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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자연

한라산 최고령 왕벚나무를 찾아서

by 나그네 길 2022. 5. 27.

2016년 산림청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에서 한라산에 자생하고 있는 최고령 왕벚나무를 발견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제주시 봉개동 개오름 남동쪽에서 자생하고 있는 왕벚나무의 목편을 추출 분석한바 수령이 무려 270년으로 추정되었으며, 높이 15.5, 밑동 둘레 4.49 지금까지 알려진 왕벚나무 중 최대 크기"라는 내용이었다.

 

그동안 자생지를 찾지 못해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던 최고령 왕벚나무를 우연한 기회에 만날 수 있었다.

서귀포에서 매년 개최되어 왔던 봄맞이 축제의 프로그램으로 왕벚나무 주권 찾기 포럼과 함께 왕벚나무 자생지 생태 문화 탐방이 있어 함께하였다.

 

사실 왕벚나무 자생지는 매년마다 탐방하고 있었기에 새삼스럽지도 않았다.

올해도 지난 4월에 틀낭학교 과외 행사로 왕벚나무 자생지 4개소를 전부 돌아보기도 했는데, 아직까지 최고령 자생지를 찾아보지 못하여 무언가 모자란 느낌이 들었었다.

 

한라산 왕벚나무 자생지 4개소 중에서 신례리(제156호)와 봉개동(제159호)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오등동 왕벚나무는 향토문화유산 3호, 관음사 자생지는 제주도기념물 51호로 보호받고 있다.

 

또한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에 의하면, 어승생악, 물장오리 등 173개소에서 자생하는 왕벚나무 235그루를 발견하였다고 발표한바 있는 등 한라산은 세계 유일한 왕벚나무 자생지로 알려져 있다.

 

벚나무의 종류는 자생종과 개량종을 포함하면 약 600여 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벚나무는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에서는 관상 목적의 개량이 많이 이뤄졌는데,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는 꽃보다는 체리 열매를 얻기 위한  식용 목적으로개량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제주도에도 왕벚나무, 산벚나무, 올벚나무, 잔털벚나무, 섬벚나무, 개벚나무 등 13종의 벚나무가 한라산 전체에 수천그루가 자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에서 왕벚나무는 제주도에서만 자생하고 있기에 주변국과 자생종에 대한 논쟁이 있어 왔다.

 

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장 김찬수 박사는 일본 내에서 왕벚나무 자생지와 관련해 오오시마 섬 자생설(마쓰무라) 잡종 기원설(윌슨) 이즈 반도 발생설(타케나카) 등이 있지만, 왕벚나무 자생지가 일본에서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에밀 타케 신부가 1908년 한라산 해발 600미터 지점에서 왕벚나무 자생지를 최초로 확인했고, 1912년 베를린 대학의 쾨네 박사가 이를 확인했으며 일본인 고이즈미나 나카이 등도 이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오늘 탐방하는 한라산 최고령 왕벚나무는 제주도 자생설을 확인하고 생물 주권 찾기 차원에서 기획되었다.

 

일본 오오시마섬에는 천년된 벚나무가 태풍에 넘어지면서도 다시 가지를 뻗으며 살아있다고 한다. 

하지만 일본에서 '소메이 요시노'라고 부르는 왕벚나무 자생지는 제주도에서만 발견되고 있으며, 현존하는 왕벚나무 중에서는 수령 270년 개오름 왕벚나무가 최고령이라고 할 수 있다. 

한라산 최고령 왕벚나무 자생지를 이렇게 직접 탐방하는 경우에는 특별한 행사가 있을때만 가능하다. 

그대로 방치하였을 겨우에는 훼손될 우려가 있으므로 국가적 차원에서 보호수 지정 등 보호할 필요가 있다.

 

오늘 우리가 만난 한라산 최고령 왕벚나무의 자태는 너무나 크고 당당하게 우뚝 서 있었다.

왕벚나무는 수령 270년이라는 나이를 잊어 버릴 정도로 단단한 가지를 무성하게 벌리고 초록색으로 수 만 잎을 피우며 마치 엘프 나라의 세계수를 떠 올리게 할 정도였다. 

 

내년 봄, 이 나무에서 화사하게 피어난 왕벚꽃이 어떤 풍광일지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기다리는 보람이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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