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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길 여행길

필립 주한 프랑스 대사, 에밀 타케 유적지 방문

by 나그네 길 2021. 4. 20.

필립 르포르(Philippe Lefort) 주한 프랑스 대사는 2021. 4. 8일 100년전 파리외방전교회에서 이 땅 제주에 파견왔던 에밀 타케 신부의 선교 유적지를 찾았다.

 

당초 이 행사는 천주교 제주교구와 제주대학교가 함께 하는 '세계 유일의 한라산 왕벚나무 자생지 탐방'으로 기획되어 한라산에서 왕벚나무 자생지를 발견한 타케 신부의 고국 프랑스 대사를 초청하게 되었다. 그러나 코로나 상황이 지속되면서 행사는 대폭 축소되어 '에밀타케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방문 일정을 함께 하였다. 

 

오등동 관음사 야영장의 왕벚나무 자생지에서 시작된 행사에는

필립 대사와 코린 폴키에 프랑스 관광청 한국지사장이 참석하였고, 제주교구장 문창우 주교 등 행사 관계자 10여명과 기자단이 에밀 타케 신부가 이 땅을 떠난지 100년만에 찾아온 프랑스 대사를 반겨주었다.  

 

서귀포 홍로성당 에밀 타케 신부는 1908414일 한라산에서 왕벚나무를 발견, 표본을 채집 독일 베를린 대학의 쾨네(Koehne) 박사에게 보내 제주도가 세계 유일 왕벚나무 자생지 임을 세계 식물학계에 처음 밝혔다.

 

제주 신례리 왕벚나무자생지는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 산2-1번지 한라산 남쪽 해발 550m 위치하며, 1964년 천연기념물 제156호로 지정되었다. 신례리 왕벚나무자생지는 수악교 주변 3개소에 산재 되어 있으며 6~10m 크기의 오래된 왕벚나무가 7그루 자생하고 있다.

에밀 타케 신부는 서귀포시 서홍동 홍로성당 사제관에 머무르며 식물채집을 했는데, 기록으로 보면 홍로마을 주변 30km 정도가 주요 채집지역임을 알 수 있다.

 

1908414일에도 홍로와 효돈 지역에서 산철쭉, 제비꽃 등 여러 식물을 채집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효돈마을 북쪽 에 위치한 이곳 신례리 자생지에서 왕벚나무를 채집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필립 르포르 대사는 서귀포 주민들이 프랑스 사제인 타케 신부를 이렇게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에 매우 감명을 받았다며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www.seogwipo.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5711(서귀포신문)

에밀 타케 신부는 당시 제주의 열악한 경제 사정으로 성당 운영에 어려움이 많아 선교 비용 마련을 위해 식물채집을 시작하게 되었다.

 

에밀 타케 신부가 홍로성당을 이임할 때까지 10년간 채집한 식물표본은 파리 자연사박물관(322) 등 세계 여러 나라 식물원에 7,047점이 보관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이 중에서 125점의 식물은 타케 신부가 처음 발견하여 학명에 이름 taquetii헌정되었다.

타케 신부가 홍로성당을 지어 13년 동안 선교했던 현재의 면형의 집에는 에밀 타케와 함께 했던 250년생 녹나무가 100년 만에 찾아온 프랑스 대사 일행을 반겨 주었다.

 

이외에도 면형의 집에는 서홍동 마을 주민들이 1911년 온주밀감을 들여와 제주 감귤산업화의 기초를 이룬 공덕을 기리는 '감귤시원지 기념비'와 최초 온주밀감나무의 고사목이 있으며, 타케신부의 부임지였던 하논성당터에는 에밀타케순례길(면형의 집까지 5.4km)과 타케은행나무 등 발자취를 찾아볼 수 있다. 

  

제주 토속 음식 체험을 명분으로 초대한 저녁식사 중에 대사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 타케신부의 한국식 이름(엄택기)과 고향 그리고 친척들, 100년전 선교사들이 삶과 언어 소통문제, 생물종 다양성 보존, 감귤묘목 도입 과정, 기념사업에 대한 내용 뿐만 아니라 자녀와 손자 등 개인적인 화제 및 다음에 교회에서 주관하는 에밀 타케 관련 학술행사가 있을 경우 참석하겠다는 약속 등

 

<에밀타케순례길을 찾은 프랑스 대사와 아래 오른쪽 그림 에밀 타케 신부>

2010년 서귀포성당 뿌리를 찾아 하논성당터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100년 동안 잠들어 있었던 에밀 타케 신부님을 찾아내는 계기가 되었다. 그후 생물다양성 보존의 개척자였던 에밀타케 신부의 생태영성이 들어나면서 2016년 타케 신부 기념사업을 추진하게 되었으며 에밀타케 순례길을 조성 등 여러 가지 기념행사를 가졌다. 

 

그동안 본당 일부의 무지와 주변의 시샘에도 불구하고 교회와 학계, 예술계 등 타케 신부의 업적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활발하게 이루어 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필립 르포르 프랑스 대사의 유적지 방문을 추진하고 안내를 하면서, 그동안 세속적 이익을 탐하지 않으려는 노력에 대한 위안을 받은 느낌으로 흐믓하였다.  

 

오늘 토속 음식 체험 중에 대사님과 한,불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수 있음은 100년전 타케 신부가 이 땅 제주에 왔음이었다. 이렇게 역사의 뿌리들은 새롭게 태어나면서 현재로 이어지고 있음은 참으로 신비 그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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