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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기념사업

신축교안 참상을 알리는 하논성당 朴고스마 회장의 편지

by 나그네 길 2020. 7. 24.

1901년 5월에 발생했던 신축교안(이재수의 난)에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던 하논성당의 박 고스마 회장은

피정차 육지부로 출타한 김원영 주임신부에게 신축교안의 참상을 알리는 편지를 썼다.

 

1901년 5월 10일자 하논에서 쓴 이 편지는 당시 목포에 체류하고 있었던 김원영 신부에게 전달되었으며, 현재 천주교 한국교회사연구소에 보관되어 있다.    

(원영) 신부님전 상서

 

찬미 예수 무궁하시옵소서. 기체후 두루 안녕하신지요.

아뢰올 말씀은, 다름이 아니오라 방금 상무사 수령 오을길, 마천삼, 강백이, 강희봉이 모두 부화뇌동하여 무리를 지어 가지고 갑자기 각 마을의 백성들을 수십만 으로 내몰아서, 만약 교우를 만나면 결박해 구타하니 혹은 상하고 혹은 사망한 자가 부지기수로소이다.

 

한논의 교인이 허둥거리며 달아나 남자 교우는 모두 제주 성당에 모이고, 여자 교우는 어디로 가야할지 모릅니다. 교우들은 장차 어찌해야 할지 몰라 다만 성당을 지키면서 단지 주님의 은총만을 바랍니다.

 

이와 같이 어지럽고 황만하고 두려운 사정을 대략 우러러 호소하오니, 엎드려 바라건대 신부님께서 이 같은 연유를 헤아리시어 이후 이러한 악당을 막아 주시고, 성당을 안전히 보호해 줄 것을 천만 바라옵나이다.

 

신축년 322(양력 1901510)

교우 고스마 상서, 한논 회장 재배 상서

하논성당 박 고스마 회장은 경상도 출신으로 페네 신부가 제주에 부임할 때 함께 들어와서 제주본당 복사로 있다가 김원영 신부가 하논성당을 설립하자 초대회장과 복사로 임명되었다. 박 고스마 회장은 신축교안 당시 성전을 지키면서 신자들이 희생을 방지하기 위하여 노력하다가 서울에 피정 갔다가 목포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김원영 신부에게 신축교안의 피해를 알리면서 도움을 구하는 편지를 쓰게되었다.

 

박 고스마 회장에 대하여는 김원영 신부가 뮈텔 주교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우리는 박 고스마를 신문교우와 예비자들에게 보냈습니다.” (18991029일자) “박 고스마를 복사 겸 회장으로 쓰고 있습니다.” (190096일자) 두 번이나 언급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상당한 믿음이 있는 신자였던 것으로 보인다.

 

박 고스마 회장은 김원영 신부에게 편지를 보낸 후 하논성당을 지키다가 제주성으로 피난 갔으나, 528일 제주성이 함락되면서 민군들이 입성하자 군중들에 의하여 피살되었다. 이렇게 신축교안(이재수의 난)으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던 하논성당은 수백명이 신자들이 희생되는 가슴 아픈 역사가 있었다.

 

<이 포스팅은 서귀포성당 120년사에 편집할 내용이므로 인용시 참고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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