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이야기

제주의 명당- 대록산 위미 '큰알녁집' 묘

by 나그네 길 2020. 9. 13.

제주에도 풍수지리에 명당이라고 알려진 묘는 많이 있을 것이다.

그 명당 중에서 위미리 큰알녁집이라는 별호를 얻게 해 주신 군위오씨(軍威吳氏) 입도(入道) 14종규(宗奎)님의 대록산 동남배좌묘(東南背坐墓)는 당연히 명당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나는 풍수에 대하여 전문가가 아니며 잘 알지도 못한다.

그렇지만 명당이라고 함을 생각해 보면, 자손들에게 발복이 있어야 하며 그 복 중에는 당연히 많은 자손이 번성하는 것을 최고의 명당이라 하겠다.

 

그런 의미에서 대수산봉에 있는 군위 오씨 입도조 묘에도

후손이 관직에 올라 출세하는 칠대정승지보다 자손들이 번성하는 만대누란지에 묘소를 썼다고 전해 내려오고 있다.

사실 정승이 되어 당대에 권세를 부릴 때는 좋겠지만 자손이 멸족해 버린다면 무슨 소용이 있으랴,

그의 무덤은 자손이 없어 골총이 되어 사라지고 다른 이들에게 잊혀져간 선인들이 어디 한 둘이겠는가?

 

나의 고조부이신 종(),규()자 님은 3대 독자셨다.

조선조 말 제주의 열악한 생활환경에서 100여 년을 독자 가문으로 이어져 온다는 것은 자칫하면 자손이 끊어져 멸족되어 버리게 된다는 말이었다.

 

평생을 자손이 귀함을 알며 살았던 고조부의 묘소를 고향 위미리에서 50km 상당 떨어진 표선면 가시리 소재 대록산 동남쪽에 모신 것은 당시로서는 며칠 동안 매우 힘들고 어려운 이례적인 장례 절차였겠다.

 

이렇게 명당에 모신 대록산 할아버지 묘소 덕분인지 당손자가 무려 7남으로 불어났으며,

그 후 200년이 지난 입도 21세에 이루러 그분의 자손이 무려 600여 명으로 늘어나면서 고향 위미리에서 큰알녁집이라는 별호를 얻으며 자손들은 번성을 누리게 되었다.

 

3대 독자 집안에서 이 정도로 자손이 번성하였다면,

우리 제주도에서 어디 묘자리와 비교한다고 해도 최고의 명당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겠다.

 

성경에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에게 하늘의 별만큼 많은 자손을 낳아 번성을 이루어 주겠다고 약속을 하였듯,

동서고금을 통하여 자손의 번성은 인간사의 큰 의미인 것 같다.

 

<후면은 대록산의 정기가 이어지고 주변은 하천이 있으며 전면은 바다가 보이는 평야가 펼쳐지는 명당터>

이러한 대록산 묘소 벌초는 우리 집안의 아주 특별한 행사가 되어 7년동안 이어진 4.3사건 중에도 무장대에게 죽음을 무릅쓰고 매년 벌초를 지속하였다고 한다.

올 해 역시 감히 코로나 바이러스 정도로는 우리 자손들이 벌초 의지를 막을 수 없었으며, 대행업자에게 벌초를 맞길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