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이 오래되어 낡았거나 또는 성당을 신설하는 경우에 성당을 신축하게 되는데
완공 때까지는 임시로 천막을 치거나 창고 등을 사용하여 미사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임시 건축물에 의한 성당을 신자들은 일반적으로 천막성당이라고 부른다.
성당을 짓는데 따른 건축경비는 대부분 신자들이 봉헌금으로 충당하게되며
따라서 오래된 신자들도 일생에 한번쯤 성당을 신축에 참여 할까말까 하는데
나는 무려 다섯번이나 성당을 옮겨 다니면서 3번이나 천막성당을 경험하였다.
사실 신축하고 있는 성당으로 교적을 옮길때면 봉헌금 등 부담도 있으나,
구역관할은 중시하는 가톨릭교회의 교회법에 의해 본당을 이전하였을 뿐이다.
이제와 생각해 보면
일반신자가 서귀포성당과 노형성당 그리고 연동성당까지 3개 성당을 신축하는데
참여할 수 있었다는 그 사실만 가지고도 은총을 받은 것 같아 흐믓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3개소의 천막성당 가운데에서
정확하게 말하면 서귀포성당과 노형성당은
교육관 건물이나 지하실을 성당으로 이용하였기에 천막성당은 아니였다.
그러나 2005년도 연동성당으로 교적을 이전하고 찾아가보니
비닐하우스로 임시 성당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는 진짜 천막성당이었다.
까만 차광막을 씌우고 비닐하우스 2개동을 연결 시킨 천막성당은 땅위에 지어져 있었다.
그러나 삐걱거리는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겉모습과는 달리 아름답다는 생각이 먼저들었다.
당시 연동성당 주임신부님이었던 현요안 신부님의 기발한 작품들..
둥근 스테로폴에 솔동을 이용하여 성체의 형상으로 만든 십자가,
커다란 자연석 바위를 이용하여 통나무를 깍아 만든 제대와 독서대,
통나무를 이용하여 만든 십자고상과 감실, 통나무 촛대와 통나무 의자,
그리고 제대 위에 둥근형태의 조명등까지 모든 소품들이 분위기를 잡고 있었다.
그리고 누구나 보면서 저절로 미소가 나오는 작품이 하나있었다.
성당제대 옆에 커다란 소나무가 3그루 있었는데
나무들을 베어내지 않고 그 위에 비닐하우스를 지었다.
소위 3위일체 소나무라고 불리웠던 나무에서
비가 새지 않게 하기 위하여 가지에 비닐을 둥굴게 씌워주는
나무 한그루까지 생명을 존중해 주는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참으로 자연그대로의 아름다운 천막성당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석 바위를 살린 제대에는 꽃꽃이가 아니라 자연그대로 꽃을 심어 놓았고
성당밖 소나무밭에는 자연석을 이용한 야외제대도 아름답게 만들어 놓았다.
이 천막성당에서 부활대축일 미사와 5월 성모의밤 미사에 참례하였던 관광객들은
차라리 성당을 신축하지 말고 이렇게 아름다운 천막성당을 보존하는 것이 좋겠다는 말까지 있었다.
연동성당은 2008년도에 준공되었으나,
여러가지 사유로 2010년에야 성전봉헌식을 가졌다.
성전봉헌식 때에는 주차장으로 변해버린 연동성당의 비닐하우스 천막성당은
이제 이렇게 사진으로 남아있어 추억을 더하고 있다.
2013. 4. 25일 저녁에 연동성당을 방문하였다가 폰카로 성모자상을 찍었다.
이 성모자상은 그 당시 천막성당 입구에 모셔져 있었던 한복을 입은 성모자상인데
청동으로 제작되어 청동 특유의 파르스름한 빛을 발하는 아름다운 성모자상이었었다.
그런데 지금은 무슨 사유인지는 모르지만 하연색이 덧씌워져 있었는데
원래의 청동상이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어두움에 잠겨가는 4월의 초저녁
황혼빛에 어울리는 연동성당은 참으로 고요하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런 아름다운 성당을 신축하시느라 수고해 주신 현요안(요한) 신부님과 고승헌(마르코) 신부님!
그리고 연동성당 신자 모든분들께 감사를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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