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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제주 꿩사냥꾼의 즉석 요리

by 나그네 길 2013. 12. 8.

우연한 기회에 소문으로만 들어왔

꿩사냥꾼들이 즉석 꿩요리를 먹어볼 수 있었다.

 

그 동안 꿩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사냥터에서 꿩 바베큐를 먹는 맛이 최고라는 말을 들어왔었지만

이번 즉석 요리는 꿩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바꿔 버릴 정도로 맛있었다.

 

 

제주에서는 11.1일부터 다음해 2월말까지 수렵이 허가된다.

 

그러나 아무나 꿩을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엽총소지 면허가 있어야하며 일정금액을 내고 수렵허가를 받아야 하며,

수렵총기는 지역 경찰관서에 보관해야하는 등 총기는 엄격한 관리를 하고 있다.

 

<사진출처 : 다음 블로그, 별이빛나는 밤에>

 

꿩사냥을 하기 위해서는 엽총과 함께 훈련된 사냥개도 필요하다.

사냥개는 꿩을 찾아 날리고 총에 맞아 떨어진 꿩을 찾아오는 등

오히려 사람보다도 사냥개의 역할이 더 많다고 한다.

 

날아가는 꿩을 쏘는 것도 힘들지만

가시덤불속에 떨어진 꿩을 찾는 것은 더 힘들다고 한다.

그래서 잘 훈련된 사냥개는 몸 값도 수천만원하는 등 귀하게 취급한다.

 

<사진출처 : 다음 블로그, 별이빛나는 밤에>

 

아래 사냥개는 4살 먹은 포인터종인데

사냥꾼의 말에 의하면 두 사람 역할을 한다고 했다.

 

어떤 때는 꿩을 날려주었는데도 여러번 쏘아 떨어뜨리지 못하면

주인을 쳐다 보면서 컹컹 거린다고 한다.

아마도 "정신차리고 쏘아요, 주인 양반"이라고 하는 것 처럼 

 

 

수렵한 꿩은 반드시 확인 꼬리표를 붙여야 한다.

제주도에서 발급한 표시인데 수렵허가를 받고 개당 3천원에 사면 된다고

 

그리고 사냥은 숫꿩만 할 수 있는데 암꿩을 포획하면 위법이다.

숫꿩은 화려한 꼬리털로 쉽게 구분을 할 수있어 사냥을 하는데 별 무리가 없다.

 

 

아래는 수렵총의 엽총의 실탄이다.

총포사에 가면 수렵인에 한하여 개당 2,000원 상당에 구입할 수 있는데

비록 산탄이지만 가까이에서 쏘면 사람에게도 충분히 위험하므로 조심해야한다.

 

날아가는 꿩에게 쏘면

탄알 20여개가 직경 50cm 상당 퍼지기 때문에 명중율은 좋은 편이나,

수렵총기 소지 허가를 받지 않은 사람은 사격장이 아니면 쏘아볼 수가 없다.

 

 

오늘은 숫꿩 3마리를 잡았는데 요리는 야만적인 방법으로 했다.

 

말 그대로 털도 뽑지 않고 노련하게 껍질을 벗겨내고

간과 모이주머니를 제외하고는 내장은 모두 내다 버렸다.

 

그리고 여러 부위를 살짝 포를 떠내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었다.

포를 떠 내는 과정에서 간혹 실탄이 박혀 있는 것을 찾아 제거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앞가슴살을 알맞게 도려내어 육회로 먹는다.

 

어떻게 보면 덜 위생적인 것 같기도 했지만,

깨와 참기름을 넣은 소금장에 그냥 찍어 먹는데

아주 부드러운 육질에 싱싱한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한라산에서 모이를 주워먹으며 날아다니던 자연산 꿩을

즉석에서 포를 뜨고 먹을 수 있으니 이것보다 더 싱싱한 것은 없을것 같다. 

 

 

 

그리고 뼈를 제거한 살코기에는

깨소금을 골고루 뿌리며 주물럭으로 버무린다.

 

돼지고기 생갈비는 먼저 굽고 먹을 때 간을 맞추는데

꿩고기는 먼저 소금을 약간씩 뿌려준 후에

참기름을 약간 넣고 골고루 주물럭 거리며 간을 해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살을 제거한 뼈는 냄비에 넣어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오래 끓려준다.

 

살코기 바베큐를 다 먹을 때 쯤 물이 끓기 시작하면

육수에 떡국과 만두를 넣으면 훌륭한 요리가 된다. 

 

 

살코기는 불은 피고 즉석 바베큐를 해 먹었다.

꿩 고기는 살짝 굽는 것이 중요하다.

 

완전히 익어버리면 육즙이 빠져서 맛이 없으므로

살짝 익혀서 먹는것이 좋다.

 

마치 쇠고기 스테이크에서 완전히 익힌 것보다는

겉만 중간정도 익히는 미디움이 더 맛있는 것과 같다. 

 

 

사냥한 꿩은 팔지 못한다.

그리고 팔 만큼 많이 잡지도 못한다.

 

하루에 많으면 5마리정도..보통은 한두마리가 고작이다.

 

양식 꿩은 한마리에 15,000~20,000원 상당을 하는데

자연산은 팔지는 못하지만 내정 가격은 한마리에 4만원 상당한다.

 

 

정말로 여러 종류의 고기류를 먹어 보았는데

그 중에서도 꿩고기 즉석 요리는 정말로 맛이 있었다.

 

보통 꿩 샤브샤브 요리를 먹을 때와 비슷한 코스이지만

식당에서 양식꿩을 먹던 맛과는 하늘과 땅만큼 차이난다고 할 까?

 

양식꿩처럼 부석거리는 맛이 하나도 없는 쫀득이는 맛,

그래서 모두들 한라산 자연꿩을 좋아하는 것 같다. 

 

 

바베큐를 먹는 동안에

뼈를 넣어둔 냄비가 끓기 시작하면 떡국과 만두를 넣는다.

 

떡국이 없으면 스프 없는 라면을 넣어도 좋다고 한다.

특별한 양념이 없이도 꿩에서 우러난 담백한 국물만으로 그 맛은 독특했다.

 

 

한라산 아랫 자락 겨울 같지 않은 따뜻한 공터에서

어쩌면 위생적이지 않은 그냥 야만스러운 요리였지만

꿩사냥꾼들과 함께 하는 즉석 꿩요리는 잊을 수 없는 기억이었다. 

 

이래서 옛날 석기시대 이후 지금까지

맛있는 요리는 싱싱한 재료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 맞는 것같다.

 

이런 좋은 경험을 하게 해 주신

제주도 최고의 사냥꾼, 대포 운해횟집 박종범 엽사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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