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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사르습지 '숨은물뱅듸'

by 나그네 길 2019. 6. 23.

제주의 람사르습지 '숨은물뱅듸'는 학술연구 목적의 허가 없이 탐방할 수 없다.

그래서일까, 

오래전에 보았던 제주 들녘의 습지처럼 아름답게 잘 보전되고 있었다.



제주의 5개 람사르 습지 중에서

동백동산과 1100고지 그리고 물영아리는 탐방할 수 있으나,


숨은물뱅듸와 물장오리는 습지 보호 차원에서 출입을 금지하고 있는데,

영산강유역환경청의 학술연구 허가를 받아 귀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숨은물뱅듸는 1100고지 삼형제오름에서 한참을 걸어 내려가는 곳,

한라산 980m 고지에 위치해 있는  제주에서는 보기 힘든 고산습지이다.



청록을 듬뿍 먹은 6월의 한라산은

떼죽나무와 산딸나무의 하얀꽃들이 서로 향기를 뽐내며 탐방자를 반겨준다.  



한라산은 높이에 따라 2,000여종 이상의 다양한 식물들로 가득차 있어 

4계절 언제 둘러보아도 숲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드디어 숨은물뱅듸의 현관에 해당하는 습지에 접어들었다.


예전에 장화를 신어야 할 정도로 습지가 깊게 형성되어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등산화만으로도 불편없이 걸을 수 있었다.

 


화산섬 제주는 지표수가 흔하지 않다.

그럼에도 한라산에 고산습지(1,175㎢)가 조성되어 있어 신비롭다.


이런 비경은 2015년에 람사르습지로 지정되고 생물다양성을 보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제주의 마을 곳곳에는 물이 고인 넓은 평지를 뜻하는

 '물뱅듸'라는 지명이 여럿있다.


검은 흙  이탄습지가 있어 '검은물뱅듸'라고 불리기도 했다는 '숨은물뱅듸'는

넓은 습지와 쉽게 보기 힘든 비경이 숨어 있다는 뜻인것 같다.



지구의 기후변화가 제주의 생태계에도 영향을 주면서,

숨은물뱅듸 습지의 물은 해마다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한라산에 내리는 풍부한 빗물이 지표로 흘러 내리면서 자연스레 습지가 조성되었는데 

자연 순환을 고려하지 않은 1100도로 개설이 이러한 물길을 막아버린 원인이 되었다.

  


제주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주역들은 모두 사람이 원인이다.


한라산의 무적자 멧돼지는 2000년대초 멧돼지 농장에서 방생해 버린데서 시작되었고

천적이 없는 까치를 유입했던 아시아나항공은 제주 생태계를 망쳐버린 주범이다. 



숨은물뱅듸에도 멧돼지로 인한 생태계 파괴가 심각하다.


물뱅듸 곳곳에는 멧돼지 발자욱으로 가득차 있으며

뱀과 야생초를 무차별적으로 파먹으면서 습지의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있다.



멀지않은 장래에 이렇게 아름다운 한라산의 고산습지가 말라버린다면

여기에 살고 있던 많은 동식물들이 서식처도 사라져 버릴것이다. 



우리의 '공동의 집 지구'는 인간이 소유가 아니다.

그럼에도 인간은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하여 지구의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자연이 죽으면 인간도 죽는다.



우리에게는 이렇게 아름다운 '숨은물뱅듸'의 생태환경을 잘 보전하여

후세에 물려 주어야할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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