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성당사람들

신앙의해, 무엇을 했는가?

by 나그네 길 2013. 12. 2.

전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012년 10월 11일부터 2013년 11월 24일(그리스도왕 대축일)까지를

 ‘신앙의 해’로 선포하였다.

 

전 세계 가톨릭교회 안에 신앙의 열기를 다시 불러일으키고,

교회 구성원 하나하나가 참된 믿음의 사람으로서 사도적 확신을 가지고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도록 추구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교황청에서는 신앙의 해 로고를 정하여

각종 신앙의 해 신심 행사에 사용하도록 하였는데,

 

로고의 오른쪽 아래는 전통적으로 교회를 의미하는 상징인 배의 모양을 담았다.

교회는 믿는 이들이 시련과 고난 속에서도 자신의 삶과 생명을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의탁하는 것을 멈추지 않도록 하며,용기와 신념 속에서 신앙을 간직해 나가도록 해준다.

 

 

왼쪽 위에는 성체를 상징하는 둥근 태양에

‘인류의 구세주 예수’(Iesus Hominum Salvator) 라는 글자의 약어 IHS가 새겨져 있다.

 

교황청이 배포한 신앙의 해 상본 앞면에는 12세기의 ‘구세주 그리스도’ 이콘이 있다, 

이 상본은 시칠리아 체팔루 주교좌 성당 '구세주 그리스도' 모자이크화이다.

이 상본은 그림 같지만 자세히 보면 자잘한 색유리를 붙여서 만든 모자이크화임을 알 수 있다.

 

 

예수님이 얼굴이 홍조를 띠고 살아있는 모습으로

800년이 지나도 색감이 그대로 살아 있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뒷면에는 신앙의 해 로고와 함께

가톨릭교회의 신앙고백인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이 있다. 

 

가톨릭교회는 325년 제1차 니케아 공의회에서

성자 예수그리스도는 성부 하느님과 “한 본체”이심을 고백하였다.

성자께서는 성부와 함께 한 하느님이시라는 것이다.

 

 

그리고 381년 콘스탄티노폴리스에서 열린 제2차 공의회에서는

니케아 신경에 포함된 이러한 표현을 그대로 지키면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는 한 본체로 삼위일체 신비를 확정하였다.

 

신앙의 해 동안 전 세계 어느곳에 가든지 볼 수 있는 이 상본과 로고는

가톨릭교회의 보편적 일치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제주교구 남부지구(지구장 현요안, 서귀포본당 주임)에서는

미사 중에 사도신경으로 바쳐오던 신앙고백문을

신앙의 해 동안에는 '니케아 콘스탄티노 폴리스' 신경으로 기도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매일밤 10시에

남부지구 7개 본당 신부님들이 신자들에게 강복을 주었으며,

 

남부지구 합동 신앙의해 행사로

성체거동청소년 캠프 그리고 한마음 체육대회 행사를 개최하였다.  

 

<성체거동 : 서귀포 중앙로타리>

 

이러한 신앙의 해를 마치는  폐막미사에 참례하면서

나는 신앙의 해에 무엇을 하였고 어떻게 보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지난해 10월 신앙의 해를 맞으면서 나는 본당의 모든 활동을 접었다.

 

겉으로 드러나는 신앙생활보다는

진실한 마음에 믿음을 더하여 사도적 삶에 충실하기로 다짐하였는데,

신앙의해를 마치고 돌아보면 이루어진 것이 별로 없는 것 같았다.

 

출,퇴근하면서 니케아 신앙고백문을 외웠고,

교리신학원 교리학습과 문화찬양 실험미사에 참여한 것 정도.

그리고 본당 교중미사에 참례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지켰을 뿐이다. 

 

<남부지구 청소년캠프에서 '사우스 카니발' 공연>

 

 

 

교중미사는 본당에서 가장 중심이되는 미사로서

본당 주임 사제는 모든 주일과 의무 축일에 미사 예물을 받지 않고

자기에게 맡겨진 신자들을 위해 의무적으로 봉헌해야 하는 미사이다.

 

그런 중요한 교중미사임에도

 신앙의 해에 교중미사를 참례하지 않기로 한 이유가 있었다.

 

그 것은 외적인 신앙 활동보다는

내적인 믿음을 더하여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즉 본당에 나의 존재감을 없애 버리고 죽어 살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본당 교중미사에 참례하지 않은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지난 3년여간 본당의 작은 직책을 맡아 활동을 하게 되면서 

본당 운영에도 참여하게 되었는데

이를 두고 못마땅해하는 신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작당하여 나에 대하여 쉬지 않고 헐뜻는 것도 모자라

 "야! 성당에서 너보고 독재자라고 하고 있어!"라고,

공동체의 면전에서 적나라한 언동으로 나에게 모욕을 주었다.

 

<남부지구 한마음 체육대회 : 성산포생활체육관>

 

마치 성당의 봉사직을 감투로 생각하면서

사목회 임기만료 몇 달 전부터 연임을 하지 말고 물러나라는 여론을 조성하여

교회에 파벌을 조성하는 투표도 불사하겠다고 하면서 결국은 완장을 찼다.

 

그렇게 나를 싫어하는 것은 나에게도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나타나지 않으면 나를 미워할 이유가 없기에

본당의 교중미사에 참례하지 않기로 하였다.

 

그리고 신앙의 해 1년동안 교중미사에 참례하지 않아 미움을 덜 받았다.

< 이태리 시칠리아의 체팔루 주교좌 성당, 제대위에 거대한 구세주 그리스도 모자이크화가 보인다.>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루카 17,5 )

 

이제 새로운 한해를 맞아 신앙의 해 표어를 생각하면서

지난 한 해 동안 나에게 얼마나 믿음이 더 해 졌는지 돌아보며 후회하고 있다.

 

<남부지구 신앙의해 폐막미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