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수악교 둘레길을 갔다.
울울창창한 숲길은 가뭄이 오래 지속되는데도 습기를 유지하고 있어 시원한걸 보면,
매일같이 폭염이 지속되는 올 여름에 한 번 쯤 걸어볼 만한 길이다.
누가 이런 아름드리 나무를 베어놓았을까?
자세히 살펴보니 지난해 태풍때 바람에 쓰러져 고사한 나무들을 정리하면서
올 가을에 수악교 둘레길을 개장하기 위하여 정비하고 있었다.
제주도에서는
한라산 해발 600~800m 일대의 일제시대 병참로를 재정비해
명품 숲길로 조성하는 ‘한라산둘레 트레킹길 조성’ 사업을 실시하고 있었다.
수악교 둘레길은 아직 개장하지 않았지만
이미 산악인들 사이에는 널리 알려져 있는길이다.
5.16도로 수악교에 파킹을하고 왕벚꽃나무 자생지 입구로 들어가면
신례천을 따라 올라가는 일본군 병참로가 몇 개의 계곡을 넘어 돈내코 탐방로까지 이어진다.
총 6km에 달하는 이 숲길은 천천히 왕복하여도 4시간 정도 소요되므로 부담없이 걸을 수 있다.
한라산둘레 트레킹길 조성사업은
지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7개년 계획으로 추진하는 사업으로써
전액 산림청 국비를 투자(30억 원)해 추진하고 있다.
올해 추진하는 한라산둘레 트레킹길 조성사업은
서귀포시 돈내코 상류에서 사려니오름 구간의 15km를 1.5m폭으로 정비하고
안내표시판 설치 등 주변의 자연지형을 최대한 활용하여 환경친화적인 명품숲길로 조성중이었다.
한라산 둘레길은 서귀포시 무오법정사에서 돈내코까지 14km,
서귀포시 거린사슴에서 돌오름까지 5km 등 총 19km를 조성한바 있으며,
올해까지 조성하게 되면 돈내코~5.16도로 수악교 구간 6km,
수악교~사려니오름 구간 9km 등 교래 비자림로까지 총 49km를 개통하게 된다.
원래 이 길은 일본군 병참로로 조성된 길이다.
일제강점기 일본제국주의 침략군들은 대동아전쟁에 패색이 짙어짐에 따라
1944년경 일본섬과 한반도의 옥쇄를 결의하고 제주도 전역에 땅굴을 파기 시작했으며,
한라산 해발 800m 상당에 고사포부대를 배치 주민들을 강제 노역에 동원하면서 병참로를 만들었다.
그 섬나라 일제의 침략군들에 의해
한라산이 훼손되고 아름다운 제주의 오름마다 땅굴로 몸살을 했으며
송악산처럼 해안절경지 절벽에까지 구멍을 파내는 만행을 저질렀다.
둘레길을 걷다보면 마차가 한 대 지나 다닐만한 돌로 만든 길이 있으며,
숲속에 돌무더기들이 쌓여 있는 일본군 고사포 진지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있다.
예부터 내려오는 역사를 생각해 보면,
해적들이 자손인 일본족은 주변에 피해만 주는 민족인것 같다.
여기가 수악교 둘레길에서 만나는 가장 아름다운 명소이다.
단풍나무로 울창하게 우거진 작은 계곡,
초록빛 이끼가 빛나는 평평한 돌,
졸졸이 고여 흐르는 깨끗한 물....
잠시 땀을 식히고 간식을 즐기며 쉬어가기엔 안성맞춤이다.
여름에는 팥빙수가 최고다.
이렇게 둘레길을 걷고 내려오다가 만나는 팥빙수는 더위와 피로를 씻어준다.
이름도 어려운 '파스쿠치 빙수'에 '에스프레소' 한잔!
가끔씩 이런 여유를 즐기며 아름답게 살아가는 인생이고 싶다.
수악교 둘레길은 한라산의 전형적인 숲길이다.
하늘을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우거진 숲속을 가볍게 걸으면서
우리는 아름다운 자연을 만난다.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여러 종류의 나무들과 이름모를 버섯,
울퉁불퉁 바위와 소낙비에 젖은 곰취나물,
그리고 14년동안 애벌레로 기다리다가 2주일을 살아가는 매미들이 노래와
거미줄에 걸려 거미의 밥아 되어버린 벌레들....
이 모든 것들은 하느님이 창조물이며,
자연과 함께 살아가도록 보존하고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 주어야할 보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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