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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사람들

성당 제대의 변신

by 나그네 길 2017. 6. 26.

몇 년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의 제대 앞에서 말을 잊었던 기억이있다.

 

이탈리아의 위대한 조각가이며 건축가로 알려진 베르니니의 최대 걸작품,

나는 그 장엄한 제대의 분위기에 눌러 숨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성베드로 대성당의 중심 중앙돔 아래 고고하게 자리잡은 항금빛 제대는

종교적인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조각 자체 만으로도 위대한 예술품

 

모든 건축예술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는 성베드로 대성당은 이 제대가 중심이었다.

 

 

 

가톨릭교회 성당에서는 십자가가 아니라 제대가 중심이 된다.

 

 

십자가를 배치하지 않은 성당은 있어도 제대가 없으면 안되며

이 제대에서는 매일 미사를 통하여 성찬 전례 예식이 이루어 진다.

 

 

<서울 목5동성당의 제대>

 

성당 제대는 전통적으로 돌로 만들어 왔으나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에는 나무를 이용하여 만드는 제대도 많이 있다.

 

제대는 주교가 축성하는데 중앙에는 성인의 유해가 들어있는 성석(聖石)이 있고

십자자수로 성석을 표시한 하얀 제대포로를 덮도록 한다. 

  

 

<제대의 십자자수 표시>

 

제대는 생화 꽃을 이용해 장식하는데 꽃꽃이는 제대보다 높게 하지 말고

공동체 전체가 제대에서 이루어지는 만찬예식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제대 위에는 제병과 성합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놓지 않는 것이 원칙이나,

십자가촛대, 미사경본 등 미사에 필요한 것은 허용되고 있다.

 

 

 

제대에서는 매일 미사성제가 이루어 지면서

예수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고 있는 거룩한 곳으로 성당의 중심이 된다. 

 

따라서 일반신자들은 축복 받은 제대를 함부로 만지거나 변화를 주어서는 안된다.  

 

 

 

성당의 아닌 야외에서 미사가 이루어질 때에는 별도로 제대를 꾸미게 된다.

 

보통은 적절한 크기의 탁자에 하얀색 제대포를 덮고

십자가와 촛대 그리고 제기들을 놓아서 축복한다.  

 

 

<강정천의 생명평화 미사>

 

야외에는 제주석으로 만들어진 돌제대도 있다.

이 경우에도 미사가 이루어 지는 돌제대가 회중의 중심이 되는 것이다.

 

 

<하논성당터의 돌제대>

 

미사가 가정집에서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

 

보통은 소공동체 반원들을 위한 미사가 거행되는데

이 때에도 제대는 적당한 탁자를 이용하여 꾸미고 하얀 제대포를 덮으면 된다.

 

 

<소공동체 가정미사>

 

그런데 희한한 제대도 있다.

 

성전에서 미술전을 개최하면서 제대를 임시로 옮겼는데

성당 바닥에 하얀천을 깔고 제병과 성합 그리고 촛대만을 놓고 미사를 거행했다.

 

이 때는 하얀 제대포가 바로 제대가 되는것이다.

 

 

<바닥제대>

 

<짚차 제대, 625전쟁 때, 에밀 카폰 신부가 지프차에 담요를 덮어 만든 제대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어느 해 새해 첫 날,

새벽에 봉헌된 해맞이 야외미사에서는

미사 중에 눈이 내려 쌓여 제대가 온통 하얀 눈으로 덮혀버리기도 했다.

 

 

 

어떤 때는 있는 그대로의 사물을 이용하여 제대를 꾸미기도 한다.

 

하논갤러리에 전시된 나무배 모형에 제대포를 깔아 제대를 만들고

즉석에서 미사를 봉헌하기도 하였다.

 

 

 

<김기량배 제대>

 

내가 보고 경험해 왔던 제대 중에 가장 특이한 제대는 바로 '종이상자' 제대였다.

 

서귀포성당 주일학교의 제주 4.3유적지를 순례 중에 봉헌된 미사에서

어린이 간식 과자류를 담았던 '종이상자'에 하얀색 천을 깔고 미사를 봉헌했던것이다.  

 

 

<과자상자로 만든 제대로 미사를 드리는 현요안 신부>

 

가톨릭교회의 전례는 보수성이 짙다

 

예수그리스도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는 전례의 형식을 중요시하고 있으며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전에는 사제가 신자가 아닌 제대를 향해서 라틴어로 미사를 봉헌했다.

 

그 당시에는 지금 이러한 여러 가지 제대를 아마 꿈도 꾸지 못했을 것 같다.

 

 

 

이렇게 다양하게 변화하는 제대처럼

우리 가톨릭교회도 더 많은 다양한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것이 시대적 요구이다.

 

가톨릭의 본산 유럽교회들이 점점 쇠퇴하여가는 원인이 무엇인가를 생각해야할 시기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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