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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길 여행길

평화방송, 제주천주교 순례길 '산토비아죠' 소개

by 나그네 길 2020. 10. 7.

2020 추석 연휴를 앞 둔 9월 29일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에서 제주 천주교 순례길 '산토비아죠'에 대하여 소개하는 인터뷰를 가졌다.

 

올 해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이겨내기 위해서 위로와 치유의 공간을 많이들 찾고 있는데, 자연 속에 있는 전국의 천주교 순례길이 신앙인들에게 큰 위안이 되고 있다. 특히 무작정 걷기만 해도 좋은 제주에서 전례 초기 역사를 간직한 순례길은 걷는 것은 신앙 체험으로도 의미가 크기에 평화방송에서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이하, 평화방송 자료 인용)

 

'cpbc 가톨릭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

제주천주교 순례길을 안내하고 계신 오충윤 야고보 성지 해설사 연결해 제주 순례길의 역사적 가치와 매력에 관해 들어보겠습니다.

제주 순례길 하면 2012년부터 6년간 해마다 새롭게 조성된 길이라고 알고 있습니다만 이제는 순례길 이름도 새롭게 지었다면서요?

 

맞습니다. 제주교구에서는 2017년도에 6개 순례길 조성을 완료하고 이 순례길의 명칭을 산토비아죠(SANTO VIAGGIO)라고 명명했는데요, 라틴어로 산토는 거룩하다, ‘비아죠는 여행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제주교구 순례길 산토 비아조를 순례하는 것은 바로 거룩한 여행이 되는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성 김대건 신부 제주 표착 기념관이 있는 용수성지부터 제주 곳곳에 신앙의 역사가 숨 쉬고 있지 않습니까? 제주 순례길 6개 코스로 돼 있다고 했는데 어떻게 조성이 돼 있고 또 순례길이 몇 km나 되는지 소개를 해주시면요.

 

제주 순례길은 그냥 만들어진 길이 아닙니다. 6개 순례길마다 제주 천주교 전례 역사와 피 흘린 순교지와 사적지 같은 신앙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순례길을 조성하였습니다. 먼저 김대건 신부님이 제주 표착지 용수성지를 중심으로 김대건 길을 조성했고요. 제주도의 첫 번째 천주교 신자로 알려진 정난주 마리아 길 그리고 제주도 사람으로는 첫 번째 세례를 받아 병인박해 때 순교하신 복자 김기량 펠릭스 베드로 길 그리고 한라산 남쪽 지역 최초의 성당이었던 하논성당 길과 황사평 성지의 신축화해길 그리고 성 이시돌 목장의 이시돌 길 등 총 6개 코스로 조성되었습니다. 6개 순례길을 전부 합할 경우에는 약 85km에 달하는데요. 공교롭게도 순례길은 제주도의 동서남북 전체 골고루 걸쳐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의 사적지와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잘 어울리는 순례길이 조성되었던 것입니다.

 

외지에서 육지에서 이렇게 제주로 가는 것 자체가 제주 도민들에게는 피해가 될까봐서요. 제주순례길이 갖는 특별함이 있다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제주 순례길은 제주도에는 올레길과 같은 아름다운 길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길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아름답고 힐링에 좋은 길일지 모르지만 인간의 마음을 성찰해 주기에는 모자란 길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래서 제주교구의 산토 비아조는 제주의 아름다운 생태 자연뿐만 아니라 제주의 선교역사와 문화 그리고 신앙선조들이 고난과 희생과 삶이 녹아 있는 특색 있는 순례길이므로 우리 신앙 내적 성장에도 아주 좋은 경험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앞서 말씀해 주셨던 것처럼 정난주 마리아의 길 즉고통의 길, 영광의 길, 환희의 길...아마 우리 한국천주교회사의 현장들이 곳곳에 아픔도 있고요. 그런 의미에서 순례길마다 저마다의 신앙과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데 순례의 진정한 의미,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순례는 단순한 관광이나 여행과는 다르다는 생각입니다. 순례의 진정한 의미는 하느님을 만나러 올라가는 행위라는 말이 있듯이 순례는 성지나 성인들이 사적지들을 순례하면서 스스로를 성찰하고 회개하는 일종의 심신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주순례길 중에서 가장 많은 분들이 찾는 순례길이 있을 것 같아요. 어떤 곳입니까?

 

제주순례길 가장 많이 찾는 길은 역시 김대건 길입니다. 김대건 신부님이 첫 미사를 집전했던 용수성지는 1년에 약 45000명 정도 순례자들이 찾고 있는 길입니다.

 

라파엘호 실물 모형이 전시돼 있기도 하고 표착 기념관이 들어서있기도 하죠. 가장 마지막에 조성된 길이 이시돌길이라고 제가 들었고요. 또 가장 긴 순례길이라고 해요. 이시돌길, 어떤 역사와 의미가 있는 곳입니까?

 

이시돌길은 33.2km로 제주 순례길 중에서 가장 긴 코스입니다. 제주도에서는 이 시대의 살아 있는 성자로 불렸던 이시돌 목장의 설립자이신 맥그린치 신부님이...

 

임피제 신부님이라고 그러시죠. 선종한 지 벌써 2년이 지났네요.

너무나 아쉽게 선종하셨는데요. 아일랜드 골롬반선교회 출신이신 임피제 신부님은 6.25전쟁 말기인 1954년에 이 땅 제주에 들어와서 60여 년 동안 제주도를 위해서 많은 일을 해오신 분입니다. 그중에서 성이시돌 목장을 설립하고 새미 은총의 동산 성지를 개발하고 그다음 제주도민들을 먹고 살게 해주었던 양돈과 목축사업 그리고 후생사업 같은 이시돌의 기적은 우리 교회는 물론이고 제주지역 산업발전과 문화행사에 크게 기여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제주교구에서는 이를 기념하여 이시돌 순례길을 맥그린치 신부의 길이라고 명명하면서 신부님의 뜻을 기리고 있습니다.

 

제주 순례길 곳곳마다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만 하논성당길은 2013년에 두 번째로 조성된 곳이라고 하던데 해설사님께 개인적으로는 더 각별하다고 들었어요. 어떤 사연이 있기에 그렇습니까?

 

하논성당길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순례길입니다. 지금부터 120년 전 19006월에 산남지역 최초로 설립됐던 하논성당은 이재수의 난으로 알려져 있었죠. 신축교안에서 많은 신자들이 희생되었습니다. 이후 교회가 피폐해져서 홍로성당으로 이전했다가 지금 서귀포성당으로 정착하게 되는데요. 1902년에 홍로성당으로 이전한 후에 하논성당은 제주 4.3사건을 거치면서 하논마을과 함께 불타고 우리 기억에서 잊혀져버린 성당이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우연한 기회에 제가 서귀포 성당 110주년 기념사업으로 뿌리 찾기 운동을 추진했는데요. 산남지역의 묏자리였던 하논성당터를 발굴해내고 복원계획을 수립하고 순례길을 조성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제가 하논 순례길 전담 해설사를 하게 되면서 매년 1000여 명 정도 순례객을 안내하고 해설해 주는 봉사활동도 하고 있기에 더욱 애착이 가는 순례길인 것 같습니다.

 

하논성당 터에 은행나무가.

 

와보셨군요. 너무 아름답습니다.

 

아름답죠. 묵상하기도 좋고요. 또 제주의 아픈 역사가 서려있는 곳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어떤 분들이 제주순례길 성지 해설사로 활동하고 계십니까?

 

제주순례길위원회에서는 2012년부터 2년간에 걸쳐서 순례길 해설사 양성교육을 실시한 바 있는데요. 이때 18명 정도가 해설사 교육을 수료해서 해설사 모임도 만들고 그랬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10여 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10명 남짓 되는 분들이 해설사 하고 계시군요. 해설사 분들의 안내를 받고 싶은 분들이 많으세요. 어떻게 하면 됩니까?

 

제주 천주교회는 제주순례길 홈페이지가 있습니다. 그 홈페이지에 보면 해설을 신청하는 코너가 있거든요. 그 코너에 신청을 하시거나 순례길 위원회 메일주소가 나와 있는데 메일을 주시면 해설사들을 연결해주고 있습니다. 참고로 해설사들은 기본적으로 봉사활동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니까 부담 없이 신청하셔도 될 겁니다.

 

제주천주교순례길 해설사

제주 순례,길 거룩한 여행이라는 뜻의 산토 비아조 찾는 분들이 순례길에서 어떤 메시지를 꼭 가슴에 새겼으면 하고 바라십니까?

 

어디에나 길은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길을 어떻게 걷느냐에 따라서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다양하다는 생각입니다. 제주 순례길 산토 비아조를 찾는 분들은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 스며 있는 제주 4.3사건과 신축교난과 같은 제주의 아픈 역사도 함께 기억해 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아픔의 역사 또 화해하고 평화를 지향하는 그런 순례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시군요. 제주 순례길을 안내하고 계신 오충윤 야고보 성지 해설사 함께 만나봤는데 코로나19 상황이 빨리 끝나서 제주 순례길을, 거룩한 순례를 해봤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오충윤 야고보 해설사님, 오늘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 감사합니다.

(제주순레길을 소개할 수 있도록 11분 동안 인터뷰 시간을 주신 CPBC 관계자 여러분 모두에게 건강과 평화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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