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사람들은 자리돔을 줄여서 그냥 ‘자리’라 부른다.
자리는 자리회로 불리는 자리물회와 강회, 구이, 회무침, 젖 등
여러 가지 맛있는 음식으로 조리할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제주사람들에게는 자리회(물회)가 가장 맛있는 대표음식으로 다가온다.
자리회를 먹을 줄 알면 제주사람이 된다는 말이 있드시
그만큼 자리는 제주사람들에게 친숙한 물고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자리의 맛을 제대로 알려면 자리강회를 먹어봐야한다.
약간 큰 자리를 길쭉하게 뼈째 썰어서 양념된장과 제피(초피)에 먹는 자리강회는
오래 씹을 수록 고소함이 더하는 아주 맛있는 제주 특유의 음식이다.
제주에서도 자리는 '보목리 자리'와 ‘모슬포 자리’가 그중에서도 유명하다.
보목리 자리는 지끄섬(지귀도) 앞바다에서 나는 자리인데
모슬포 자리에 비하여 자리의 크기가 조금은 작고 육질은 연하여 물회로 알맞다.
모슬포 자리는 국토 최남단인 마라도와 가파도 사이를 지나는 조류에서 산다.
이 일대 자리돔은 강한 물살을 견디며 성장하기 때문에 자리 가시가 세고 육질이 탱탱해지므로
물회나 강회보다는 자리구이에 더 알맞다.
자리는 제주도 전역에 걸쳐
깊은 바다에서 떼지어 사는 작은 생선이므로
낚시가 아니라 자리떼를 찾아서 그물을 던져 건져 올린다.
예전에는 제주도 산남지역의 앞바다에서 자리가 많이 잡혔으며
이 때쯤에는 자리를 내다 팔지 못해 자리젖을 담기도 했는데
10여년 전부터는 해수의 온도가 달라져 잘 잡히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제는 자리의 서식처가 제주 해역에서 남해안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자리는 노란 알을 밴 산란을 앞둔 시기인 5월말 ~ 6월말까지 가장 맛이 일품인데,
오월 단오(음력 5.5일)를 전 후하여 가장 맛있다고 전해 내려온다.
비늘과 내장을 떼어낸 자리를 사선으로 썰어서 양념된장에 버무리고
상추, 깻잎, 오이 등을 섞어 시원한 물을 부어 먹는 ‘자리물회’는 더위를 이기는 데 제격이다.
이 때 식초와 제피(초피나무 잎)가 없으면 자리회의 제 맛을 즐기지 못한다.
싱싱한 자리를 뼈째 썰어 된장 등에 찍어먹는 ‘자리강회’,
소금을 뿌려서 불판에 굽는 ‘자리구이’도 인기 요리인데
자리요리를 처음 먹는 분들은 가시가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갖은 양념과 깻잎과 무우채와 함께 버무려 먹는 '자리무침'과 함께
중간 크기 자리돔을 통째로 소금에 절여 그늘진 곳에 두었다가
가을에 꺼내 먹는 ‘자리젓’은 별미 중의 별미다.
"자리삽써~~자리!!!"
요즘 트럭에 마이크를 달고 자리 장수가 돌아다니면서 외치는 소리이다.
그러나 우리가 어렸을 적에는 어머님들이 자리를 팔러 다니곤했다.
곤대구덕(대나무 광주리)에 자리를 가득 담아서 지게에 지고
중산간 마을에 까지 가서 자리를 팔고 돌아왔다.
이 때 자리 한사발과 보리 한되를 맞바꾸기도 하는 물물 교환 형태도 있었다.
해안가 우리 동네에서 5km가량을 걸어 중산간 마을에서 자리를 팔 때쯤에는
높은 기온에 자리가 많이 변하여 자리회로 먹을 수는 없었고 자리구이로 먹었을 것 같다.
우리 어머님들이 이처럼 더워가는 날씨에
무거운 자리를 등에 지고 그 먼 거리를 걸어가서 자리를 팔았던 것을 생각하면
힘들고 어려웠던 어릴적 생활을 떠오르게 한다.
자리회(물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약간 손이 많이간다.
먼저 자리에서 등가시와 비늘을 벗겨내고 머리와 내장을 들어 내어야 하며
자리를 사선으로 촘촘하게 썰어야 자리 등뼈가 약해 진다.
그리고 여러가지 양념이 된 된장에 버무린 다음
오이, 양파, 무, 깻가루, 고추가루 등 갖은 채소를 넣고 시원한 물을 부어주면 된다.
이때 식초를 반스픈 정도 넣어야 자리육질과 뼈가 부드러워진다.
그리고 마른 제피잎을 가루로 내어 함께 먹으면 좋은 향과 맛을 즐길 수 있다.
자리물회에는 다른 반찬이 필요가 없으며 보리밥과 함께 먹으면 더욱 좋다
최근에는 자리물회가 제주의 토속음식으로 널리 알려지면서
자리물회를 찾는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있어 자리회의 맛이 변하는 것 같다.
제주시 지역에서는 자리물회에 대한 맛을 제대로 내는 식당이 거이 없으며
아주 유명한 식당에 가보면 제주의 토속적인 자리회 맛이 아니라
제피는 없고 고추장 같은 다른 양념이 들어간 관광객용 자리회가 대부분이다.
제주의 토속적인 진짜 자리물회의 맛을 즐기려면
서귀포 보목포구나 모슬포 항구를 찾아가는게 좋다.
노란 알이 가득차 있는 작은 자리는 강회로 먹으면 더욱 좋다.
비늘을 벗겨내고 머리와 내장을 손질한 다음에 맛있는 된장에 찍어 먹으면 된다.
이때 고추와 마늘과 제피를 함께 먹으면 더욱 맛있게 된다.
제주에서도 자리강회를 제대로 먹을 줄 아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다.
산에서 갖 따온 싱싱한 제피잎(초피나무)은
그대로 강회와 함께 먹어도 되고
그늘에 말려서 잎파리를 부셔 물회에 넣어도 좋다.
제피는 자리회를 더욱 맛있게 도와주는 향신료 역할을 한다.
자리구이는 자리가 클수록 좋다
싱싱한 자리에 굵은 소금을 살짝 뿌리고 구워내면 된다.
자리구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무것도 버리지 않고
머리부터 꼭꼭 씹어서 다 먹으면 좋다고한다.
그러나 처음먹어보는 사람들은 자리의 등가시가 거세어 조심해야한다.
그리고 내장은 반드시 떼어 내어 버리는 것이 좋다.
그래서 일까 제주에서 다른 사람을 나무랄때 '자리 가시'라는 말이있다
아마도 자리의 가시처럼 피해만 주고 쓸모가 없다는 뜻일게다.
서귀포에서는 보목리 자리가 가장 유명하다.
그래서 섭섬 앞에 자리잡은 아름다운 보목동 마을은 매년 5~6월에 자리돔 축제를 벌인다.
축제기간에는 자리로 만든 음식가격이 약간 싸지고
더욱 싱싱한 자리를 먹을 수 있어서 인기있는 마을 축제로 자리 잡고 있다.
자리도 먹고 축제도 즐기고 축제기간에 한 번 방문해 보는 것도 좋지만
희한하게도 자라돔 축제기간에는 십 몇년째 계속 비가내리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올 해에도 비가 약간 내렸다.
제주를 떠난 출향인사들은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하는 초여름이면 자리 생각이 더욱 간절해진다.
향수를 자극하는 대표적인 생선이다.
그래서 이제는 전국의 대도시에는 자리횟집이 들어서 있다.
제주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이 자란 지역의 자리가 최고라고 자랑한다.
서귀포시 보목동 주민들은 ‘부드러운 자리돔’이 특징이라고 자부하면서
매년 자리돔 축제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출처..보목동 자리돔 축제>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애틀 인디언 추장, 감동의 연설문 (0) | 2013.06.28 |
---|---|
하논성당길 촬영 현장(MBC 테마기행 '길') (0) | 2013.06.09 |
호텔뷔페에 대하여 (0) | 2013.05.12 |
어버이날 (0) | 2013.05.08 |
어머니 생신 날, 가족 모임 (0) | 2013.04.2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