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소싸움과 로마의 노예검투사
지난 달, 산업시찰 중에 청도 소싸움장을 방문했다.
억지로 소 싸움을 붙여
그 소에 돈을 걸고 즐기는 군상들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마치 로마시대 콜로세움을 연상시키는 둥근 싸움장!
거기에서 네로황제가 노예 검투사끼리 싸움을 붙이고 죽이면서 환호하는 군중들!
2천년 전 로마의 노예 검투사와 청도의 싸움소가 겹치오며
오버렙되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우리는 로마시대 노예 검투사 제도를 보면서 잔인하다고 말한다.
현대에도 싸움경기는 있다.
복싱과 레슬링 태권도 등 투기종목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런 스포츠는 선수 개인의 자발적인 의사에 의하여 출전하고 있으나
노예 검투사는 주인의 뜻에 따라 억지 결투를 해야하기 때문에 비난을 한다.
애완용 개나 고양이와 소가 무엇이 다른가?
다 같이 우리 인간과 함께 세상을 아름답게 구성하는 이 땅의 주인들이다.
억지로 끌고 나와 싸움을 붙이고
돈을 걸고 환호하는 소싸움과 검투사에게 돈을 거는 로마 검투사와 무엇이 다른가?
둥근 경기장에 끌려나오는 소의 눈동자를 바라보면 끝까지 관람할 수가 없다.
몇 백 키로그램이 되는 숫 소 두마리가
서로 뿔을 맞대고 20여분을 밀고 싸우며 버티는 그런 소싸움은 잔인하다.
소싸움은 예부터 있어 왔기에 부활한 제도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노예 검투사제도 다시 부활해야 옳은가?
옛 것이라고 다 좋는 것은 아니다.
소싸움 경기장 로비에 걸려있는 거대한 그림조차도 무겁게 보인다.
동물의 종류에 따라 학대 여부를 구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인간 생명이 모두 중요하듯 모든 동물 역시 동일한 존재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