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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pol)스토리

연등을 달면서

by 나그네 길 2013. 5. 15.

어제밤 우리 파출소에는

부처님 오신날을 기념하는 연등을 달고 

지역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면서 불을 밝혔다.

 

몇 년전 중동지구대장으로 재직할 때부터 남원파출소장을 거쳐

벌써 3번째 지역 경찰관서에 석탄일 기념 연등을 달고 불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그 관서들도 내가 전출한 후에는 연등을 달지 않는 것을 보면 

전국 지역경찰관서 중에 우리 파출소가 유일하게 연등을 달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제주경찰에는 지방청과 3개 경찰서에 경승이 각 5~8명씩 20명 이상 위촉되어 있으며

불교신자 경찰관들이 불자회를 결성하여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데,

 

지역 경찰관서에 연등을 달고 석탄 축하와 지역안녕을 기원하는것은

천주교 신자인 내가 유일하니 좀 아이러니 하기도 하다.

 

그러나 경찰청과 지방경찰청 그리고 대부분의 경찰서에는 매년 석탄일 연등을 달고있고,

각 경찰관서 경승단 주관으로 부처님 오신날 기원 법회를 개최 해오고 있으므로,

언젠가 지역경찰관서에도 함께 연등을 달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가 이렇게 눈치를 보지 않고 매년 파출소에 연등을 달고 안녕을 기원하는 이유가 있다.

 

먼저 관할 지역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고 싶은 마음이 다른 것에 비하여 우선이기 때문이며

내가 천주교 신자이므로 종교 편파 논란에서 비교적 자유로울수 있이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연말이 되면 아름답게 성탄트리를 만들어 불을 밝히고 성탄을 축하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아무튼 등표가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연등을 만들어 불을 밝힐지라도

사찰의 스님들은 물론 지역 주민들도 새로운 눈으로 파출소를 바라보게 되었고

주민과 경찰이 함께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갈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았다.  

 

 

연등을 설치하고 나면 원하는 직원들은 각자 등표에 주소와 이름을 써서 붙이게 되는데

나는 "지역의 안녕과 평화" 그리고 "4대 사회악 척결"이라고 써서 연등에 달아 놓았다.

그리고 협력단체인 '생활안전협의회'와 '자율방범대' 모든 회원들의 건강을 기원했다.

 

직원들은 대부분 기쁘게 받아들이며 가족들이 이름을 써서 달아놓았으나

무관심한 일부 직원들은 그냥 모른체 하기도 하였다.

우리 사회가 다양하고 종교가 다양하듯 경찰도 다양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퇴근시간에 인천공항에 연등시설 문제로 불교계에서 항의를 했다는 언론보도를 보았다.

 

'연등설치 불허' 인천공항서 항의 법회(YTN 뉴스)

 

조계사 신도들이 오늘 인천공항에

부처님 오신 날 기념 연등 설치 불허 방침에 항의하는 법회를 열었습니다.
조계사 소속 승려와 신도 등 2백여 명은

국가 중요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연등회'의 하나인

연등 전시를 막는 것은 문화재에 대한 몰이해라고 말했습니다.
또 인천공항이 크리스마스트리
설치는 허가하면서

연등 전시를 막는 것은 종교 편향적인 태도라고 덧붙였습니다.
인천공항은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조계종이 공항 청사에 연등 설치를 요청하자

특정 종교 시설물의 설치는 허가할 수 없다며 거부 입장을 밝혔습니다.

( 2013-05-15 17:52 한연희 [hyheee@ytn.co.kr])

 

양측에 다 이유가 있겠지만 서로 사랑하고 나누면서 평화로이 해결할 수 있는데도

왜 그렇게 자신의 의견만 옳은 것처럼 주장하며 점점 더 야박해져야만 할까.

넓은 마음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서로 이해하였으면 좋겠다.

 

 

혹시, 공부 못하는 사람이 참고서 타령하듯이

천주교 신자가 연등이나 달고 있으니 사이비 신자라고 비난할지도 모른다.

 

구약성경 탈출기 20장 2 - 4절에 있는 10계명의 말씀이다.

 

"2) 너에게는 나 말고 다른 신이 있어서는 안 된다.

3) 너는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든, 아래로 땅 위에 있는 것이든,

땅 아래로 물속에 있는 것이든

그 모습을 본뜬 어떤 신상도 만들어서는 안 된다.

4) 너는 그것들에게 경배하거나, 그것들을 섬기지 못한다.

주 너의 하느님인 나는 질투하는 하느님이다.

나를 미워하는 자들에게는 조상들의 죄악을 삼 대 사 대 자손들에게까지 갚는다."

 

그 어느 계명이 지역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는 연등을 달아서는 안된다는 말씀으로 들리는가?

 

 

다른 이웃 사람들이 생활과 믿음과 종교를 무시해버리는....

 

생활속에서 이웃사랑을 실천하지 못하면서 입으로만 주님을 찬미하는 ...

 

히브리어나 라틴어 성경은 한 줄도 읽지도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한글 성경 자구를 자기 멋대로 해석하며 맹목적으로 억매여 사는...

 

길에서 '주 예수를 믿으라' 소리지르며 다른 사람에 피해를 주는...

 

나는 이러한 열심한 신자들보다 오히려 연등을 다는 신자가 되고 싶다.

 

 

< 2012년 남원파출소 연등 달기 >

 

<2011년 중동지구대 연등 달기 >

 

<2011년 중동지구대 연등을 달아준 월라사 도종 스님>

 

<천년사찰 법화사 방문>

 

<법화사 주지 진우스님 및 원방식 신도회장과 함께> 

 

<국내 최대의 관광사찰 약천사 방문>

 

<약천사 주지 선조스님 및 사무장과 함께>

<중문지역 유력사찰 광명사 방문>

 

대자 대비 부처님 오신날을 축하드리면서

지역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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