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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사 스타일

제주도 고사리 채취와 보관방법

by 나그네 길 2014. 5. 7.

5월초 연휴를 맞아 한라산 고사리를 꺽었다.

 

제주도 한라산 고사리는 벚꽃이 피는 3월초에 따기 시작하여

5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날 쯤이 되면 막물이 된다. 

 

예부터 고사리는 귀하게 취급받아 제사상에는 올리고 있으며

그 이유는 고사리 손과 같은 자손들이 다 자란 고사리처럼 번성하라는 뜻이라고 한다.

 

어린이 손 모양의 고사리는 조리하면 먹을 수 있는데,

고사리는 손이 다 펴지게 되면 이미 먹거리로서의 가치는 없어진다.

 

 

제주도 고사리는 시기에 따라 채취하는 장소가 다르다.

 

3월에는 마을을 벗어난 중산간 도로변 고사리가 좋은데,

4월이 되면 산록도로 목장지대에서 고사리를 채취할 수있고

4월말부터는 곶자왈 부근의 숲 덤불 속에 고사리가 많이 자란다. 

 

고사리 자라는 장소를 모르면

산록도로나 서성로 도로변에 차가 많이 세워있는 곳에 내리면 된다.

 

 

고사리는 1년초 식물이므로

가을이 되면 고사리 잎이 누렇게 변하고 겨울에는 죽어버린다.

 

그러다 새 봄이 되면 뿌리에서 아기 고사리가 솟아나는데

이 어린 고시리만을 먹을 수 있는 것이다.

 

 

고사리를 꺽으러 갈 때에는 이른 아침이 좋다.

 

특히 고사리 장마라고 부르는 안개가 자욱한 날 아침에는 싱싱한 고사리들을 꺽을 수 있는데,

햇볕이 쨍한 오후가 되면 고사리들이 녹색으로 잎을 피어 찾기가 힘들어 진다.

 

 

제주 사람들은 묘소에 있는 고사리는 채취하지 않으며,

그 고사리는 제사상에 올리지 못하게 하는데,

 

고사리나 산나물을 채취하면서 산소가 훼손될까봐

산담 안에 있는 고사리를 꺽지 못하도록 했다고 한다.

 

 

고사리는 어린아이의 주먹과 같이 생긴 것이 좋은 것이다.

이런 고사리는 땅 부위에서 꺽어도 되며 맛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어리고 싱싱해도 생고사리를 먹을 수는 없으며,

사람을 제외하고는 고사리를 먹는 동물도 없다.  

 

 

아래 사진은 막 피기 시작한 고사리로

중간 부분에서 따 내야하는 품질이 안좋은 고사리에 속한다.

 

이 고사리에서 손 부분은 부벼서 버리고 안 먹는 것이 좋으며,

이 고사리보다 손이 더 피어 있는 것은 따서는 안 된다.

 

 

고사리에는 풍부한 단백질과 비타민 B2, C 등으로 면역력을 높여주며

시력보호와 빈혈 및 골다공증과 고지혈증 등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생고사리에는 발암물질 등 해가 되는 독성도 있으므로 

고사리는 반드시 적절하게 조리를 해야만 먹을 수 있다.

 

 

그리고, 고사리가 정력에 좋지 않다라는 속설은 근거가 없으며,

수행중인 승려들이 많이 먹는 고사리여서 잘못 알려진 것이라고 한다.

 

제주 사람들은 고사리 손을 비벼서 버리지만

육지부에서는 고사리 손을 조리하면 맛있다며 손이 있는 고사리를 찾는다.

 

 

고사리를 조리하기 위해서는 약간 과정이 필요하다.

 

먼저 꺽어온 생고사리를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씻어내는데,

여기에서 먼지나 혹시 모른 진드기들을 걸러내게 된다.

 

 

냄비에 끓는 물에 씻은 고사리를 한 5분 이내로 살짝 데우친다.

 

이 때 쌀뜨물이나 밀가루를 넣어야 냄새가 없어진다고 하지만,

그냥 데우쳐 내는 것이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어서

제주에서는 오래전부터 맹물로 데우쳐 내고 있다.

 

 

고사리는 말리는 것이 오래 보관하면서 먹기에도 좋다.

 

끓는 물에 데우친 고사리를 바로 꺼내어 햇볕에 말리는데

고사리가 서로 겹치지 않도록 산산하게 널어주면 된다.

 

데우친 고사리는 봄볕에 하루 정도면 어느 정도 마르게 된다.

 

마른 고사리는 부피가 많이 줄어들기 때문에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조심해야한다.

 

 

비 날씨로 말리기 어렵거나 신선한 고사리를 먹고 싶으면

데우친 고사리를 물에 담아두어야 한다.

 

이 때는 신선한 물을 4~5회 여러번 갈아주면서

이틀정도 물에 담아두면 고사리의 독성이 깨끗하게 빠져 조리하면 먹을 수 있다.

 

 

잘 마른 고사리는 봉지에 넣어 오래 보관할 수 있다.

 

마른 고사리를 조리를 할 때에는

물에 넣어 충분히 불려주면 자연히 독성이 없어지게 된다.  

 

 

제주에서는 고사리를 이용한 요리가 많지 않지만,

제사상에 나물로 올리거나 비빔밥 또는 생선조림에 넣으면 맛있는 별미가 된다.

 

그래서 한라산 초지에서 자라는 제주도 고사리는 인기가 좋다.

손을 부벼서 말린 고사리 한근(600g)이 6만원선에 거래되고 있기도 하다.

 

 

서귀포시에서는 '고사리 축제'로 관광객을 유인하기도 했는데

올 해는 세월호 참사로 고사리 축제가 취소되어 버렸다.

 

그래도 제주의 봄에는 고사리를 꺽으러 가는 사람들이 많으며,

연세가 많으신 분들은 고사리 채취를 나갔다가 조난을 당하는 경우도 자주있다.

 

 

대부분 날씨가 흐린 날 저녁 무렵에 조난 신고가 오는데

경찰과 소방 및 마을 주민들이 함께 수색을 하지만 난감할 때가 많다.

 

캄캄한 밤에 안개까지 자욱한 제주의 가시덤불에서 사람을 찾기가 쉬운일이 아니다.

 

다행히 올 해는 고사리 채취 조난자 중에서 못 찾은 사람은 없었지만

고사리 꺽으러 갈 때에는 반드시 일행과 함께 해서 조난 당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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