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님은 2020년 11월 22일 자로 퇴임하신다.
교회법에 “교구장 주교는 75세를 만료하면 교황에게 직무의 사퇴를 표명하도록 권고”되어 정년퇴임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섭섭하고 아쉬운 마음이 가득한 가운데, 주교님께서 교구장 재직 중 꾸준히 추진해 왔던 소공동체 운동에 대하여 돌아보며, 소공동체를 주제로한 사목교서를 기록해 본다.
강우일 주교님은 2002년 7월 제주교구장으로 착좌한 이후 재임 18년 동안 한결같이 소공동체 운동을 추진하여 온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소공동체 운동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미래 교회를 위한 사목적 대안 모색에서 비롯됐다.
1990년대 대형화 세속화되고 있는 현대 교회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초대 교회가 보여준 나눔과 섬김의 공동체 실현을 목표로 ‘반모임’이라고 부르는 소공동체 모임이 시작되었다.
강우일 주교님은 재임 18년 동안 매년 발표하는 사목교서의 주제는 오로지 ‘소공동체’ 하나였다.
이러한 사목교서를 통하여 소공동체 운동의 흐름을 찾아보면 소공동체는 처음에는 가정에서 시작하여 사회를 거쳐 세상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후반기에는 자연과 생태환경의 보전을 위해 우리 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강우일 주교님이 연도별로 발표한 소공동체 사목교서를 되집어 보면, 먼저 교구장에 취임하여 소공동체를 시작하는 첫해와 둘째 해 사목교서는 소공동체 모임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복음 나눔을 강조하고 있다.
2003년 사목교서 “말씀을 증거하는 소공동체의 해”
2004년 사목교서 “주님의 말씀으로 하나 되는 소공동체”
이후 임기 전반기인 2005년부터 6년 동안은 가정을 중심 화두로 사목교서를 발표하면서,
가정에서 가족들이 함께 소공동체를 이루어 나가도록 희망하고 있다.
2005년 “가정 안에 육화되는 소공동체”
2006년 “사랑의 실천으로 가족을 이루는 소공동체”
2007년 “자녀들과 함께 일구어 가는 신앙의 소공동체”
2008년 “젊음으로 살아가는 소공동체”
2009년 “어린이와 함께 하는 소공동체“
2010년 ”가장이 솔선수범하는 소공동체“
교구장 임기 중반기인 2011년부터 3년 동안은 우리 소공동체 구성원들이 교회를 넘어 세상과 함께해야 한다는 사목교서를 발표하였다.
2011년 ‘지역사회와 어우러지는 소공동체”
2012년 “세상을 사랑하는 소공동체”
2013년 “세상에 평화를 이루는 소공동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동안은 인간의 관계성을 중시하면서, 소공동체 구성원들이 서로에 대한 이해와 소통과 자비를 내용으로 사목교서를 발표하였다.
2014년 “인간과 자연에 평화를 이루는 소공동체”
2015년 “작은 이들과 함께 소통하는 소공동체”
2016년 “자비를 베푸는 소공동체”
그리고 교구장 임기 후반기를 맞은 2017년부터 4년 동안은 공동의 집 지구의 생태환경 보전을 위한 우리 소공동체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목교서를 발표하면서 18년이라는 기나긴 소공동체 운동의 여정을 마무리하고 있다.
2017년 “생태적 회개의 삶을 사는 소공동체”
2018년 “생태적 증거의 삶을 사는 소공동체”
2019년 “생태 영성의 삶을 사는 소공동체”
2020년 ”생태 영성에서 행동으로 나아가는 소공동체“
이렇게 소공동체라는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18년 동안 꾸준히 사목교서를 발표하신 것은 강우일 주교님이 소공동체 운동에 대한 맏음과 확고한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제주교구에 소공동체는 아직까지도 정착되지 않고 계속 진행 중인 것도 사실이다.
우리 교회의 소공동체 운동은 어디에 마침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의 나눔'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강우일 교구장님을 보내면서 소공동체에 대한 말씀을 기억해야 한다.
“소공동체가 진정한 그리스도 공동체가 되려면, 내부와 우리끼리의 담을 넘어서 관심과 행동의 반경을 넓혀야 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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