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낙타 메르스가 제주도를 폭격했다.
그 여파로 관광객들이 가버린지 한 달째이지만,
우리 폴에이리조트 325호실에는 반가운 손님이 둥지를 틀었다.
강남의 제비가 베란다에 집을 짓고 귀여운 새끼 4마리를 낳은 것이다.
예전 제주의 초가집 처마에는 제비들의 나라였다.
흥부전으로 인기를 얻은 제비들은
초가집 처마에 집을 짓고 새끼를 낳으면서 우리들과 함께 살았으며,
겨울이 되면 날아 갔다가 다음 해 다시 찾아와 그 둥지를 그대로 쓰곤 하였다.
그러던 제비들이 언제부터인가 천덕꾸러기로 변해 갔다.
1980년대 관광과 감귤산업으로 호황을 맞은 제주는
전통적인 초가를 찾아 볼 수가 없게 되었고
전원주택 같은 스라브 지붕에 제비집을 지을 공간이 없어져 버린 것이다.
아무리 기다려도 박씨를 물고 오지 않아 제비의 인기가 없어졌는지
이제는 농가에서도 주택에 제비집을 못 짓게 한다.
그런데 우리 폴에이리조트 325호실에는 베란다 제비집을 짓도록 허락하였다.
사실 새끼를 낳으면 너무 지저분하며 위생적으로도 불결한 것이 사실이기에
이 객실을 판매하지 못하여도 제비를 키우기로 한 것이었다.
귀여운 제비 새끼들의 사연을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고객들이 제비집이 있는 325호실에 투숙할 수 있는지 문의가 여럿 있었다.
대도시에 거주하는 어린이들에게 제비들을 보여 주고 싶다는 것이다.
그냥 생각해 보았다.
중국에서는 제비집을 최고급 요리로 둔갑 시키는 상술을 발휘 했는데
우리 리조트에서는 제비집을 관광상품화하면 어떨까?
제비새끼들이 "지지배배" 노래하는 바다가 보이는 객실에서
아이들과 제비도 보고 관광도 한다면 장마철 비수기에 특별한 상품이 되지 않을까?
폴에이리조트 남쪽 3층 객실 베란다에 제비들이 집을 짓도록 만들고
"제비와 함께 밤을" 보내는 관광일정을 판매한다면 일단은 홍보효과는 있을 것 같다.
만약 이렇게 제비를 이용한 제주관광 상품이 대박이 난다면,
제비가 박씨를 물어다 준다는 말이 맞을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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