로 지정된 장소가 4개소 있다. 그 중에 신례리와 봉개동 자생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으며, 관음사와 오등동 자생지는 제주도(향토) 기념물이다. 이 왕벚나무 자생지는 비교적 기온이 낮은 한란산 중턱을 따라 남북으로 산재되어 있으므로 벚꽃이 피는 시기는 제주시와 서귀포 시내 보다는 대체로 늦다... 2022. 5. 11.
귤꽃 향기 지난 밤 합창단 회식 자리에서 육지부에서 귀농했다는 어느 단원이 말했다. 서귀포의 5월은 온 마을에 흐르는 감귤나무의 꽃 향기가 너무나 인상적이었다고 하면서, "오리구이 냄새보다도 창문을 통하여 풍기는 귤꽃 향기가 더 짙은 날!"이라고 했다. 감귤의 종류는 수확시기에 따라 크게 극조생(9~10월)과 조생(11~12월) 그리고 만감류(1~3월)로 구분해 볼 수 있다. 다만, 시설 하우스를 이용해 재배하는 하우스감귤은 수확시기를 조절할 수 있으므로 이 처럼 분류하지 아니한다. 만감류 중에서는 일반적으로 한라봉과 천혜향, 레드향이 널리 알려졌다고 본다. 이러한 만감류는 대부분 하우스 재배로 생산되는데, 노지 과수원 감귤 중에서 가장 늦게 익는 하귤인 경우에는 열매가 달려 있는 상태에서 꽃을 피우기도 한다. 감.. 2022. 5. 6.
하논에 용천수가 부족하다. 서귀포 하논분화구는 제주에서 유일하게 용천수를 이용하여 논농사를 짓고 있는 지역이다. 5만년 전 수성화산의 폭발로 형성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마르형 하논분화구는 용천수가 풍부히 솟아나면서 화구호가 형성되어 있었으나, 500년 전 호수의 물을 빼내고 논농사를 짓기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용천수는 땅에서 솟아나는 샘물을 말한다. 하논분화구 동쪽에는 가장 수량이 풍부하다고 알려져 있는 몰망수가 있어 1일 1,000~5,000㎥ 상당의 용천수가 솟아나 하논에 물을 공급해 주는 원천이 되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들어 이 몰망수 용천수가 말라버리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2018년에는 1~2월 겨울에 몰망수가 말랐었는데 4년이 지난 올 해는 1월부터 봄이 한창인 4월 22일까지도 물이 없었다. 내.. 2022. 5. 3.
성소(聖召)의 희망, 'SPES 학교' 천주교 제주교구에는 예비 성소자들을 위한 SPES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라틴어로 SPES(스페스)란, 희망, 바람, 기대 등을 뜻하는 단어인데, 사제나 수도 성소자를 양성하기 위한 모임이다. 가톨릭교회에서는 세상에 복음을 전하고 하느님께 제사를 드리기 위해 축성되는 사제 성소(聖召)가 중요한 사안일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학생들을 대상으로 예비 성소자 모임을 가지면서 사제나 수도자를 양성해 오고 있다. 제주교구에서는 오래전부터 이러한 SPES학교를 운영해 왔었기에 지금까지 매년 1~2명의 사제가 서품을 받고 있다. 그러나 현대 사회의 분위기로 볼 때 교회의 사제 성소는 점점 줄어들고 어려워질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예측이다. 이는 그리스도교가 모든 생활의 중심이었던 유럽에서 조차 교회가 쇠퇴해지면서 사.. 2022. 5. 1.
왕벚나무 자생지를 찾아서(참 소중한 당신 2022.5월호) '참 소중한 당신' 5월호에는 100년 전 에밀 타케 신부가 발견하였던 왕벚나무 저생지가 어디였는지 찾아보는 이야기를 기고했다. 천연기념물 사전을 비롯해 일반적으로는 1908년 4월 14일 '관음사 인근'으로 알려져 있지만, 식물채집본과 채집 당시 행적 등을 찾아보면서 확인해 본 바에 의하면 5.16도로 수악교 인근 '신례리 자생지'로 추정해 볼 수 있었다. 왕벚나무 자생지를 찾아서 신록의 계절을 맞은 한라산에는 부활절이 지나면 피는 꽃 산딸나무의 십자화(十字花) 하얀 꽃잎이 산허리를 휘돌고, 감귤나무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밀감꽃 짙은 향기는 어느새 온 섬에 가득하다. 5월을 맞아 식물의 보고라 불리는 한라산에는 관속식물 1,800종이 알알이 돋아나면서 연두색 파스텔톤 풍경화처럼 신비함을 더 한다. 여기 .. 2022. 4. 30.
김기량 순교기념관 도슨트 도슨트(Docent)란? 박물관 등에서 관람객들에게 전시물을 설명하는 전문 안내인을 말한다. '가르치다'라는 뜻의 라틴어 'docere'에서 유래한 용어인데,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대학의 교수 직위를 말하기도 할 정도로 소정의 전문 지식을 갖춘 해설사이다. 지난 토요일 제주도인 중에서 첫 번째 천주교 신자이며 순교자인 복자 김기량 펠릭스 베드로의 순교 영성을 기념하는 ‘김기량순교기념관’ 축복식이 있었다. 제주교구장 문창우 주교님이 주례로 가진 축복식이 끝난 후 순교기념관을 위한 도슨트 교육에 참석했는데 여러 가지 새로운 사연들을 알게 하는 좋은 시간이었다. - 복자 김기량 펠릭스 베드로 순교사 - 복자 김기량(1816~1867)은 조천읍 함덕리에서 태어났다. 그는 고향에서 작은 배를 이용하는 무역업을 하.. 2022. 4. 26.
성지(聖枝)가지 편백나무 성경에는 식물이 많이 등장한다. 창세기에 보면 식물은 다른 모든 살아있는 생명체에 앞서 가장 먼저 사흗날에 창조되었다. 에덴 동산에서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가 처음 등장한 이후 무려 122종의 식물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중에서 축복 받은 식물인 밀과 보리와 포도, 무화과, 석류, 올리브, 대추야자 등 일곱 종류도 있다. 오늘 날, 한국교회에서도 축복을 받는 식물이 있는데 이는 편백나무라고 말할 수 있다. 가톨릭교회에서는 부활절을 앞 둔 성지주일이 되면 편백나무로 만들어진 성지가지를 들고 축복을 받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특별히 아름답지도 않은 편백나무가 어찌하여 축복을 받는 성지가지로 만들어 지고 있을까? 성지주일은 2천년 전 예수님이 예루살렘으로 입성할때 백성들이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 '호산나'를.. 2022. 4. 10.
한라산 왕벚꽃(참 소중한 당신 2022.4월호) 4월은 벚꽃의 계절이다. COVID-19 오미크론이 우리 주변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절은 변함없이 화사한 왕벚꽃을 피우고 있다. '참 소중한 당신' 2022. 4월호에는 봄의 전령사라고 불리는 한라산 왕벚나무 이야기를 기고하였다. 에밀 타케 신부의 왕벚나무 자생지 발견이 미국 워싱턴DC 포토맥강의 왕벚꽃 축제를 살렸다는 '나비효과' 이아기이다. 봄의 전령사 왕벚꽃 이야기 제주의 봄은 중산간 들녘의 노란 유채꽃을 배경으로 한라산 자락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왕벚꽃이 어우러지면서 화사함을 더 한다. 봄의 전령사(傳令使)로 알려진 왕벚꽃은 제주도에서 먼저 피기 시작하여 전국 여러 지역을 벚꽃 축제로 이어주면서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마음을 설레게 만든다. 새봄을 맞아 벌어지는 다양한 벚꽃 축제 중에는.. 2022. 4.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