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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사 스타일

감국으로 만드는 국화차

by 나그네 길 2013. 12. 15.

몇 년 전부터 가을에는 국화차를 만들고 있다.

이제는 새봄에 만드는 목련차와 함께 연례행사가 되어버렸는데,

길고 추운 겨울밤에 가끔씩 마시는 따스한 국화차의 향기는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어 좋다.

 

 

국화차는 제주 해안가에 자연적으로 피어나는 감국이 가장 좋은데,

바닷 바람에 머금은 기운이 병충해를 예방해 주면서 좋은 향을 내기 때문이다. 

 

감국은 산국과 달리 키가 작고 진녹색으로 잎이 어긋나게 달리며

꽃잎이 꽃판보다 길고 산국은 곧추서지만 감국은 비스듬히 누운자세로 핀다. 

 

그 중에서 차를 만들기에 적당한 감국은 오전에 막 피어나는 꽃봉오리로

활짝 피어버린 꽃은 차로 만들었을 경우에도 꽃가루가 날리며 효능이 별로이다

 

그러므로 감국이 활짝 피어있는 장소에 가도 따지 않고 버리는 꽃이 대부분이다. 

 

 

국화차의 효능은 감기예방과 함께 피로회복 및

불면증을 완화시켜 우울증이나 신경쇠약에도 좋다고 한다.

 

그런데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국화차들을 보면

활짝 피어있는 산국꽃으로 만들어진 차를 볼 수 있는데,

아마도 전문적으로 국화차를 만들어 판매하려면 그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모든 차가 그렇듯이 국화차도 맛이 종류와 품질은 천차만별이라고 할 수 있다.

 

 

감국은 하나씩 따내어 짭짤한 소금물에 다섯 시간을 담가둔다.

 

이는 꽃을 씼어주고 혹시 모르는 벌레를 떨어내기 위함인데

제주 바닷가의 감국은 병충은 물론 먼지도 별로 없어 특상품으로 친다.

 

 

소금물로 씻어낸 감국은 냄비에서 5분정도 살짝 쪄낸다

잘 쪄낸 감국은 노란 색감이 그대로 살아있는 것 처럼 보이는데

오래 찌면 마르는 과정에서 꽃잎이 누렇게 변색이 되기도 한다.

 

 

 국화를 깨끗한 천에 널어서 말리면

꽃 색깔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봉오리처럼 된다. 

 

오래 찐 꽃을 말리면 꽃색이 갈색으로 변하며 품질이 떨어지고

말리는 과정에서도 음지에서 빨리말리지 않으면 꽃 색감이 나빠진다.

 

자세한 포스팅은 내 블로그 국화차 만들기 참고

http://blog.daum.net/ohyagobo/48

 

 

아래는 감국으로 만든 최상급 국화차 완성품이다. 

 

감국의 크기가 일정하고 꽃잎들이 둘굴게 말려있으며 꽃 가루도 없어

냉동실에 오래 보관하여도 아무런 변함이 없다.

오히려 금방 마른 것 보다도 약간 오래된 차가 더 은은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국화차와 비교해 보면

감국으로 만든 국화차가 얼마나 다른지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다. 

 

국화차는 향기를 맡고 혀로 느끼는 맛 외에도

더 중요한 눈으로 즐기는 맛이 있다.

 

아래처럼 찻 잔 속에 노란 국화가 피어있는게 진짜 감국차이다.

 

커피폿에 국화꽃을 5~6개 넣어 물을 끓리면 노란색 찻물이 나오는데, 

찻잔에 예쁜 꽃 두어개를 골라 넣으면 찻잔 속에서 감국 꽃이 피게된다.

 

찻잔에서 국화꽃이 피어 나면 꽃향기가 더욱 진해지며,

감국을 눈으로 보고 맑은 향기를 즐기고 깊은 맛을 느끼면서 마신다. 

 

올해도 감국으로 국화차를 만들었다.

감국은 보통 11월초에 피기 시작하여 한 달이상을 피고 진다.

그러나 바닷가 양지바른 곳에는 1월까지도 감국을 볼 수 있으나

 

계절이 늦어지면 그 만큼 꽃잎의 색갈과 향기가 떨어지므로

늦어도 11월 말까지는 국화차를 만드는 것이 좋다. 

 

이렇게 피어있는 감국을 딸때는 짙은 국화향으로 먼저 취하게 된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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