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읍 위미리2 위미마을 '구두미 바당' 내 어릴 적 제주는 척박하고 가난한 섬이었다. 국민학교에서 봄, 가을 소풍을 제외하고는 도시락을 가지고 가 본 기억이 없으며, 점심시간은 아이들이 배고픔을 확인하는 시간일 뿐이었다. 학교가 끝나 책보자기를 허리에 차고 집으로 왔지만 먹을 것이 없는 것은 당연했다. 이럴 때 우리가 찾았던 곳이 바로 ‘구두미 바당’이었다. 남원읍 위미리 동 가름(위미2리)에 있는 구두미 바당은 우리에게 바다 수영장이었으며 해산물로 배고픔을 달래주고 물장구치던 아이들이 놀이터였다. 오래전부터 구두미 바당은 ‘고망 낚시’ 장소로 일품이었다. 대나무로 만든 ‘청대(낚시대)’에 ‘물지렁이’를 미끼 삼아 바위 구멍에 집어넣으면 ‘보들락’(베도라치) 두어 마리를 낚을 수 있었다. 그리고 바닷가 바위틈에는 구쟁기(소라)와 ‘메옹이’가 .. 2020. 7. 3. 제주4.3, 무장대에 희생된 마을(위미리) 이제 60년도 더 지난 4.3사건 이야기가 매번 우리 집안의 맹질(명절)이나 시께(제사)의 단골 메뉴로 등장하곤 한다. 벌써 잊혀질만도 하건만 이리도 오래 통한을 곱씹고 있음은 이제 4.3을 경험했던 형님 세대들이 겨우 세 분만 남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신정 명절을 준비하고 있던 1948.. 2014. 2. 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