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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자연

서건도(썩은섬) 모세의 기적

by 나그네 길 2017. 3. 13.

제주에도 한달에 10여차례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섬이 있는데,

서귀포 강정 바다에 있는 '썩은섬'을 말한다.  



'썩은섬'의 공식 명칭은 '서건도(鋤建島)이다.


오래 전부터 불려오던 '썩은섬'이

'밭에 김을 멜때 쓰는 호미 서(鋤)'라는 한자명으로 바뀌게 된 연유는 잘 모르겠지만

제주에는 섬과 오름에 이런 한자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많다.

 


널리 알려진 명칭 중에 '성판악'은 '성널오름'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으로 불렸었고,


서귀포에 있는 '새섬'은 초가집을 이는 '띠(새)'가 많아서 '새섬'이라고 했는데,

누군가가 한자로 '새'자를 써서 조도(鳥島)로 바꾸어 버리는 등

참으로 엉뚱한 한자식 명칭들이 널려 있다.


<그래도 강정마을회에서 만든 안내판에는 '썩은섬'아라고 표시했다.>


썩은 섬의 유래는 

고래가 물 빠진 구덩이를 빠져나가지 못하고 죽어 썩어서 썩은섬이라 했다는 말도 있는데,

제주인들에게 '썩은' 이라는 단어는 '땅이 너무 척박하다'는 뜻으로 많이 쓰인다.


현재 신서귀포  일대가 오래전 부터 '썩은 빌레'로 불려 왔던 것과 같은 이치이다.



'썩은섬'은 사리때가 되면 더 많이 바다가 갈라진다.


바닷물이 빠지면 구두를 싣고서도 걸어서 들어갈 수 있지만,

썩은섬이라는 명칭처럼  자갈 바위뿐으로 해산물은 거이 보이지 않는다.

 


저 멀리 보이는 방파제가 강정해군기지이며

제주올레 7코스가 이런 해안 자갈길을 걸어 가는 길이다.




제주에서 이렇게 썰물과 밀물의 차이를 확연하게 드러나는 것은

이 서건도에서 확실하게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

 


썩은섬으로 들어가면서 오래 전에 만들었을 '원담'을 볼 수 있다.


제주의 어촌마을에는 대부분 원담이 있는데,

돌을 길게 담을 쌓아 물고기를 잡았던 시설을 말한다.

 

원담에서는 밀물때 들어왔다가 썰물때 나가지 못한 물고기를 손으로 잡을 수 있다.



썩은섬의 면적은 13,367㎡이며, 육지와의 거리는 300m인데, 

 고고유물까지 발굴된 적이 있어 테마관광지로 점점 인기를 얻고 있다.




섬은 크기가 작아 20여분이면 다 둘러 볼 수 있는데

섬에서 바라보는 풍광들이 아름다워 사진으로 담아두기에 참 좋다.



바다의 둥근 자갈들을 넘어

월드컵경기장과 고근산 그리고 한라산으로 이어지는 원근이 환상적이다.



서귀포 앞바다에는 범섬과 문섬 그리고 섭섭까지 3개의 섬이 있는데

이 섬 3개를 한 번에 담아볼 수 있으니 사진작가들이 좋아할 것 같기도 하다. 



썩은섬에서 만난 옛친구 '돌돌이'

그런데 석순이는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



썩은섬 주변의 카페에서 달달함을 맛보는것도 좋다.

 


이제 썩은섬 주변에도 숙박시설과 캠핑카, 비닐하우스들이 즐비하여 예전과 같지 않다. 



아래 사진은 향토문화대전에 있는 사진을 빌어 왔다.

아마도 20여년도 더 지난 사진인것 같은데 얼마나 더 아름다운가?.



최근 제주에 부동산 광풍이 불어 5년여 사이에 3배 이상 올랐다.


그럼 제주의 농민들은 땅 값이 올랐으니 모두 부자가 되었는가?

아니다, 예나 지금이나 힘들여 감귤과수원 농사를 짓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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