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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기념사업

문창우 주교, 신축교안 120주년 심포지엄 기조강연

by 나그네 길 2021. 6. 23.

120년 전 이 땅 제주에는 천주교 신자 5~600여 명이 같은 제주도민들에 의해 피살되었던 불행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은 보는 시각에 따라 '신축교안' 또는 '이재수의 난', '제주민란', '신축항쟁', '제주교란' 등 같은 사건임에도 다양하게 불리고 있다.

 

천주교 제주교구에서는 두 번째 돌아온 신축년을 맞아 "신축교안, 기억과 화합"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심포지엄에서 제주교구장 문창우 주교는 기조 강연을 통해 교회의 반성과 진정한 화해를 통하여 제주 사회의 '새로운 복음화의 싹'을 틔워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19015월 발생한 민란으로 천주교 신자 309명이 피살된 신축교안(辛丑敎案)을 신축년에 일어난 신축교란 또는 신축교난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교란(敎亂)' 또는 '교난(敎難)’교안(敎案)’은 엄연히 다른 의미이다.

 

- 교란(敎亂) : 종교에 의한 민란, 중국 백련교도의 난, 팔괘교란, 동학교란(동학혁명)

- 교난(敎難) : 교회가 겪고 있는 어려움, 종교 갈등으로 일어나는 어려움

- 교안(敎案) : 종교 문제로 일어난 정치, 외교, 사회 등 여러 가지 사안.

 

교안이라는 단어는 좀 생소하지만, 종교 문제 또는 종교 문제와 관련되어 벌어진 다툼이 정치적, 외교적, 행정적으로 문제가 되었던 여러 사안을 표현하는 보편적 의미를 지닌 역사 용어이다. 일종의 반교회 운동(Anti Christian Movement)

 

해서교안(海西敎案) : 1900~1903년 사이에 황해도 해서 지방에서 일어난 천주교 신자들과 주민 그리고 관청과의 충돌로 빚어진 여러 가지 소송사건이 외교적 문제로 비화 된 사건.

 

2021. 5, 28일 중앙성당에서 개최된 신축교안 120주년 기념 심포지엄은 한국교회사연구소신축항쟁 120주년 기념사업회관계자, 국회의원 등 100여 명이 참석하였다.

코로나 거리두기로 각본당 참석자를 2명으로 한정함에 따라 겨우 말석이나마 참여할 수 있었으며, 제주교구 최초로 로마 유학생이었던 '전을생 아우구스티노 신학생' 가족도 함께하였다. 이 가족들은 다음날 할아버지가 세례를 받았던 하논성당터를 방문하여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전을생 아우구스티노 신학생 가족,하논상당터 방문

제주교구장 문창우 주교님은 심포지엄 기조강연에서 신축교안의 오늘의 의미라는주제로 그동안 교회와 제주 사회 간에 지속되어 왔던 신축교안의 여러 갈등 사안에 대하여 잘 정리해 주셨다.

제주에 들어온 천주교는 선교의 자유에도 불구하고 외세 종교라는 인식으로 도민들에게 반감의 대상이 되었다. 선교사적으로 볼때 파리외방선교회의 내세적, 권위주의적인 식민주의 사관과 문화 우월주의가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문화적으로 제주지역의 전통과 의례, 무속신앙을 무시 신당을 파괴하는 등 교회가 세력화되었으며, 국가적으로는 봉쇄관이 천주교인을 이용한 세금 징수에 따른 교폐와 일본 상인과 제주 관리들이 결탁한 경제적 침탈의 야심 등 여러 가지 사안들이 신축교안 발생 원인이 되었다.

 

그리고 문창우 주교님은 기조 강연에서 신축교안의 문제와 원인을 천주교회 측 입장과 향토사학자 측 입장을 일목요연하게 정리 비교하여 설명하면서 신축교안의 문제와 원인들을 정리해 주었다. 

 

그동안 제주교구와 신축교안기념사업회 측은 지난 2003년에 '화해와 기념을 위한 미래 선언'을 체결한바 있으며, 그후 교회에서는 황사평에서 별도봉을 거쳐 관덕정까지 신축교안 사적지를 돌아보는 '신축화해 순례길'을 개장하기도 했다. 그리고 120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계기로 제주 사회와 교회가 더 좋은 방향으로 함께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문창우 주교님은 기조강연을 마치면서, 

많은 이들이 교회를 위하여 죽었다. 진정 교회도 제주도 문화를 위해 죽었는가!를 다시 물어야 한다. 신축교안 당시 사건들 안에서 교회와 제주도가 어떻게 만나고 대화했는지 성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시면서 "진정한 반성과 화해를 통하여 제주에 새로운 복음화의 싹을 틔우자."는 신학적 전망으로 결론을 맺었다.

 

또한 제주교구장 문창우 주교님은 신축교안이라는 초기 선교 과정에서 일어났던 불행한 역사를 기억하면서 제2차 바틴칸공의회 정신으로 제주도민과 함께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하여 황사평에 신축 화해의 탑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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