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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길 여행길

자비의 해,'자비의 문'을 열다.

by 나그네 길 2015. 12. 14.

바티칸 교황청 성베드로 대성당에는 50년에 마다 열리는 문이 있다.   

 

이 문은 평소에는 봉인이 되어 있다가,

50년 주기로 찾아오는 희년(禧年)에만 열리는 '속죄의 문'을 말한다.

 

일정한 순례를 마친 신자들이 속죄의 문을 통과하게 되면

죄를 사하여 주는 전대사의 은총을 받게된다.

 

 

올 해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자비의 특별희년'(2015.12.8 ~ 2016.11.20)을 선포하고,

세계의 모든 주교좌 성당과 함께 지역의 특정한 성당에 '자비의 문'을 만들고

1년 동안 개방하여 순례자들에게 전대사를 주도록 은사를 주었다.   

 

그래서 115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서귀포성당이 순례지 성당으로 지정되었으며,

이 번 주일에 '자비의 해' 선포와 함께 '자비의 문'을 열게 되었다.

 

 

고대 유다인들은 7일에 하루를 안식일로 정하고 쉬었다.

 

이 안식일에 주인이 쉬게 되면 가족과 종들도 쉬었고,

집짐승과 함께 식물들까지도 자연스레 쉬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7년마다 안식년을 정하였고

안식년이 일곱 번 지난 50년마다 돌아오는 해를 희년이라 고 부르게 되었으며

이 해가 되면 각자 자기 고향으로 돌아가고 땅을 쉬게 하였다.

 

 

서귀포성당의 자비의 문은

제주의 고유한 특성을 살리면서 예수님의 자비를 표현하는 작품으로 만들었다.

 

삼다(돌,바람,여자)와 삼무(도둑,거지,대문)를 상징하는 '돌담'과 '정낭'을 만들고

십자가의 길 제8처 예루살렘 부인들을 위로하시는 자비의 예수님을 표현하였다.

  

 

제주에서는

초가집 올래에 정낭 3개가 걸쳐 있으면 주인이 멀리 마실갔다는 표시,

정낭 2개는 가까운 곳에 있다는 신호며, 정낭 1개는 금방 돌아 온다고 알려 준다.

 

이렇게 정낭 3개를 들어내면 성당으로 들어와도 좋다는 표시이므로

언제나 열려 있는 자비의 문이 되는 것이다.

 

 

자비의 희년을 맞아

순례지 성당의 '자비의 문'을 여는 예식을 가졌다.

 

이 예식은 보편 교회와 일치하여 희년의 장엄한 개막을 알리는 것이며,

우리가 한 해 동안 깊이 체험하게 될 은총과 화해의 서막이 된다.

 

이 예식은 서귀포성당 현요안 신부의 주례로 남부지구 차원의 사제단이 공동집전하였다.

 

 

예식은 제주교구 남부지구 차원의 행사로 진행되었고

남부지구 7개 성당 총회장단이 대표로 전례에 참석하였다.

 

 

주례사제는

우리에게 자비와 용서의 시간을 주시고 교회가 나날이 자유와 평화를 누리며

구원의 성사로서 모든 이에게 빛을 비추어 주시도록 간구하는 기도를 바치게 된다.

 

다음에 신자 대표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자비의 특별희년 회칙"을 선포 한다. 

 

 

그리고 순례의 행진을 시작한다.

 

향과 십자가와 초를 든 복사를 시작으로

신자대표가 성경을 높이들고 가며 뒤이어 사제단과 남부지구 회장단,

그리고 성가대와 신자순으로 행렬을 하면서 자비의 문으로 나아간다.

 

 

자비의 문에서 먼저 신자대표들이 문을 여는 예식이 있는데,

7개 성당 총회장들은 정낭을 한 개씩 들어내어 신자들에게 높이 들어 보여주며 문을 연다.

 

 

문이 다 열리면 먼저 주례사제가

성경을 들고 '자비의 문'으로 들어가고,

사제와 회장단 그리고 복사와 신자들 순으로 자비의 문을 지나게 된다. 

 

 

이 자비의 해에 전대사를 받으려면 약간의 준비가 필요하다

 

먼저 하논순례길을 순례하고 난 후 자비의 문을 통과해야 한다.

그리고 일주일 내에 고백성사를 보고 미사참례와 교황님 지향기도를 바치면

전대사를 받게 되는 것이다.

 

물론 순례 중이나 자비의 문 앞에서 지정된 기도문을 바치고 실천해야 한다.

 

 

자비의 문을 여는 예식이 끝나면

장업한 미사가 집전 되면서 모든 예식의 정점을 이루게 된다.

 

이 자비의 문은 앞으로 1년 동안은 이렇게 활짝 열려 있어

언제나 순례자들을 환영할  것이다.

 

그러나 자비의 특별희년이 끝나면

다시 정낭을 걸쳐 놓아 출입을 금지하고,

 

다음 50년 대에 찾아오는 희년에는 다시 문을 열게 될 것이다.

 

 

'자비의 해'를 맞으면서,

 

다른 사람보다 내가 먼저 사랑하게 하소서.

가까운 사람들만이 아닌 모든 이들을 사랑하게 하소서.

그리고 십자가에서 죽을 때까지 사랑하신 것처럼 끝까지 사랑하게 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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