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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제주의 설 명절, 신정(新正)에서 구정(舊正)으로

by 나그네 길 2014. 1. 1.

 갑오년 새해가 시작되었다.

 

오늘 1월 1일 어제와 똑 같은 태양이 떠오르는데도

새해 첫 날 떠오르는 태양은 해맞이라 부르며 일출제를 지내기도 하고,

성산 일출봉을 비롯한 유명한 제주도내 오름마다 해맞이 인파로 가득하였다고 한다.

 

어제 밤 12시 방범대의 고사에 함께하고 늦은 밤 귀가해서

아침에는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미사에 참여 새해 가정을 위한 미사를 봉헌하였다.

 

 

 오전에는

고향 위미리 문중회에 참석하여 떡국 한 그릇을 먹었는데,

우리 집안은 매년 1월1일 가문 5개 파가 참여하는 문중회를 개최하여 오고 있다.

 

이 문중회는

설명절을 신정에서 구정으로 변경하게 되면서

신년인사회를 겸하여 친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가문의 운영에 관하여 결정하고,

멀리 떨어져 있는 친족들끼리 친목을 나누는 자리로 운영되어 왔다.

  

 

제주지역은 일제시대 때부터

양력 1월1일을 신정이라 부르면서 설명절로 지내왔었다.

 

'신정(新正)'이란 말은 일제 때 조선의 달력을 양력으로 바꾸면서

음력 설날을 '구정(舊正)', 양력 설을 '신정(新正)'이라고 부르게 한 데에서 비롯된 것이다.

 

해방이후에도 정부의 '이중과세(二重過歲)' 금지 방침에 따라

 양력설인 신정에 세배를 하고 제사를 지내는 명절로 정착되어 왔었다.

 

 

우리가 어렸을 때에는 

정부에서 신정을 권장하여 1월 3일까지 3일 동안 연휴였던 적도 있었다.

 

우리 집안도 1988년까지는 신정명절을 지내 왔었으나

1989년에 설날과 추석이 3일 연휴로 부활하면서 설 명절을 변경하였다.

 

그 후 1990년부터 신정 연휴가 이틀로 줄었다가,

1999년부터는 1월 1일을 단 하루만 휴일로 지정하면서

신정에 명절을 지내는 집안은 완전히 사라져 버린 풍습이 되었다. 

 

 

이제와 생각해 보면

신정 명절을 지내는 것도 어쩌면 좋았던 것 같기도 하다.

 

달력을 양력으로 사용하는한 1월1일은 언제나 새해이고

새해를 맞아 서로 축복과 덕담을 나누는 세배의 의미가 있으며

직장은 물론 우리 사회의 모든 것은 새해 1월 1일을 기준으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오늘 날에도

새해 첫날은 대부분이 사람들이 신년인사를 나누고 있으며

각 기관단체에서도 신년하례회와 시무식을 개최하면서

새로운 한해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음력 1월1일에 설명절을 하는 것도 아주 좋은 일인것 같다.

 

음력명절은 우리나라의 오래된 풍습일 뿐만 아니라

추석명절과 조상의 제사는 대부분 음력을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설명절 역시 음력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맞다.

 

이상한 이웃나라 일본을 제외하고는 아시아권 대부분이 음력설을 지내고 있기도 하다.

 

 

중국은 양력 설을 원단(元旦), 음력 설을 춘절(春節)이라 부르며,

양력 설을 3일, 춘절을 1주일 쉬기 때문에 중국대륙이 인구이동으로 몸살을 앓는다

 

대만 역시 양력 설에는 하루만 쉬고 춘절에만 4일을 쉬며, 

베트남도 양력 설날을 'Tet duong lich' 하루 쉬지만

명절은 역시 음력 설(뗏,Tet)으로 3일간 쉰다고 한다.

 

 

 

천주교에서는 양력 1월 1일은 새해 첫날이기도 하지만,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 축일로 지내며

 부활절, 성탄절, 성모승천대축일(8월 15일)과 더불어

이날 미사도 꼭 나가야하는 의무 축일로 지내고 있다.

 

 

 

2014년 새해 첫 날,

 

내 블로그를 방문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사랑과 평화가 함께 하시길 기원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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