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하지 말고 배웁시다
-김귀웅 신부-
며칠 전 오랜 후배의 아내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남편이 하는 사업이 조금 어렵다는 이야기와 함께,
남편이 며칠 전까지 54일 기도를 했는데
기도를 마치자마자 경제적으로 더욱 어려움에 처하더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남편은‘내가 그렇게 열심히 기도해도
하느님은 하나도 들어주시지 않으니,
하느님이 정말 계시냐’고 하더랍니다.
전세계 곳곳의 성모님의 발현지는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찾아가는 사람들로 넘쳐납니다.
그런데 기적, 표징을 일으킨 예수님을 보면
그 모든 기적은 다 다른 이들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난처한 입장이 된 혼인 잔치 주인을 위해서,
배고파 하는 군중들을 위해서,
외아들을 잃고 슬퍼하는 어머니를 위해서,
수십 년 동안 한자리에 누워만 있어야 하는
불쌍한 처지의 환자를 위해서,
풍랑에 시달리는 제자들을 위해서 기적을 행하셨습니다.
죽음도 당신이 아닌 다른 모든 이를 위한 것이었고,
부활 역시도 스스로의 영광을 위해서가 아니라
모든 이를 살리기 위해서였습니다.
주님께 간절히 바라는 것이 있다면 누구를 위한 것인가
다시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표징을 구하는 사람들을 예수님은 악한 사람들이라고 하십니다.
솔로몬의 지혜를 찾으러 왔던 여왕처럼
그분의 모습을 배우려는 것이 신앙인의 자세여야 합니다.
그분에게 청하지 말고 그분에게서 배웁시다.
'성당사람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성탄절 생명평화 미사 참례기 (0) | 2012.11.01 |
---|---|
[스크랩] 새 신부님 서귀포성당 첫미사 (0) | 2012.11.01 |
[스크랩] 어울림 한마당 (0) | 2012.11.01 |
어르신 학교 강연 (0) | 2012.11.01 |
주교님과 오찬(성당 사진 모음) (0) | 2012.10.3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