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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자연

제주 왕벚나무 자생지 개화 시기

by 나그네 길 2022. 5. 11.

봄의 전령사라고 불리는 벚꽃의 피는 시기는 해마다 다르다.

특히 한라산 중턱에 산재되어 있는 왕벚나무 자생지의 개화시기를 예측하기는 더욱 쉽지않다.

 

기상학계에서는 벚꽃의 개화시기를 예측하는데 "600도 법칙"이 있다고 한다.

'2월1일부터 매일 최고 기온을 합하여 600도가 넘으면 벚꽃이 핀다'는 벚꽃의 개화 시기를 예측하는 이론이다.

결국 벚꽃의 개화 시기는 기온과 가장 밀접하다는 말이다.

 

봉개동 왕벚나무 자생지(2022.4.3)

제주에는 왕벚나무 자생지로 지정된 장소가 4개소 있다.

그 중에 신례리와 봉개동 자생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으며, 관음사와 오등동 자생지는 제주도(향토) 기념물이다.

 

이 왕벚나무 자생지는 비교적 기온이 낮은 한란산 중턱을 따라 남북으로 산재되어 있으므로  벚꽃이 피는 시기는 제주시와 서귀포 시내 보다는 대체로 늦다.

 

2022년 4월 10일 봉개동
2022년 4월 10일 신례리 자생지

에밀 타케 신부가 왕벚나무 자생지를 최초로 발견한 날은 1908년 4월 14일이었다.

타케 신부는 신례리 자생지에 활짝 피어 있는 왕벚꽃을 채집하였고 독일의 퀘네박사에 의해 인정받았다.

 

그후 100년이 지난 한반도 기온은 연평균 1.8도 상승하면서 제주도 해안지역은 아열대화되어 가고 있으며,

제주의 벚꽃 개화 시기가 20일 정도 앞당겨지면서 3월 하순에 벚꽃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2022. 4. 28일 봉개동
2022년 5월 1일 봉개동

나는 최근 몇 년 동안 벚꽃이 되는 시기애는 왕벚나무 자생지를 탐방해 왔다.

그런데 한라산 중턱에 있는 왕벚나무 자생지는 제주시나 서귀포시내 보다 10일 정도 늦게 피는 것이 보통이나 벚꽃 개화 시기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았다.

아마도 제주도 기온이 한라산을 기준으로 남북이 3~5도 정도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2022. 4. 10일 관음사 자생지

2018~19년은 4월초에 개화했는데 한라산 남쪽 신례리와 북쪽 봉개동자생지의 꽃 피는 시기가 5일 정도 차이가 났다.

2020년에는 4월 6일에 남북이 함께 개화했으며, 2021년에는 시내와 5일 정도 차이를 두고 3월 26일에 만발했었다.

그러나 올해 자생지 벚꽃은 최근들어 가장 늦은 4월 10일에 피었으며 이는 서귀포 시내 벚꽃보다 20일이나 늦었다.

    

2022. 4. 10일 오등동 자생지

지난 4월 3일, 에밀 타케를 사랑하는 몇 사람이 모여 왕벚나무 자생지를 돌아보았는데 벚꽃이 개화하지는 않았다.

올 봄 서귀포 시내는 3월 20일부터 벚꽃이 피었기에 활짝핀 왕벚꽃을 기대했었는지만, 일주일 후(4월 10일) 어느 부부가 보내온 자생지 왕벚나무 사진으로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봄을 알리는 왕벚꽃은 기온에 따라 개화 시기를 달리한다. 따라서 벚꽃이 만발하는 시기를 예측하기가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벚꽃축제 일자 결정이 가장 어려운 과제라고 말한다.  

 

최근 몇 년간 왕벚나무 자생지를 탐방하면서 느꼈던 것은, 확실히 제주도의 평균 기온은 상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봄철 기온에 따라 왕벚나무 개화 시기는 매년 들쭉날쭉하지만, 한라산은 점점 따뜻해지고 있으며 왕벚나무 개화시기도 점점 빨라져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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