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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제주에서만 주는 '현충수당'

by 나그네 길 2020. 7. 20.

지난 4월에 제주도 보훈청에서 아내에게 공문이 한 장 배달되어 왔다.

국가유공자 자녀에게 현충수당을 지급하겠으니 은행계좌를 신고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선망하신 장인은 군인으로 6.25전쟁에 참전하였다가 부상을 입은 국가유공자(전상군인)였으며,

아내는 몇 년전부터 선순위 유족이 되어 제주보훈청에 유가족으로 등록되었다.

     

그동안 국가유공자의 선순위 유족이라고 해도 다른 자녀들과 다른 특별한 혜택을 없었는데,

제주보훈청에서 전국에서 유일하게 제주도 보훈예우수당 지원 조례」를 제정하여 올 해 처음으로 선순위 유족에게

연1회 현충일에 10만원 지급하겠다는 것 - 비록 적은 돈이지만 유가족들에게는 마음의 위로가 되었을것이다.   

 

우리는 현충수당을 받은 날, 처제 내외와 식사를 하면서 제주보훈청의 국가유공자를 위한 예우에 감사를 표했다. 

 

 

 

그런데 최근국가유공자의 유족에게는 현충수당을 반납하고 싶을 정도로 모욕과` 돌이킬 수 없는 마음에 상처를 받았다.

 

공중파 TV MBN 뉴스와이드에 패널로 나온 어느 여자가 " 625 전쟁에서 우리 민족인 북한을 향해 총을 쏘아서 이긴 그 공로가 인정된다고 해서 현충원에 묻히냐”며 어느 6.25 참전 유공자의 현충원 안장을 비판하는 내용을 방영하었다.  

 

이 여자의 말에 의하면 6.25 전쟁에 참전한 호국영령들은 모두 우리민족 북한에게 총을 쏜 살인자라는 말과 같다.

이 여자의 주장대로 라면 6.25전쟁 호국영령들은 현충원에 묻힐 자격이 없으니 '파묘'하여야 한다는 말인가?

 

최근 우리나라는 역사 인믈들에 대한 평가의 혼란기를 맞고 있다.

 

6.25전쟁 당시 북한으로 월북하여 북조선 노동상으로 우리 민족 남한국민들에게 총을 쏜 김원봉에 대하여는

옛날에 항일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영웅으로 추대를 받고 있는데 반하여

 

한국군 백선엽 장군에 대하여는 6.25전쟁에서 나라를 위해 싸운 공적이 있음에도 일제 시대 만주군관학교 출신이라는 친일파로 매도 당하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받아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서 이런 여자가 TV방송에서 떳떳하게 6.25 참전자를 비난할 수 있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미국에서 가장 추앙을 받고 있는 링컨 대통령은 아메리카 연합끼리 서로를 향하여 총을 쏘았던 남북전쟁의 격전지 게티즈버그’ 묘지에서 연설을 하였다.

 

우리는 이 땅을 헌납할 수도, 거룩하게 할 수도, 신성하게 만들 수도 없습니다. 이곳에서 싸운 용감한 전사자들과 생존자들이 이미 이곳을 신성한 땅으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연설문에서 링컨은 남북 누구의 잘잘못을 거론하기보다 남북전쟁 당시 전사자들을 고귀하게 받들어 추모하고 있다.

 

최근 새로운 법이 제정되어 1894년에 일어났던 '동학농민운동' 유족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무려 130여년이 지난 동학운동이 항일운동이었으므로 보상을 해 주어야 한다는데 뭐라고 평가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다면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당시 희생자 유족들도 찾아 보상을 지급해야하고, 고려말 몽골군에 대항하여 제주도에서 최후를 마쳤던 삼별초군과 그 당시 제주도 피해자 유족들도 당연히 보상을 해달라고 요구해야하지 않을까?

   

나의 장인은 6.25전쟁 전상군인이지만 아직 현충원에 묻히지 못하였다.

 

제주지역은 각 읍,면별로 충혼묘지가 산재 되어 있고 현충일 추념행사도 시와 읍,면별로 동시에 실시하고 있을 정도이다.

그래서 제주도에서는 2021년 완공을 목표로 현충원을 조성하고 있으며 아직 현충원 안장신청을 받지 않고 있기도 하다

 

<정년퇴임하는 2014년, 서귀포시 현충일 추모식 기념사진을 찾았다.>

2021년 하반기에 제주도에서 현충원이 완공되면 선망하신 장인어른을 국가유공자로 안장 신청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그때도 6.25 전쟁 전상자의 영령들에 대하여 같은 민족 북한에 총을 쏜살인자로 취급을 하면서 현충원에 안장을 거부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해병대 복무 중 서해 교동도에서 우리 민족 북한에게 총부리를 겨누었다고 비난받을지도 모르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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