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제주의 자연

사라오름 설경(雪景)

by 나그네 길 2017. 2. 13.

제주에서 2월 중순에 설경을 만나기가 쉽지않다.


특히, 올 해 서귀포지역에는 눈 한번 내리지 않고 지나가는가 했더니

연3일 동안 폭설이 내리면서 한라산이 눈으로 덮혔다.



한라산의 설경은 사라오름이 당연 최고이다.

물론 백록담도 있지만 사라오름처럼 분화구 설경을 직접 보고 만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휴일은 맞아 성판악은 차로 가득차 등반로까지 한참을 걸어야 한다.


모처럼 내린 눈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하루종일 붐비기 때문에

승용차보다는 20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5.16도로 버스를 이용하는 편이 좋다.



한라산 성판악 코스는 눈길을 오르기가 더 좋다.


평상시에는 돌계산이 쉬지않고 이어져 발이 아프지만

눈길은 아이젠과 스틱만 있으면 미끄럽지 않고 오히려 푹신거리는 느낌도 든다.

   


지난 3일간 폭설이 내리고 난 후 일요일!

겨울 하늘은 맑고 바람조차 없는 산행으로 최고의 날씨였다.

 


등반객들로 발길로 50cm 정도 눈길 등반로가 생겼다.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서로 교차하기에는 약간 불편한 정도,



사라오름을 오르는 계단에는 온 천지가 눈 눈 눈,

환상적인 동화의 나라 설국을 이룬다.



밤이 되어도 빛날것만 같은 하얀 보석 길


은 


갑자기 탁 트인 사라오름 분화구가 눈 앞에 나타나면 모두가 환성을 지른다.

분화구는 꽁꽁 얼었고 둘러쌓인 나무가지 마다 아름다운 눈꽃으로 가득하다.



제주에서 이런 설경에 취할 수 있는 곳은 오로지 사라오름뿐이다.



온통 얼음꽃으로 둘러쌓인 얼분화구 얼음위에 앉아

오손도손 따뜻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은 거이 없을 것이다.

(몇 년전에는 분화구에 출입을 금지했었다.)



사라오름의 특징중에는 혼자 오르는 사람이 많다는 것도 있다.

성판악에서 왕복 8km(4시간) 거리이며 등반객들이 많아 절대 안전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풍요로운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가끔씩 포기하는 것도 있어야 한다. 


지난 2년여 동안 일요일 낮에 밀려 있었던 일정들을 변경해 버리면서

오늘 나는 아름다운 사라오름의 설경에 취해 볼 수 있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