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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사람들

중공군 포로들이 지은 성당

by 나그네 길 2017. 11. 15.

우리나라 역사를 통하여 중국 지하교회 사제단 서귀포성당 방문<중국 지하교회 사제단 서귀포성당 방문>

제주는 척박하고 사람이 살기 힘든 유배의 땅이었다.

그래서 몽고군들이 지배하에서는 말이나 키우던 곳이 제주섬이었다.

 

이러한 제주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6.25전쟁이었다.

역설적으로 한국전쟁이 제주의 가치를 인식하여 개발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 

 

6.25전쟁은 천주교를 비롯한 제주의 종교들도 교세 확장으로 이어졌다.

 

1899년 제주에 처음 들어온 천주교회는

50년 동안 지역민들과 함께하면서도 좀처럼 교세를 확장하지 못하였으며,

성당도 겨우 2개(제주본당, 서귀포성당) 뿐이었다.

  

그런데, 6.25전쟁 중 단기간에 3개의 성당(모슬포, 한림, 고산)이 설립되었으며

그 중에서 모슬포 성당은

육군제1훈련소 군종신부(설리반)가 중공군 포로들을 동원하여 지었다고 한다.

 

중공군들이 한국에 입힌 피해의 죄과를 뉘우치는 의미에서

이 집을 '통회의 집'으로 불리었는데 지금까지 건물은 그대로 남아있다.  

 

<중공군포로들이 돌담으로 지은 모슬포성당 >

 

전쟁 당시 육군제1훈련소도 제주도 모슬포지역에 설립되어

징집군은 물론 학도병까지 훈련을 시키면서 낙동강 전선과 인천상륙작전에 투입했다.

 

이렇게 모슬포는 6.25전쟁의 전세를 역전시키는데  필요한 국군 양성의 요람이 되었다.

 

강병대교회봉헌식

전국에서 피난민들이 제주도민 전체와 비숫한 20여만명이 밀려들었기에

삶을 영위하는 숙식 뿐만이 아니라 영혼의 위로를 받는 종교시설도 모자랐으므로

 

모슬포 육군제1훈련소에 강병대 교회를 지어 현재까지 이어오고있다.

 

사랑의 하느님을 찬양하여야할 성당 건물을

중공군 포로들을 동원하여 지었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어떻게 보면 전쟁은 모든 질서를 무너지게 하면서도 또 가능하게 만드는 것 같다.

 

 

중국지하교회사제단 서귀포성당 합동 미사

 

현재 중국에도 천주교회가 있다.

 

중국정부에서 주교를 임명하는 공식 교회가 있으나 교황청은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소위 지하 교회로 알려져 있는 천주교 사제와 신자들이 성사생활을 하고 있다. 

 

중국교회사제단과의 대화

 

지난 2015년도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초청으로 제주를 방문했던

 

중국 지하교회 사제들과 간담회와 합동 집전 미사에 참석했던 기억이 있다.

 

아직도 당국에서 공식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종교와 사제활동이 어려움이 많다고 하는데,

고대 로마시대부터 주어졌던 개인의 사상과 종교의 자유가 탄압되고 있는 현실을 보았다. 

위 아래 : 모슬포 포로수용소

 

한국천주교는 이승훈 베드로가 중국 북경에서 세례를 받은 1784년을 시점으로 하며

우리나라 최초의 사제 성김대건 신부님도 1845년 상해에서 세례를 받는 등

중국은 우리나라 천주교 전례의 거점이 되었던 나라인데,

 

이제는 반대로 우리가 선교사를 파견해야할 것 같기도 하다. 

 

중국지하교회 사제단 서귀포성당 방문

 

인류의 역사에서 전쟁으로 평화를 이루었던 적은 없다.

그러나 인간의 욕망은 끊임없이 전쟁을 부추기며 더 강력한 무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최근 북한의 원폭 위협과 미국의 대응에 따른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는 시점에

한국전쟁 중에 중공군 포로들을 동원하여 지었던 모슬포성당의 아이러니를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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