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특산물 감귤의 수확시기가 되었다.
감귤은 종류에 따라 수확시기가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빨리 익는 극조생은 10월부터 수확이 가능하고, 조생온주는 11월 경에 그리고 늦게 익는 만생종은 12월에 수확하고 있으며, 그 외에 가장 늦은 만감류는 1~2월에 생산하기도 한다.
그러나 시설 하우스 감귤인 경우 7월부터 출하하고 있어 감귤은 사실상 사철 과일이 되어가고 있다.
최근 감귤출하와 관련된 일을 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하우스 감귤의 원산지 표시를 보면서 깜짝 놀랐다.
이쁘게 포장된 감귤 포장 박스에서 감귤의 원산지가 “국산”으로 표기되어있는 것이었다.
농,수,축산물은 법령에 따라 원산지를 표시해야 하며 위반 시에는 징역이나 벌금 등 형사처벌을 받을 정도로 잘 관리되고 있다. 물론 이렇게 ‘국산’'국내산' ‘제주산’ 등으로 원산지를 표기하는 것도 법령에 위반되는 것은 아니다.
농,수,축산물은 원산지에 따라 맛이 다르기에 우리는 서로 다른 가격으로 다르게 구매하게 된다. 제주산 흑돼지와 육지부 흑돼지는 맛이 다르며, 중국산 참깨와 제주산 참깨로 참기름을 빼었을 경우 맛과 질과 양에서 크게 다르다.
감귤 역시 마찬가지이다.
제주도 감귤과 남해안 감귤의 맛이 다른 것은 당연하지만, 제주도 내에서도 서귀포의 읍면동 지역과 제주시 지역 감귤들은 동일 품종일지라도 서로 당도와 신맛이 다르다. 그래서 공판장에서 같은 품종의 감귤이라도 가격에 차이를 두는 경우도 많다.
제주산 감귤 대부분에는 "서귀포시" 처럼 생산지역을 잘 표시하고 있으나, 일부 하우스 감귤에 ‘제주산’도 아닌 ‘국산’이라고 표시하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상품 정보를 소홀하게 전달해 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가을철 과일인 사과와 배를 찾아 비교해 보니 원산지 표시가 비교적 잘되어 있었다.
자연드림 무농약 배는 “경기 평택”, 사과는 “전북 장수” 유기농 현미는 “충북 청주”로 표기되어있다. 그러나 무항생제 유정란 계란과 하나로마트의 대파는 “국내산”으로 표시해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 볼 때 성의가 부족해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농,수,축산물인 경우 제주도산이 최고로 알려져 있다.
그중에서 흑돼지와 은갈치 그리고 감귤과 감자 고구마 양파 등은 제주산을 일품으로 취급하며 당연히 가격도 비싸다. 이는 제주도의 독특한 기후와 물이 잘빠지는 화산지형과 맛있는 지하수가 어우러져 자연이 우리 제주민에게 나누어 주는 천혜의 풍성한 자원이다.
지구의 기후변화로 온난화가 가속되어 21세기 말에는 강원도에서 감귤이 생산될 것이라는 연구보고서를 본 일이 있다.
이제 제주의 기후가 서서히 아열대화로 변해가는 시기에 감귤은 더욱 건강하고 맛있는 품종을 생산해야 할 때이다. 그리고 감귤의 원산지 표시도 두루뭉실한 "국내산" 이라는 표현보다 “서귀포시 남원읍" 등 떳떳하게 생산지역을 표시하여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어야 하며, 다른 과일들과 맛과 가격에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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