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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길 여행길

제주천주교 하논성당 순례길 소개

by 나그네 길 2012. 11. 18.

제주도에 천주교 순례길은 6개의 코스가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진 코스가 바로 하논성당길이다.

하논성당길은 서귀포성당 설립 11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뿌리찾기 사업을 추진하였으며

2010년도 제주도 용역조사 사업비를 보조받아 하논성당터를 찾아내었고 성지(사적지) 순례 올레길로 만들어 졌다.

그 후, 2012년도 제주교구에서 제주관광공사와 함께 제주도 천주교순례길을 조성하면서 하논성당길을 포함하게 되었다.

 

하논성당길의 특징은 

출발지와 도착지가 멀리 떨어져 있어 불편을 주고 있는 다른 올레길들과는 달리

서귀포성당에서 시작하여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교통이 편한 길이다.

 

이 길은 제주도의 6개 순례길 중에 가장 아름다운 길로 알려져 있으며,

5만년전에 생성된 자연 생태계의 보고이며 역사와 함께 살아 숨쉬는 '하논 분화구'를 거쳐

서귀포 토착민들 외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길, 도심속에 살아있는 아름다운 올레길을 걸어가며 기도할 수 있는길이다.

또한 1900년도 최초의 하논성당의 설립과 이전의 이동 경로를 따라 걸어가는 천주교회의 스토리가 담겨져 있는 뜻깊은  순례길이기도하다.  

 

 서귀포의 역사와 자연과 풍습이 살아있는 하논성당길(10.6km, 4시간)은 서귀포성당에서 부터 시작된다.

자동차를 가져왔으면 성당 동쪽의 주차장에 무료로 파킹시켜 놓을 수 있으며,

 2층 성전은 언제나 열려있어 시작기도를 할 수 있다. 

 

<천지연 절벽길>

서귀포성당을 나서면 바로 천지연 절벽위에 조성된 천지연 윗길을 만난다.

목제테크로 만들어져 있는 아름다운 오솔길을 걸으면서 서귀포항과 새연교를 감상할 수 있다. 

 

<칠십리 詩 공원>

천지교 다리를 건너면 왼쪽으로 아기 자기한 칠십리 시 공원을 만나게 된다. 

아름다운 시가 새겨져 있는 바위들을 따라 걷다 보면 한라산과 천지연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인 전망대를 만난다.

지역주민들이 파크골프장으로 이용하는 넓은 잔디밭과 연못길 등 철따라 새로움을 체험할 수 있는 아름다운 공원이다. 

 

<하논입구길>

칠십리 시 공원 4가로에서 보행자 신호등을 받아 2번 길을 건너 간다.

그리고 삼매봉을 바라보며 서쪽으로 100m쯤 걸어가면 조가비박물관 건너편에 돌로 만든 '호근입구' 표시판이 있다.

길을 따라 걷다보면 3갈래 골목길을 만나게 되는데 이때 예쁜 과수원이 보이는 왼쪽 골목길(하논로 72번길)로 들어간다.

길과 과수원이 어울려 있는 길을 걸으면서 그냥 손만 내밀면 잘 익은 감귤을 따 먹을 수도 있는데 아무도 따 먹는 사람이 없다.

농사용차가 교행할 수 없을 정도의 아주 오래된 자그마한 농로길을 새소리를 들으며 계속 걷다보면 '하논성당터' 표시판이 나온다. 

 

<하논성당터>

표시판 옆에 있는 철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주 오래된 소나무와 커다란 은행나무가 보인다.

이 두 나무 사이에 오래된 집터가 있는데 여기가 바로 1900. 6. 12일 설립되었던 산남지역 최초 신앙의 못자리 하논성당터라고 한다.

하논성당(한논본당)은 신축교안 이후 1902년 6월 홍로본당으로 이전하였다가 다시 1937. 8월 현재의 서귀포성당으로 정착하였다.

그리고 하논마을은 15호 50여명이 거주하면서 명맥을 유지하여 오다가 4.3사건 당시 토벌군에 소개되어 이제는 잃어 버린 마을이 되었다.  

 

 

 

 

이 후, 산남지역의 모태 성당인 서귀포성당에서

모슬포성당과 성산포성당이 분리되었고 다시 서귀복자성당과 중문성당, 효돈성당으로 분리되어 나간다.

 

 여기서 부터 1902년 6월 타케신부님에 의해 이전한 홍로본당까지 그 당시 이동한 길을 따라 순례길을 함께 걸어간다.

 

<하논생태길>

하논은 5만년전에 분화를 멈춘 미루형 분화구로써 자연생태계의 보고이다.

오래전에는 하논 분화구가 커다란 호수였으나 약 500년전에 물을 빼어 논으로 만들어 오늘에 이루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2012년 WCC총회에서는 하논에 뚝을 쌓고 물을 채워 호수로 만들겠다는 '하논복원'을 의제로 제출하기도 하였다.

 

아마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연구를 하였겠지만 '복원'이라는 단어가 참 우습게 들리는 계획인것 같다.

멀쩡한 하논에 물을 채우고 호수를 만들어 배를 띠우고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이 진정한 '하논복원'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커다란 호수가 생기면서 나타나는 서귀포지역의 기후 변화와 시민들이 건강과 생활의 변화에는 어떻게 대처 할 것이며,

500여년 동안 하논에서 이루어 왔던 민초들이 삶과 고난의 역사는 아무런 가치도 없이 그냥 매몰되어 사라져 버려야 옳은것인지 생각해 봐야한다.

 

현재 하논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사람들과 각종 동식물과 이렇게 아름다움을 주는 생태공원에

인간들의 목적에 의하여 인위적으로 다시 물을 담는 것을 과연 하느님의 뜻이며 자연파괴가 아닌 진정한 복원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하논복원'사업에는 무려 몇천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가난하고 소외되는 이웃을 구제하는 것보다 하논에 호수를 만드는 것이 더 시급한일이며 우리에게 얻어지는 이익은 무었인가?

 

그리고 호수를 만들어 '하논을 복원' 한다고 하여도

외국이나 육지부에는 이보다 더 크고 더 좋고 더 아름다운 자연 호수들이 많고 많은데

과연 뱃놀이를 하려고 얼마나 많은 관광객들이 더 찾아올 것 같은지 궁금할 뿐이다.

 

그렇다면 이 '하논복원' 사업을 추진할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하논 복원' 공사에 참여하는 건설업자나 조경업자 배 불리기 말고 또 다른 우리가 모르는 이유가 있는것일까?  

우리는 하논생태길에서 역사와 자연의' 보존'과 '복원'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한다.

 

 

헐 ~ !!!  여기에 물을 담아 호수를 만드는 것을 '하논복원'이라 주장하고 있다.

 

 하논은 마르(Maar)형 분화구의 화산지형이 비교적 잘 남아 있고

 5만여년 동안 형성된 7m 깊이의 습지퇴적층에는 식생과 기후가 잘 간직돼 있다.

 

마르형 분화구는

지하의 가스 등이 지각의 틈을 따라 한 군데로 모여 폭발하면서 생긴 분화구로써

용암분출이 없이 폭발력으로 가운데가 움푹 파인 모양이 되며 퇴적층이 형성된다.

산굼부리가 가장 전형적인 마르형 분화구이다.

 

<담쟁이길>

하논생태길을 자나면 처음에 들어갔던 하논입구로 다시 돌아 나오게 된다.

여기에서 오른쪽 골목(하논로 67번길)으로 들어가면 좁고 아름다운 옛 길인 담쟁이 길이 나온다. 

 

겨우 경운기가 지나다닐 수 있을 정도의 골목길에 있는 오래된 돌담에 담쟁이들이 얼키고 설켜지면서 감귤과수원을 지키고 있다.

아주 오래전 어린 시절에 걸어 보았을 법한 이 담쟁이길을 걸으면서 저절로 옛날 어릴적 이야기들이 떠오르게 한다.

 

 

 

 

<선반내길>

담쟁이길을 나서면 선반천 4거리가 나오는데 보행자 신호를 받아 서홍동쪽으로 길을 건너 가면 졸졸 물소리가 들린다.

여기가 천지연 상류 선반내로 이 물이 하류로 1km정도 흘러 내려가면 천지연 폭포가 된다.

제주에서는 보기 드믈게 사시사철 물이 흐르는 하천이며 예전에는 식수로 지금은 주민들이 여름철 야외 목욕장소로 활용되고있다.

예쁜 목재다리를 건너서 냇가를 따라 걸어가다 보면 자그마한 과수원길을 만나게 되고 선반내는 금새 물이 사라져 건천이 되어버린다. 

 

 

 

<흙담 소나무길>

흙담소나무길은 서귀북초등학교 뒷길인데 이외로 서귀포시민들도 잘 알지 못한다. 

어떻게 이런 도심속 골목길에 이렇게 아름들이 소나무들이 많이 심어져 있을까

 

100여년전 홍로마을에 화재가 많이 발생하는 것은 마을 앞에 들판이 트여있는 것 때문이라는 풍수지리설에 따라

1910년 당시 마을향장이었던 고경천 진사의 건의로 마을을 가로 지르는 길에 소나무를 심게 되었으며,

 현재 이 소나무들은 600여m 주택가 골목을 따라 무려 96본이 우람차게 자라고 있다.

 

이 소나무들은 마을보호수로 지정되어 있으며

2005년도에 '(사)생명의 숲'이 선정한 '아름다운 거리숲'부분에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이 길은 아파트와 주택과 서귀북초등학교와 인접한 좁고 복잡한 길임에도 소나무 밑을 그냥 즐겁게 걸을수 있는 길이다.

 

<후박나무 가로수길>

서귀북교 담장 끝에서 신호등을 만나게 되면 왼쪽으로 돌아서서 오래된 후박나무 가로수를 바라본다.

거이 1km에 이르는 도로 양쪽에 오래된 후박나무 가로수가 나란히 심어져 있으며

이 후박나무들로 인해 도로에 자동차들이 지나다니는데도 전혀 부담없이 걸을 수 있는 길이다.  

후박나무 가로수길은 도시답지 않게 제주도 특유의 돌담과 함께 길게 이어져 있어 더욱 운치가 있어 보인다. 

 

 

<홍로마을길>

후박나무길을 지나 신호등을 만나면 횡단보도를 건너 서귀포에서 가장 오래된 홍로마을길로 들어선다.

지금은 서귀포시 서홍동으로 불리고 있지만 예전에는 홍로현청이 있었던 마을이기도 하다.

좁다란 골목길에 툭 튀어나온 오래된 팽나무와 동백나무 그리고 길위로 가지를 늘어뜨린 감나무들이 키를 맞대고 있고

오래된 돌담을 따라 순례길을 걷는 사람과 옛 골목들이 잘 어울리면서 남국의 정취를 더해 준다. 

 

<지장샘>

홍로에는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는다는 오래된 샘물 지장샘이 있다.

600년 전설이 깃들어 있는 샘물이지만 지금은 식용수로 사용하지는 않고 있으며,

대신에 맑은 물을 이용하여 식용 미나리를 키우고 있는데 이 자연산 미나리는 비싸게 팔려 나간다고 한다.

 

<면형의집 : 홍로본당 터>

1902년 4월 한논본당 제3대 주임신부로 부임한 타케(Taquet 에밀리오, 엄택기)신부는

그 해 6월 신축교안으로 피폐되버린 한논본당을 홍로로 이전하여 '홍로본당'으로 성당명을 변경하게 된다.

그리고 1915년까지 무려 13년 동안 주임신부로 재임하면서 서귀포 산남지역 천주교의 발전에 지대한 공을 세우며 정착시킨다.

 

지금은 순교복자수도회 피정센터 '면형의 집'의 커다란 느티나무 앞에 있었던 홍로본당의 목조건물은

몇 번의 개축을 거치면서 성당으로 활용되어 오다가 몇 년전에 너무 낡아 해체되어 버렸다.

홍로본당은 1937년 라토마스 신부에 의해 당시 서귀포의 중심지였던 솔동산으로 이전하면서 명칭도 서귀포성당으로 변경하였다.

 

嚴타게신부는 식물학자로 왕벚나무 등 제주도 식물을 세계 식물학계에 보고하면서 우리나라 식물학계에도 기여하였으며,

특히 1911년도에 일본에서 온주밀감나무 14그루를 최초로 들여와 농가에 분양하므로써 제주지역 감귤산업 발전에 초석이되었다.   

타케 신부님이 일본에서 들여와 심었다는 100년이 넘는 온주감귤나무는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으며

아직까지도 노란 감귤열매를 맺으면서 우리들에게 지나간 역사를 말해주고있다.

 

 

 

<동홍마을 과수원길>

면형의 집에서 주공아파트 단지를 지나 복자성당으로 가는 길은 여러 갈래로 많다. 

그러나 순례자들은 주공아파트 뒷길을 지나 동홍교에서 횡단보도를 건너서 나오는 골목길 동홍마을 과수원길을 걸어가는 코스가 좋다.

 

오래된 골목길로 내려가다 골프연습장을 지나 왼 쪽으로 돌아가면 넓은 도로와 함께 보이는 아주 작은 골목길을 찾을 수 있다

이렇게 1km 상당의 동홍마을 과수원길을 걷다보면 서귀포 시내 도심지에 이런 골목길이 아직까지 남아있게 되었는지 감사하게 된다.

꼬불 꼬불하고 아기 자기한 아주 오랜된 옛 길, 동홍마을 과수원길을 걸을면서 순례자의 정취를 느껴 볼 수 있다.

 

<서귀복자성당>

동홍동 과수원길 끝자락에는 서귀복자성당이 있다. 

서귀복자성당은 1970년도 서귀포성당에서 분리하여 지금의 중앙어린이놀이터 옆에 있었으며

2004년에 현재의 장소로 신축이전하였고, 서귀포 지역의 중심 성당으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서귀포 6월 항쟁의 성지 중앙어린이 놀이터 - 옛 복자성당 터 >

서귀복자성당에서 중앙어린이 놀이터까지 도심지 약 2km를 걸어가야 하는데 '매일시장' 가는길을 물어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매일올래시장 북쪽 입구와 마주보는 중앙어린이 놀이터는 예전의 서귀복자성당과 울타리 하나를 경계로 나누어져 있었으며,

1987년 6월 민주 항쟁 당시 서귀포 시민들이 저항의 본거지였다. 

 

당시 중앙어린이 놀이터에서는 서귀포 시민들이 민주화 투쟁과 대통령 직선제 요구시위로 경찰과 여러번 마찰이 있었으며,

그 시위를 주도했던 인사들은 경찰의 검거를 피하기 위하여 서귀복자성당 지하에 며칠동안 숨어있기도 했다,

그 당시 서귀복자성당 신부님과 수녀님들은 피신자들에게 음식제공 등 보호를 해 주면서 학생과 시민들의 민주화 요구를 도와 주었다. 

이제 여기 중앙어린이놀이터에는 6월항쟁 기념물과 제주도개발특별법을 반대하여 분신한 사람의 위령비도 세워져 있다.

 

<중앙어린이 놀이터에서 경찰과 대치 모습 : 사진, 6월항쟁기념사업회>

 

 

 

 

<서귀포매일올레시장>

시민들이 생활을 몸소 느낄 수 있는 서귀포매일올래시장은 천정을 유리로 덮은 아케이트 상가로 

시장 내부도로 가운데로 깨끗한 물이 흐르고 휴식용 벤치와 꽃길을 조성해 놓은 쾌적한 재래시장이다.

여기에서는 순례길의 피로를 풀겸 간단한 음식들을 시켜 먹을 수가 있어 좋다.

 

 

 

<이중섭 거리>

1950년대 서귀포에 거주하였던 천재 화가 이중섭의 이름을 딴 거리이다.

주말에는 거리 공연을 볼 수있으며 야간에는 이중섭 화가의 작품을 이용한 조명등이 이채롭다.

화가 이중섭의 살았던 초가집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이중섭 미술관을 한 번 관람해 보는 것도 좋다.

이중섭 미술관에서 보이는 서귀포성당의 종탑 방향을 따라 걸어가면 다시 출발지인 서귀포성당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렇게 100년도 더 전에 설립되었던 하논본당에서

홍로본당을 거쳐 지금의 서귀포성당으로 이전하는 동안 신앙선조들이 걸었던 길을 걸어 보았다.

 

이제 역사와 자연이 살아 숨쉬는 하논성당길 순례를 마치면서

오묘한 신앙의 진리를 가르쳐 주시는 주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하논성당길 스토리텔링 : 순례길해설사 오충윤 야고보>

제주도순례길에 대한 문의사항은 전화 010-5697-6782 

 

<하논이란?>

 하논은 큰 논을 뜻하는 우리말 '한 논'에서 유래한다.

 하논은 화구(火口)의 둘레가 둥근 꼴의 작은 언덕으로 둘러싸여 있는 화산으로, 산굼부리 분화구와 함께 제주도 지역의 대표적인 마르형(型) 분화구이다.

 5만~7만년 이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마르형 화산지형이 잘 보존되어 있으며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대형 분화구이자 이중화산이다.

 바닥 면적은 21만 6000평, 너비는 1,000~1,150m이고, 높이 10~15m의 언덕으로 둘러싸여 있다.

 지금도 하루 1,000~5,000ℓ의 용천수가 나오고 있으며, 500여 년 전에는 호수였다가 물을 빼고 벼농사를 짓기 시작했다고 한다.

 바닥에는 5만여 년 동안 형성된 깊이 7m의 습지 퇴적층이 있어 시대에 따른 식생과 기후 변화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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