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서울 사는 아들네가 이사를 했는데 이제야 겨우 다녀왔다.
코로나 감염에 대한 우려 때문에 항공기 이용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주에도 코로나 감염자가 20명 발생하였는데 대부분 항공기를 이용한 사람들이었으며,
그 동일한 항공기를 이용했던 승객들은 모두 격리되었다.
우리 부부는 지난 주말을 이용하여 아들네 집을 가기로 하고 항공기를 예약했었는데,
여기 저기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아 결국 엄마의 항공기 예약을 취소하고 혼자서 방문할 수 밖에 없었다.
혹시, 확진자와 동일 항공기를 이용했을 경우, 부부 둘 다 격리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아내는 아직도 현직 간호사로 취업 중이므로 여러모로 내가 움직이는 것이 편리하였다.
이렇게 우리는 코로나로 항공기 탑승이 두려운 세상이 되었음을 경험하게 되었다.
COVID-19 팬데믹에 따른 여행객이 급속한 감소로 항공사들이 운영이 매우 어려워진것은 사실이었으며,
동일항공사 동일시간에도 다양한 요금으로 탑승권을 판매하고 있어 저렴한 항공권을 이용할 수 있음은 다행이었다.
제주공항에서 이렇게 한가하게 탑승수속을 받아본 적이 없었던것 같다.
항공권 셀프 체크인과 수화물 위탁 그리고 보안검색 등 모든 절차에서 기다림없이 프리패스되는게 신기할 지경이었다.
출발 대합실에도 전원 마스크를 썼다.
그리고 서로를 위하여 듬성 듬성 떨어져 앉아 있는 모습들이 한가하게 보인다.
탑승할때 자동 발열체크를 실시하고 고열환자인 경우에는 탑승을 제한하고 있었다.
그러나 외국에 체류하다 들어온 확진자들인 경우 먼저 해열제를 먹고 탑승하였기에 발열체크를 피할 수 있었으며,
제주에 도착한 후에 신고해 확진처분을 받았으므로 동일 항공기에 동승했던 승객들만 격리되는 피해를 받았다.
항공기 승객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수 없다.
특히, 이코노미 좌석들은 구조적으로 다닥다닥 붙어 있어 거리두기를 할 수가 없으므로 어쩔 수 없이 함께 앉아야만 하는데, 모두 마스크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바이러스 감염은 운명에 맞기는 수 밖에 없는 좌석 배치이다.
그리고 코로나로 달라진 것은 대형항공사의 국내선 여객기에도 음료서비스가 없어졌다.
그래서 코로나 때문에 국내선 항공기에서 비즈니스석을 이용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사실 1시간도 안되는 탑승시간 때문에 국내선에 비지니스석 이용은 많지 않았었지만, 세네배 비싼 항공요금에도 불구 비즈니스석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그만큼 항공기가 감염으로부터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김포공항 역시 예전과는 달리 무언가 한가한 느낌이었다.
코로나 이후 항공산업에도 커다란 변화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입국장에는 보건안전 요원들이 자동 발열 감지 카메라로 일일이 체크하고 있는데, 내가 기억하기로는 발열 자동감지 카메라에서 확진자를 발견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
김포공항의 넓은 수화물 처리장에서 가동되고 있는 곳은 겨우 우리가 타고 온 아시아나 항공사 한 곳뿐,
공항청사를 오가는 차량도 노선이 줄었는지 얼마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한산했다.
제주는 섬이다.
그래서 연륙 교통수단으로 대부분 항공기를 탑승할 수밖에 없기에 제주 사람들은 평소에도 자주 항공기를 이용하게 된다. 1970년대 초 프로펠러 여객기 내에서 흡연을 할 수도 있었던 시절부터 항공기를 이용했었는데, 비행기를 타는데 요즘처럼 불안한 느낌을 가져 본 적은 없었다.
이제 COVID-19은 항공기 탑승을 두렵게 만들었다.
그래서 우리 제주를 찾는 관광객도 연간 1,500만 명에서 거의 1/5수준으로 줄었으며, 그동안 양적 팽창에만 주력하던 제주의 관광산업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하여 제주의 자연 생태는 모처럼 휴식기를 맞으면서 코로나 이후의 새로운 환경에 대비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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