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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손녀 서현이는 마스크 세대

by 나그네 길 2020. 7. 15.

두 돌 반, 내 손녀 서현이는 외출할때 마스크를 쓴다.

숨쉬기도 갑갑할듯 하지만 집에서 나갈 때면, "마쯔꾸 주세요"하며 스스로 찾아 쓴다.

 

7월의 둘째 주말, 경기 지역 어느 놀이 가든에는 마스크를 쓴 아이들로 붐비고 있었는데,

어느새 착하고 예쁜 우리 아이들이 불편한 마스크를 쓰고 놀아야 하는 세대로 바뀌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내 삶에도 영향을 주어 손녀가 보고 싶어도 갈 수 없게 만들었다.

 

항공기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혹시나 하는 우려 때문에 참아야만 했는데,

이렇게 가장 작은 미물인 바이러스가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부하는 인간을 지배하려고 한다.

 

그 동안 아들네가 이사를 간다고 해도 코로나 감염 우려로 찾아볼 수 없었는데,

이렇게 6개월 만에 어렵게 만난 손녀와 할아버지는 마스크를 쓰고 대면해야 했다.

 

중세 시대 페스트도 아닌데 어째서 우리가 이렇게 바이러스에 취약해졌는지 그 이유도 많다.

 

아이들은 이런 가운데에도 놀이터의 분수대 물에 장난을 치고 뜀뛰기를 하며 즐거워하고

이렇게 마스크를 쓰고 놀 수 있는 아이들은 마스크 신세대의 특징이기도 하다.

 

아들네가 이사 간 아파트는 아이들을 위한 자연환경을 우선 고려했던 것 같았다.

나무들이 울창한 공원 주변에 위치한 아파트의 16층에서 바라보는 뷰는 일품으로 푸르름이 가득했다.

아마도 이 정도의 환경에서는 바이러스들도 그리 날뛰지 못하리라.

 

이 집에서 할아버지가 할 일은

새집 축복 예식”으로 성수를 뿌리면서 이 집에 평화를 빌어 주는 기도로 축복해 주었을 뿐이다.

 

어쩌다 바이러스와 미세먼지로 마스크를 쓰고 살아가야 할 우리 손녀에게도 좋은 일은 있다.

 

모두가 손 씻기와 기침 예절 등 위생 관념이 높아지면서 바이러스성 감기 환자가 급격히 줄어들었다고 하니,

이제 우리는 치료보다 예방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두 돌 반 손녀에게 무엇을 더 기대할 것인가?

이렇게 예쁘게 태어나고 건강하게 자라 주는 것, 이것이 그대로 우리의 축복인 것을!

 

엄마, 아빠와 가족 모두의 사랑을 먹으며 자라고 있는 손녀 서현이를 보았으니,

이것이 바로 행복인것을!

평소에 이상하게도 나는 우리 아이들보다도 손녀 서현이가 더 보고 싶어진다.

그리고 가끔식 만나는 할아버지를 알아보고 귀염을 부리는 손녀를 보면 같은 핏줄이라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다.

 

손녀 서현이와의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김포공항에서 헤어질 때, “할아부지하고 같이 가고 싶어요라고 울먹이는 손녀를 두고 돌아설 때는 비로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뜻을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이제 추석에 제주공항에서 다시 만날 때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손녀 서현이를 안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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