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트롯 양지은

나는 대중가요 '트롯'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7080세대인 우리는 소위 통기타 포크송 시대로 서정적이며 반항적인 대중가요와 함께 놀았다.

그래서 노래방에서도 가장 분위기 살리기 쉬운 '뽕짝'을 잘 부르지 못해 내 노래는 잠시 쉬는 시간이 되어버린다.  

 

최근 전국을 트롯 열풍으로 선도하고 있는 TV조선의 미스미스터 트롯도 경이로운 35%대의 시청율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시청하지 않았으며, 겨우 송가인과 임영웅이라는 트롯 가수가 탄생하였구나 생각하는 정도였다  .

 

이러한 나에게 TV조선에서 대 이변을 일으키며 극적으로 진으로 등극하게된 신데렐라 양지은이 등장으로

미스트롯2 최종 결승을 본방 사수하게 만들었고, 문자투표까지 참여하게된 것은 내 삶에서도 이변이라고 말할 수 있다.

 

미스트롯2 최종 결승을 앞둔 어느날 잘 아는 지인으로 부터 긴 문자를 받았다.

 

“제주댁 양지은(아녜스 31세)은 제주 한림읍 출신으로 두 아이 엄마이며 무형문화제 판소리 흥보가 이수자이고 아버지에게 신장을 기증한 보기 드문 효녀로 최종 공연 우승에 중요한 실시간 문자 투표에 참여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유트브에서 양지은을 검색하여 준결승 “사모곡”을 듣기 시작하면서 가수 양지은의 신선한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다. 그후 그녀의 노래를 찾아 들으면서 난생 처음 연예인 팬카페에도 가입하는 노땅 아재팬으로 변신하였다.

 

양지은, 그녀는 예선에서 최선을 다했으나 아쉽게도 탈락하였는데, 본선 진출자의 자진 하차로 기사회생하게된다.

그녀는 자신에게 다가온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를 잡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였고, 무대에서 주먹을 꼬옥 쥐고 최선을 다해 사모곡을 부르는 그녀의 공연 무대는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려주기에 충분했다. 

 

더구나 겨우 20시간만에 부르는 곡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소화해 열창할수 있는 그녀의 탄탄한 음악 실력은 본선 진출자 어느 누구보다도 더 좋은 완벽한 무대로 나타났다.

 

www.youtube.com/watch?v=02UB1EXfINQ(TV 조선)

그녀는 노래 가사를 손에 적어 간주 시간에 훔쳐보기도 하였고, 공연 중에도 끊임없이 기도하고 스스로 다짐하는 양지은의 공연 장면에서 우리는 큰 감동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또한 그녀의 분위기와 가장 어울리는 ‘사모곡’이 누구의 선택도 받지 못하고 양지은의 곡으로 남아있었다는 사실도 행운을 가져오는데 한 몫했다.

 

여기에서 우리는 신데렐라 이야기를 떠올린다.

그러나 양지은은 그냥 단순한 동화 속의 신데렐라가 아니라 자기 스스로 노력하며 기적을 이루어낸 최고의 스타였다.

 

양지은은 처음 출연곡 '아버지와 딸'에서 효녀의 모습을 깊이 심어주기 시작하여 '범 내려온다'에서 화면을 뚫고 나오는 그녀의 국악 창법 목소리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상큼한 매력을 발산 시켰던 '빙빙빙'에서 그녀는 드디어 우승을 넘보는 실력자로 등장하게 된다. 그리고 '사모곡'에 이은 결선 1차전의 '그 강을 건너지마오'는 새로운 스타탄생을 예고하는 그녀에게 가장 알맞는 멋진 곡이었다. 마지막으로 동료들을 생각하면서 부른다는 '붓'으로 모두의 마음을 위로해 주면서 왕관을 쓰게되는 양지은의 신데렐라 이야기는 해피 엔딩을 맞는다. 

 

양지은은 TV조선이 아니라 국민이 만들어낸 스타였다.

사실 방송에서는 두 아이의 엄마인 양지은이 미스 트롯 진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을 것이다. 방송의 대표 상품인 미스트롯 경연에 유부녀를 진으로 입상 시키는 것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 당연하다.

 

그래서일까 천상의 목소리 양지은을 탈락시켰다가 다시 불러들였으나 우승의 키를 쥐고 있는 마스터들은 그녀에게 최고 점수를 주지 않았다. 국민들은 시청자의 눈높이에 반하는 차별적인 심사 점수에 반발하면서 실시간 문자 투표에 참여하여 무려 80여만 표를 양지은에게 몰아주어 이변의 반전 드라마를 만들어내었다.

 

어느 평론가의 지적처럼 이번 미스트롯2 '진' 양지은에 대한 스토리는 어느 누구도 쓸 수 없는 완벽한 신데렐라 드라마였다. 그는 시청자들이 양지은을 선택한 이유로 우선 그녀의 맑은 음색의 탄탄한 실력과 함께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는 아름다운 스토리텔링 표현력이라고 했다. 결국 시청자는 TV에서 만들어지는 가수가 아닌 국민과 함께 하는 스타를 원했다.

 

그녀는 출연자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아름답고 깔끔한 외모를 가졌음에도 언제나 조신한 몸가짐을 보였다.

누구에게나 호감을 주는 비주얼임에도 겸손한 모습으로 다가왔고,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노래들을 선곡하는 행운이 이어졌다. 또한 양지은이 부모를 생각하는 효녀의 이미지와 함께 출연자들에게 동료애를 보여주는 선한 영향력은 국민들이 공감을 얻었다.

 

미스트롯2 진 양지은은 나에게 새롭게 트롯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만들어 주었고, 난생 처음 연예인 팬 카페을 알도록 해 주었으며, 처음으로 실시간 시청자 문자 투표에 참여하는 경험을 가져다 준 신데렐라로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제주댁 효녀 가수 양지은에게 많은 국민이 사랑을 받는 최고의 트롯 가수가 되기를 기원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