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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자연

제주 돌하르방의 변신

by 나그네 길 2020. 7. 29.

최근 서귀포경찰서 중앙 계단 옆에 우람하게 서 있는 '발 달린 돌하르방'을 만났다.

이 돌하르방은 오래 전, 제주가 낳은 저명한 돌예술가 양기훈 선생님 작품으로, 지역 주민들을 위하여 발로 뛰는 경찰의 이미지를 상징화하여 발이 있는 돌하르방을 제작했다고 한다.

 

당시 서귀포경찰서의 '발 있는 돌하르방'은 '돌하르방 어드래 감수강' 방송인으로 더 유명한 양기훈 작가다운 작품이라며 경찰관은 물로 지역 주민들에게도 호평을 받아 화제가 되었었다.

 

이 돌하르방의 변신을 시점으로 여러가지 캐릭터로 변형하여 돌하르방을 만들게 되었고, 최근에 와서는 '돌하르방 공원'이 개장되면서 다양한 모습의 돌하르방들을 만날 수 있다.

   

사실 우리가 어렸을 적에는 돌하르방을 거이 만날 수 없었던것 같다.

육지부의 장승과 비교할 수 있는 돌하르방은 제주와 성읍 그리고 대정현의 성문 입구 등에만 세워 있었기에 수학여행이 아니면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돌하르방의 제작 연대는 확실하지가 않으나 김석익(金錫翼)의 『탐라기년(耽羅紀年)』에 의하면, 1754년(영조 30) 목사 김몽규가 제주성문 밖에 세웠다고 하는데 정의현과 대정현 돌하르방에 대한 언급은 없다.

 

현재 제주도 내에 45기가 남아있는 돌하르방은 제주도 민속자료 2호로 지정 보호하게 되었고, 1980년대 제주도 관광산업 활성화에 힘입어 돌하르방은 제주를 상징하는 기념물로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다.

 

제주민들에게 돌하르방은 명칭 그 자체로 친숙함을 가진다. 투박한 질감의 돌에 뭉퉁한 눈으로 무표정하게 서 있는  석상은 외지인들에게 무뚝뚝하게 보이는 제주인과 많이 닮은것 같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본질과 다른 모습의 돌하르방들을 보면 재미는 있을지라고 푸근하게 마음에 와 닿지는 않는다. 

 

제주의 돌하르방은 어쩌면 제주를 상징하며 제주인을 느낄 수 있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돌하르방의 원형은 아래 왼쪽부터 제주목과 정의현, 그리고 대정현의 돌하르방의 모습은 약간씩 다름에도

우리에게 다가오는 근본적인 느낌은 같기 때문이다.

 

제주도내 관광지 어디를 가도 입구에 돌하르방 모형이우뚝 서있으며 기념품점에는 돌하르방 관광상품을 팔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어떤 경우에는 너무 조악한 모형이 있는가 하면 원형과 많이 다른 돌하르방을 판매하기도 한다.

 

상품구매는 개인적인 취향이기에 여러가지 모형으로 돌하르방이 변신하고 있지만 가장 좋은 것은 가장 원형 그대로의 모습이 아닐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돌하르방은 보성초등학교 교정에 서 있는 대정현 원형 돌하르방이다. 위 사진의 대정현 돌하르방은 제주와 정의현 보다 키가 작은 136cm 정도이며 얼굴도 투박하지만 이웃집 할아버지처럼 그냥 친근하게 다가온다.

이렇게 오래된 것은 그 자체로 아름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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