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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사람들

2013. 4월 문화찬양 실험미사(현요안 신부)

by 나그네 길 2013. 4. 16.

지난해 부터 매월 세째주 월요일 저녁 7시 30분 제주시 노형성당에서는

서귀포성당 현요안 신부가 주관하는 제주교구 문화 찬양 치유 실험 미사가 봉헌되어 왔다.

교구내에서 은근히 소문으로만 들어왔던 문화미사를 한번 참례해 보고 싶었는데 마침 어제 기회가 있었다.

 

미사시간보다 두어 시간 일찍 노형성당에 도착하여 둘러보니 

청년팀들과 문화예술 담당들이 여러 가지 미사 소품을 준비하고 있었으며

현요안 신부님 역시 부지런히 종이를 자르면서 손수 무언가를 만들고 있었다.

 

이 실험미사는 매번 미사가 다른 주제로 진행되어 왔다고 하는데,

오늘의 미사 컨셉은 사제만이 할 수 있다는 어깨에 두르는 영대를 미사 참례자들이 걸치는 것이었다.

그래서 신부님께서 도배지 종이를 이용하여 영대를 만들고 계셨으며 

김밥으로 저녁을 때우면서 실험미사를 준비하는 모습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제단은 다소 복잡하게 제대 양쪽에 십자가를 모셨고 자비의 예수님 상본과 성모상을 배치하였다.

그리고 미사에 참례하는 신자들에게 초(1,000원)와 종이 영대를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미사 참례인원은 100명은 좀 안되는 숫자였지만 대부분이 오래된 신자들로 차분한 분위기였다.  

 

 

입당은 불을 전부 끈 상태에서 북과 징의 합주로 시작되었는데

징 소리는 어쩌면 어릴적 들어보았을 법한 무당들이 징소리가 연상되기도 하였다.

 

 신자들도 모두 자리에 앉은 채로 여성 천사 2명이 촛불 춤을 추면서 먼저 입당하는데,

 사제는 입당 성가도 없이 조명과 악기 반주에 맞춰  성경을 높이 들고 춤을 추면서 입당하였다. 

 

이 미사에는 해설자와 독서자도 없고 말씀이 전례는 앉아서 진행었는데,

주례사제가 제대앞에서 복음말씀을 읽은 후 신자들에게 종이 영대를 꺼내도록 하였다.

 

 

종이 영대에 각자의 소망을 적도록 하였는데,

먼저 50년 후 나의 소망(많은 사람들이 웃었다)

다음은 25년후, 10년 후, 5년 후, 1년 후, 6개월 후 각자의 소망을 쓰도록 했는데,

자신의 남은 인생은 6등분하여 소망을 적어 보니 미래의 자기가 바라는 모습이 떠 올랐다.

 

 

그리고 신자들이 차례로 나아가 자기의 소망이 든 촛불을 제대 앞에 봉헌하고,

사제가 크리스마 성유를 이마에 바르면서 죄를 쫒는 기도를 하고 종이 영대를 걸어 주었다.  

나와 아네스 자매님은 함께 미사 예물로 붉은 포도주와 직접 만든 밀떡을 봉헌하는 영예를 받았다.

이 문화 찬양 치유 실험미사의 특징은

성전내에 조명과 촛불만을 사용했기에 2시간 이상 진행되는 미사에도 지루함이 없이 집중이 잘되었다.

성가팀은 본당의 아마추어들로 구성된 남여 혼성 성가대와는 격이 다르게

차분하게 성가를 이어주면서 미사의 분위기를 이끌어 주는 것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았다.

 

또한, 해설자와 독서자가 없이도 전혀 불편함이 없이 오히려 더 좋은 분위기에서 미사를 참례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 미사를 실험 미사라고 부르고 있는지 모르겠다.

제대 양쪽에 두개의 십자가를 모신 이유를 나중에 설명해 주었는데,

제대 왼쪽은 고통과 죽음의 십자가에서

하느님의 복음 말씀을 선포하는 제대를 지나면 

부활십자가를 배치하여 예수님의 부활을 상징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인지 부활십자가에는 예수님의 고상이 없이 하얀 천(수의)만 걸쳐져 있었다.

십자가 양 옆에 성모상과 자비의 예수님 상본을 모심으로써 

예수님의 탄생과 부활의 의미를 더욱 나타내 주고 있었다.

그리고 모든 죄를 '끊어 버립니다'

하느님과 독생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믿습니다'는 신앙고백을 하였다. 

 

성찬전례에서 모든 참석자가 눈을 보며 손을 마주치는 평화의 인사를 나누었고

 영성체는 성체인 밀떡을 뜯어 내어 성혈인 붉은 포도주에 적셔서 영하면서 미사가 끝났다.

 

현요안 신부님은 이 문화 찬양미사가 시작된지 1년이 다 되었는데

미사참례 인원은 전혀 늘어나자 않고 신자들만 바귀고 있다고 하였다.

나 개인적으로는 영적으로 어루만져 주는 이러한 미사에 자주 참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영대를 만드는 신부님과 아녜스 자매님 그리고 일용할 양식 김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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