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태풍이라며 호들갑을 떨었던 '태풍 바비"는 특별한 피해없이 서귀포를 통과하며 지나갔다.
우리는 이쁜 이름을 가진 태풍 바비가 인형처럼 아름다운 치마폭에 최근 제주지역에 확진자를 발생시키고 있는 바이러스를 바람에 담아 지나가기를 기원하였다.
그러나 태풍이 지나간 서귀포에는 코로나라는 더 무서운 바이러스 유행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고 있다.
지난 1월 코로나 사태 이후 제주도에서는 육지부를 방문했거나 관광객 등에서 일부 확진자 발생했으나 간간이 발생하는 등 그 비율이 낮아 20명대에 머물고 있었다.
그래서 COVID 바이러스에 대한 걱정은하면서도 청정 제주에서 그리 심각하게 감염을 우려하지는 않았었다.
그 동안 제주에서 코로나 확진자는 ▲2월 2명 ▲3월 7명 ▲4월 4명 ▲5월 2명 ▲6월 2명 ▲7월 6명 정도였다.
그런데 8월 중순, 용인시에 있는 교회를 방문했던 어느 부부가 바비 태풍이 지나가는 지난 8월 24일자로 29번과 30번째 확진을 시작으로 8월 31일까지 총 17명, 제주 46번째 확진자까지 발생했다.
이 중에 대부분이 서귀포시에 거주하는 사람으로 이제 지역 감염자가 얼마나 더 늘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서귀포시는 시내에 약 5만여 명이 거주하는 작은 도시이다.
그래서 시민들은 약간씩 서로 안면이 있으며 매일시장을 비롯한 음식점과 동지역의 영업점들도 대부분 알고 있다. 그렇기에 서귀포 거주하는 확진자가 출입했던 곳과 그 주변 접촉한 사람들을 다 알게 되면서 소문이 부풀어 지고 있으며, 이제는 시민들 사이에 서로 접촉을 꺼려할 수밖에 없는게 현실이 되어버렸다.
그런 가운데 지난 주말에는 어느 공사 직원 감염자는 무려 6시간 동안 서귀포 시내의 각종 영업점 여기 저기 곳곳을 휩쓸고 다녔다고 어느 외판원 확진자는 제주도청과 제주시청, 동사무소와 읍사무소 등 무차별 방문하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제 제주는 코로나 공포로 직면해 있다.
어제는 한 달여 남은 추석 연휴 기간에 내려오기로 했던 아들 내외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런 상태로 감염우려가 높은 항공기를 탈 수는 없으니 추석 때 내려오는 것을 취소하도록 했다.
이제는 또이 또이 예쁘게 말하는 손녀 서현이를 너무도 보고 싶지만 어쩔 수 없었다.
생각해 보니 나도 코로나의 심각한 피해자이다.
매년 찾아오던 단체 순례자들이 사라지면서 교구 ‘순례길해설사’와 ‘생태환경 위원’으로 현장 학습 등 봉사할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들이 모두 날아가 버렸다.
그리고 환경문제 실천 활동과 타케신부 기념사업도 기회가 박탈당했으며 좋은 사람들과의 정기 모임도 해산되었다.
올 초에 계획하였던 대만 등 최소 4번의 국내외 탐사 여행도 이제는 물 건너 가버렸다.
COVID-19 사태로 가장 아쉬운 것은 우리 아이들을 보지 못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여름 휴가와 추석에 아들과 딸네 부부가 서울과 하노이에서 오기로 했었는데 취소되어 버렸다.
이제 33개월이 된 예쁜 손녀 서현이도 볼 수가 없으니 너무 아쉽기만 하다.
이래저래 코로나는 태풍보다 더 무서운 바이러스가 맞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귤의 원산지 표시 (0) | 2020.09.24 |
---|---|
제주의 명당- 대록산 위미 '큰알녁집' 묘 (0) | 2020.09.13 |
제주에서만 주는 '현충수당' (0) | 2020.07.20 |
손녀 서현이는 마스크 세대 (0) | 2020.07.15 |
항공기 탑승이 두려운 세상 (0) | 2020.07.1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