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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pol)스토리

100년만에 파출소에 성탄트리를!

by 나그네 길 2013. 12. 17.

우리나라에는 경찰서가 244개가 있으며 

그 산하에 지역경찰 관서는 3,021개(지구대 760, 파출소 793, 치안센터 1,468)나 된다.

 

그 중에서 우리 중문파출소는

전국에서 몇째 안가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물론 1945년 국립경찰이 창설되었으니 대부분의 파출소 역사는 비슷하겠지만

마을에 경찰이 주재하기 시작한 일제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면 다르다.

  

 

중문지역에는 1912.  5. 17일 일제 총독부에 의해 순사주재소가 설치되었다.

 

그 후 해방과 동시에 경찰관주재소, 파출소, 치안센터, 중서지구대로 개칭되는 등

변화를 거듭해 오면서도 중문지역에는 꾸준하게 경찰관서가 운영되어 오고 있으니

중문파출소가 설립돤 것은 올해로 100년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일요일 대림 3주 자선주일을 맞아

중문지역에 경찰관서가 생긴지 100년만에 처음으로 성탄트리에 불을 밝혔다.

 

비록 크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여경 산타와 함께 소박하게 트리를 꾸며

중문지역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보았다.

 

 

경찰청이나 지방청과 경찰서 단위에는 

경목(경찰 목사), 경승(경찰 승려), 경신(경찰신부) 제도가 있어

성탄트리나 연등을 점등하는 행사를 연례적으로 해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전국 지역경찰관서에 성탄트리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그런데 우리 중문파출소는 지난 5월 부처님오신날엔 연등달기에 이어

올 성탄절에는 트리를 만들어 아름답게 불을 밝히자

오히려 지나가는 관광객과 주민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았다.

 

 

파출소 직원들이 종교는 다양하다.

물론 불교가 제일 많고 기독교와 무교도 조금 있지만

종교를 떠나 청사에 이러한 성탄트리를 장식하는 것은 싫어하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근무를 했던 중동지구대와 남원파출소에서도

매년마다 부처님 오신날에는 연등을 성탄절에는 트리를 만들어 왔었다, 

 

 

경찰은 상당히 보수적인 직업이다.

 

상명하복 체계가 잘 구분되어 있는 관계로

상급부서의 지시나 법과 규정은 철저히 지키고 시행하는데

최하위 관서인 파출소 단위에서 자체적으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기 두려워한다.

 

속된 말로 '잘해야 본전'이므로 가만히 있으면 된다는 생각이 주를 이루는데,  

그러다 보니 근무 등 여러가지 면에서 수동적이 되어버리는 경향을 보아왔다.

 

 

이렇게 전국에서 어느 지역관서에서도 시행하지 않는

성탄트리나 연등을 달려고 의논하면 먼저 당연히 거부감을 보일 수 밖에 없다.

그 이유는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싫어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다양한 종교가 생활에 함께 녹아있는 어쩌면 종교의 천국이다.

누구도 다른 종교를 가졌다고 탄압하지 않고 다른 종교 의식을 비난하지 않는다.

 

오히려 성탄절에는 불교 조계사에서 성탄트리를 만들고

석탄일에는 천주교 명동성당에 축하 현수막을 거는 자유로운 나라이다.

 

 

우리 경찰 직원들도 처음에는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막상 트리나 연등을 만들기 시작하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모두가 참여하여 의견을 나누고 예쁘게 꾸미려고 하며,

아름다운 불을 밝히게 되면 모두가 어린이처럼 좋아하고 흐믓해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작은 변화에도 더 좋은 직장분위기는 물론 

지역 주민들과도 유대 관계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100년 만에 파출소 청사에 촛불을 켜면서

중문성당 장동준 신부님을 초청하여 축복을 했다.

 

 

"하늘 높은 곳에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

 

성탄을 맞아 중문지역의 안녕과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니다.

 

추가 : 2013. 12. 18일자 서귀포신문에 이 내용이 보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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