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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사람들

제주 관광객을 위한 치유 미사

by 나그네 길 2021. 7. 12.

COVID-19 4차 대유행 조짐에도 불구하고 제주에는 여전히 관광객들은 계속 들어 오고 있다.

 

코로나 방역수칙에 따른 거리두기가 1년 반이 넘도록 지속되는 가운데 우리 모두의 몸과 마음은 지쳐가고 있다. 그래서 여름 휴가철을 맞은 사람들은 어디로 떠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관광객 신자들은 코로나 예방 수칙에 따라, 다른 본당 미사에 참여할 수 없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에 천주교 제주교구에서는 제주를 찾는 관광객 신자들이 부담 없이 미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자연과 함께 힐링할 수 있는 미사를 준비했다.

 

이 치유 미사는 매주 토요일 430분에 성이시돌목장 십자가의길에서 시작하여 치유의 은사를 받을 수 있으며, 소나무 숲이 있는 제12처 앞에서 미사를 거행하게 된다.

 

오늘 7.10() 16:30에 시작된 관광객을 위한 첫 번째 미사에는 제주교구장 문창우 비오 주교님께서 직접 참석하여 십자가의길에서 치유 안수와 함께 미사를 집전해 주셨다.

 

제주교구는 모두가 힘들어하는 코로나 상황에서 한국 천주교회에 잠시나마 위안을 줄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가를 고민하였다.

그 방안으로 관광객 신자들에게 코로나에 대한 부담 없이 미사에 참례할 수 있는 관광객을 위한 미사가 제안되었으며, 이는 관광객 신자들을 배려하자는 문창우 주교님 의지에 따라 사무처장 현요안 신부의 준비로 특별히 시행하게 되었다.

십자가의길 치유 미사에 참례하기 위해서는 등록을 하고 거리두기 감염 예방지침을 이행해야 한다.

접수처에서 탄생 200주년을 맞는 성김대건안드레아 사진을 받고 뒷면에 자신의 영혼을 괴롭히는 사안을 생각하고 치유를 받고 싶은 내용을 적는다.

 

그러면 제1처부터 제11처까지 걸어가면서 각 처마다 2~4명이 나와 예수님 수난 십자가에 손을 대고 자신의 치유를 묵상하게 되고 주교님께서 안수를 주신다.

 

성시돌목장 십자가의길은 실물 크기의 동상으로 골고타 언덕의 14처를 모사해 꾸며 놓았으므로,

각 처로 이동할때는 짧고 단순한 곡을 반복적으로 노래하는 떼제 성가를 부르며 묵상할 수 있다.

 

진정 십자가의길 그 짧은 묵상에서 과연 우리가 치유를 받을 수 있을까?

아무리 우리의 삶이 힘들다고 하여도 자신의 못 박힐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 언덕으로 올라가는 예수님을 생각해 보면, 나의 작은 십자가의 어려움은 내려놓을 수 있을 것이다.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시는 십자가의길 12처에서의 미사는 자연의 품에서 시작된다.

오래된 소나무들이 잔잔하게 우거진 숲속에서 주교님이 집전하는 치유 미사는 어쩌면 본당에서는 느껴 보지 못하는 새로운 신앙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

 

미사를 집전하시는 제주교구장 문창우 비오 주교님(오른쪽)과 현요안 신부(왼쪽)

미사 중에 소나무 숲 사이로 불어오는 시원한 산들바람은 마치 우리를 은총으로 치유해 주는 성령의 바람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주교님 강론 말씀 중에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내려놓고 모두에게 물어보는 공동합의성이라는 묵상 단어를 새롭게 알게 되었음도 큰 수확이다.

 

이미 제주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휴식과 힐링이 필요한 관광객들로 산과 바다가 온통 북적거리며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

 

현대는 힐링’으로 더 알려진 치유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만큼 우리에게는 갈등과 아픔이 많다는 말이다.

오늘 십자가의길 치유 미사를 통하여 무언가 부족하고 채워지지 않았던 영혼의 갈증과 목마름에 한 방울의 샘물을 적실 수 있었음은 진정 축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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