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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길 여행길

조천성당 주일학교, 하논성당길을 가다.

by 나그네 길 2013. 9. 23.

지난 주일(9.22일) 10:00~14:00까지

조천성당 주일학교 학생 등 60명과 함께 하논성당길을 순례했는데,

하논성당순례길 홍보와 미래의 주인공인 학생들에 대한 봉사로 즐겁게 함께 걸었다.

 

학생들이 조천성당에서 출발할 때 억수같이 쏟아지던 가을비가

서귀포성당에서 순례길 설명과 출발기도를 하고 나와 보니

마치 축복이라도 하는 듯이 순식간에 비가 그쳐서 기적과 같다며 좋아하였다.

 

 

지난 주 현요안 주임신부님이 전화가 있어 기쁜 마음으로 준비하고

하논성당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과 함께 주요 포스트별로 안내를 하였는데

학생들이 티없이 초롱한 눈망울에 호기심이 가득 어린 표정을 보면서 더 힘이 났다.

 

순례중에 주일학교 선생님이 미안한 표정으로

"선생님 좋은 주일날 저희 때문에 수고가 많으십니다" 고 했는데

오히려 "학생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더 많은 은총을 받는 것 같다." 느낌이었다.

 

스토리텔링을 위하여 혼자서도 이 길을 여러번 걸었는데

학생들과 함께 하면서 하논성당순례길을 설명할 수 있게 해주심에 감사드렸다. 

 

 

서귀포성당은 산남지역의 신앙의 못자리로

1900년 하논성당에서 홍로성당으로 이전하였다가

1937년 지금의 이 자리에 서귀포성당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터전을 잡았으며,

 

서귀포지역에 오래도록 뿌리를 내린 유서 깊은 성당으로써,

산남지역 7개 성당을 본당으로 분리시킨 제주교구 남부지구의 모태성당이다.  

 

 

하논마을은 1940년대까지 만해도 16여호 100여명이 주민들이 살던 마을이 있었으나,

4.3사건 때 무장대의 습격이후 토벌대에 의하여 소개되면서 잃어버린 마을이 되어버렸다.

 

그 후 오랫동안 하논마을만이 아니라

서귀포지역 천주교회의 사적지인 하논성당도 잊혀졌는데,

 

서귀포성당에서 본당설립 110주년 기념사업으로 뿌리찾기 운동을 전개하여

잃어버렸던 하논성당터를 찾아내고 복원사업 추진과 함께 제주교구 성지순례 올레길을 조성하였다.

 

산남지역 최초의 성당인 하논성당은

대 김원영 주임신부에 의하여 1900.6.12.일 서귀포 하논지역에 한논본당이 설립되었으며

신자는 20(예비자 34)이었다.

 

김원영 신부는 우리나라 신부 중 7번째 서품을 받은 신부로써

젊고 의욕에 넘쳐 수신영약책을 저술하여 제주의 무속신앙을 배격하는 등

설립 1년 만에 신자 138(예비자 620)을 기록할 정도로 왕성한 선교활동을 하였다.

 

 

 하논분화구는 한반도 최대의 마르(Maar)형 분화구로

용암이 분출하면서 생성된 일반 화산과 달리

5만년 전 깊은 땅 밑의 가스가 지각의 틈을 따라 한군데로 모여 폭발하면서 생긴 것이다.

 

 

일반적인 화산은 용암을 분출하여 오름과 깊은 굼부리 분화구를 생성하지만

 마르형 분화구는 한 번의 가스폭발로 생긴 지상보다 아래에 생긴 둥글고 평평한 분화구가 생기며 

산굼부리가 대표적인 마루형 분화구이다.

 

 

하논지역은 500여 년 전까지는 물이 고여 있는 호수였는데

지역민들이 물을 빼내어 논농사를 짓기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으며

현재는 중심부에서는 논농사가 가장 자리에서는 감귤농사가 이뤄지고 있다.

제주의 돌담은 검은빛 다공질(多孔質) 현무암이다

이런 돌들은 밭의 경계로 쌓은 밭담, 집 주위를 두른 울담, 목장의 잣담,

바다의 원담, 무덤의 산담에 이르기까지 어디든지 사용됐다.

 

바닷가에는 왜구방어를 위한 9개의 진성과, 해안을 따라 빙 둘러 쌓았다는 환해장성,

그리고 4.3사건때 무장대들이 침입을 방지하기 위한 성담도 있다.

 

 

 

담쟁이길은

제주에서도 오래된 돌담길이며 하논에서 서홍리로 이어지는 유일한 골목길이다.

아마도 110여 년 전에 다케신부님이 이 길을 이용하여 홍로본당으로 성당을 이전할 때

 십자가와 제기들을 등에 지고 걸어갔을 것으로 추정되는 길이기도 하다.

 

서귀포 시내 중심가에 인접하여 사시사철 맑은 물이 흐르는 솜반천은 천지연폭포의 원류이다.

웅덩이 소가 많아서 솜반천이라 명명되었는데 돌이 평평하고 넓어서 선반내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2003년 공원화 사업으로 16,000의 면적을 자연생태 하천으로 조성하였고

 해마다 관광객과 시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20042월 환경부에서 생태복원 우수사례로 지정되기도 했다.

 흙담소나무길은

서귀포시 서홍동 서귀북초등학교 뒷길 300m 거리에 120년생 소나무 96그루가 웅장하게 서있다.

 

이 소나무들은 1910년경에 마을 향장의 착상에 의하여 심어진 나무로서

 2002년도 산림청에서 주관한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면형(麵形)이란,

밀떡이 성체로 바뀐 후에도 그 모양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겉모양을 이르는 말로서,

성체성사를 이룰 때 사용되는 밀떡이 성체로 축성함으로써 밀떡의 실체는 없어지고

그 형상만 남아서 우리에게 감각될 뿐 실제(實際)로는 그리스도의 몸이 된 성체를 이루는 말이다.

 

 

하논성당길의 특징은

서귀포성당에서 출발하여 하논성당터와 홍로본당터(면형의집),

복자성당과 복자성당터를 연계하는 산남지역의 천주교의 역사와 발달과정을 지켜보고

다시 출발지인 서귀포성당으로 돌아오는 10.6km의 천주교순례길이다.    

 

그리고,

천지연 공원과 하논분화구 및 사시사철 물이 흐르는 솜반내를 지나는

아름다운 자연과 어우러진 생태길이며,

 

오래된 도심지 골목길과 매일올래시장에서 서민들이 애환과 삶을 만나 볼 수 있고,

문화장터와 벼룩시장, 거리공연이 이어지는 이중섭거리를 지나면서

예술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문화의 길이다.

 

 

제주에는 아름답고 경치가 좋은 길이 많이 있다.

그러나 하논성당순례길처럼 천주교 선조들이 걸어 왔던 수난의 역사와

아름다운 자연생태와 서민들이 삶과 지역의 문화가 함께 어우러지면서

감동을 주는 길은 바로 하논성당순례길 뿐이다.

 

 

 

 

 

 

 

 

 

 

 

 

 

 

 

 

 

 

 

 

 

 

 

 

 

 

 

 

 

 

조천성당 주일학교 학생들과 선생님 그리고 함께 했던 가족 모두에게

사랑과 평화가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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