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이시돌목장에는
이 시대에 살아있는 성자(聖者)로 불리는 사람이 있다.
바로 '푸른 눈의 돼지 신부'로 알려진 맥그린치 신부(89·한국명 임피제)가 그 주인공이다.
맥그린치 신부는 1954년 25세의 젊은 나이로 제주도 한림성당에 부임했다.
그는 제주 4.3과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제주의 경제적 기틀 마련을 위하여
60여년 동안 1차산업과 의료, 복지시설 등 지역사회 발전에 많은 공헌을 하였다.
<이시돌 목장 전경>
특히 1960년대 초반,
제주지역 농업인들의 경제자립을 위해 이시돌목장을 설립하여 선진 축산업 기술을 도입했고,
소외계층을 돕기 위해 무료 병원과 경로당, 요양원, 유치원, 노인대학 등 복지시설을 운영하면서
많은 기적과 같은 일들을 보여주셨다.
<성이시돌 목장에 조성한 삼위일체대성당, 새미은총의 동산, 십자가의 길, 새미소 전경>
지난 토요일 제주시 김만덕기념관에서는 맥그린치 평전 발간 기념식이 있었다.
"오병이어의 기적, 제주한림이시돌 맥그린치 신부"
이 평전의 저자 양영철 교수<제주대 행정학 박사>와 개인적인 친분관계도 있지만
내가 추진하고 있는 타케신부기념사업과 연계되는 임피제신부 기념사업회 행사이며
평소 존경하는 임피제신부님을 먼 발치에서나마 한 번 뵙기위하여 행사에 참석하였다.
기념식에서 이어지는 임피제 신부의 기적과 같은 이야기는 끝이 없다.
4H클럽을 조직해 종자은행, 가축은행 등을 시작으로
제주 최초 신협인 한림신협을 창립해 농민들을 고리채로부터 해방시켜주었다.
또 이시돌 농촌개발협회를 만들어 성이시돌병원을 개원하였으며
농어촌의 어려운 환자를 무료로 돌보기도하고 도내 최초로 노인대학을 개설했다.
<한국건축상을 받은 이시돌목장 개발 초기의 주택 테쉬폰>
1960년대 극심한 경제난을 겪던 당시 제주의 상황을 안타깝게 여겨
인천에서 새끼를 밴 요크셔 돼지 한 마리를 구입해 한림까지 가져 왔다.
이 돼지 한마리는 훗날 연간 3만 마리를 생산하는 아시아 최대 양돈목장의 기초이자
제주 근대 목축업의 기반이 된다.
<이시돌목장 새미소 전경>
맥그린치 신부의 이시돌목장은
돼지에 그치지 않고 양과 소, 말까지 사육하는 한국 최대의 목장으로 거듭났다.
목축업을 기반으로 1천300명의 여성을 고용하는 '한림수직'을 설립하고,
무료 진료 성이시돌 병원을 비롯해 양로원, 요양원, 유치원 등의 사회복지시설을 설립해
제주민들의 자립과 인간다운 삶을 도왔다.
<매년 새미소에서 개최되고 있는 제주교구 묵주기도의 밤 전경>
맥그린치 신부가 제주민들을 위해 노력한 뜻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상도 여러번 받았는데,
아시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막사이사이상을 비롯하여 국민훈장 목련장, 아일랜드 대통령표창을 받았으며,
적십자상, 자랑스런제주인상, KBS지역대상, 제주도문화상, 한국가톨릭방송대상, 협성사회공헌상, 제주건축문화인상 등
사실 임피제신부의 공헌에 비하면 이러한 상들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기도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성이시돌 목장의 십자가의 길(14처 흉상 중에서)>
얼마 전까지 제주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에 집중해왔던 맥그린치 신부는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진 요즘 제주 사회가 돌봐야 할 '가난'의 형태 가운데 '죽음'에 주목하고
마지막 사업으로 '호스피스' 시설을 설립하였다..
<삼위일체대성당, 3000명 수용이 가능한 야외성전>
호스피스란?
임종기의 노인이나 말기암 등으로 죽음이 임박한 환자를 입원시켜 불필요한 연명 치료보다는
고통 덜어주고 심리적 안정으로 편안한 임종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돕는 활동을 뜻한다.
2002년 3월 호스피스 중심의 성이시돌 복지의원을 개원하여
삶의 끝자락에 선 가난한 이웃들을 무료로 도와주고 있다.
2016년 기준으로 전체 운영비 약 7억원 가운데 기부금이 70% 정도를 차지하고,
나머지를 이시돌농촌사업개발협회가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오늘 우리는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사제 맥그린치 신부가
척박한 땅 제주에서 이룬 업적을 기적이라고 부른다.
<맥그린치 평전의 주인공과 저자 양영철 교수>
스물다섯 어린 나이에 이국땅 제주에 들어와서
거동의 불편한 여든아홉살이 되도록 제주민들을 사랑하며 65년을 보낸 맥그린치 신부님!
건강과 평화가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추신 : 제주교구 순례길위원회에서는 맥그린치 신부의 업적을 따라
2017년 중에 "성이시돌순레길"을 개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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