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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사람들

사제서품식 순서(제주교구)

by 나그네 길 2014. 1. 20.

"그대는 나와 나의 후임자에게

존경과 순명을 서약합니까?"

 

사제서품식에서 교구장 주교는 사제로 선발된 이에게 먼저 순명서약을 받는다.

그리고 이어지는 기도와 안수와 도유예식을 통하여 새로운 사제가 탄생하게 되며

 

성직자로 선발된 이는 그리스도를 대신해 하느님 백성을 가르치고 거룩하게 하며

하느님과 신자들에게 순명과 봉사의 길을 걸어가게 된다.

 

 

 

지난 토요일 성이시돌 삼위일체 대성당에서 개최한

2014년 제주교구 '사제 부제 서품식'에서 한명의 사제와 세명의 부제가 탄생하였다.

 

한명의 사제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무려 10년이라는 기간이 걸린다. 

 

사제가 되려면 신학대학에 입학하여 학부와 대학원 과정을 포함해서 7년을 공부하며,

군복무와 사회복지시설 봉사 등 3년간의 다양한 현장 체험을 해야하고

부제품을 받아 다시 1년 뒤에는 사제품을 받는 어려운 과정을 마쳐야 한다.

 

 

 

이번에 서품을 받은 노형성당 정진환 대건안드레아 사제는

나도 잘아는 독실한 신앙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때부터 복사단을 시작으로 

중고등학교에서는 사제 성소에 뜻을 둔 학생들과 함께 예비 신학생 모임’에서 활동하였고

사제로 봉헌되어 사제의 삶을 살기 위하여 모든 것을 바쳐왔다고 할 수 있다.

 

 

 

제주교구에서는 학생들을 위한 예비 신학생 모임을 운영하면서

이 모임을 통해서 성소자가 참으로 사제성소가 있는지를 확인하게된다.

 

교구에서는 주임신부의 추천을 고려하여 신학대에 보낼 것을 결정하며

지원자는 입학시험에 합격해야하는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서울대교구 등 7개 교구에서 가톨릭신학대를 운영하고 있는데

제주교구에서는 광주가톨릭신학대학으로 간다.

 

 

신학대에 입학하는 그 순간부터

교구의 모든 신자들은 신학대생을 '학사님'으로 깍뜻하게 호칭하면서

사제서품을 받을 수 있도록 기도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통하여 비로소 사제서품을 받게 되면

교구민들이 모두 한마음으로 사제서품식 미사에 참여하여 축하해 준다.

 

 

 

2014년 사제서품식은 교구장 강우일 주교님이 주례로

제주교구 사제단 57명 전원과 수도자 100여명, 각 본당 복사단과 합동성가대

그리고 교구 신자 등 1,000여명이 참석하여 장엄하게 봉헌되었다.

 

교구사제단이 긴 행열과 함께 주교님이 입당하는데

이 때 주교님은 주교관과 목장 그리고 주교반지를 끼고 모든 교구민들에게 성호를 그으며 강복해준다.

 

 

 

 

사제서품은 교구장 주교의 고유권한이다.

그래서 10년동안 사제가 되기 위한 모든 공부는 신학대에서 하지만

출신 교구의 교구장 주교가 '성품성사'로 사제서품을 주게 되는 것이다.

   

 

 

서품식은 미사로 시작되며 독서와 복음, 강론은 일반 미사의 순서와 같다.

강우일 주교님은 강론 중에 제자를 뽑으시는 이유를 말씀하셨다. 

 

"예수님은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고,

하느님의 구원에서 아무도 제외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드러내시려고

일부러 죄인들에게 다가가서 함께 먹고 마시며 제자들까지 뽑으셨다."

 

 

 

이제부터 서품식이 시작된다.

 

주교님은 제대뒤에 주교좌 의자에서 일어나 제대 앞에 와서 앉고

제대 왼쪽에는 주교가 미사를 집전하는 표시로 '주교초'를 밝혔다.  

서품식은 부제가 먼저 사제를 나중에 순서대로 하게 된다. 

 

 

 

<서품후보자 선발>

교구 사제단을 대표하여 총대리 신부가 선발자를 호명하고 청원하면

주교님은 합당한지 여부를 물어보고 사제품으로 올리게 된다.

 

 

총대리 : "존경하는 주교님, 거룩한 어머니인 교회는

주교님께서 여기 있는 이 부제를 사제로 서품해 주시기를 청원합니다."

 

주교님 : "주 하느님과 구세주 예수그리스도의 도우심으로 이 부제를 뽑아 사제의 품에 올리겠습니다."

신자들 : "하느님, 감사합니다."

 

 

 

<교구장 강론 및 훈시>

사제직 직무에 대한 교구장이 훈시가 이어진다.

 

"이들은 스승이며 사제이며 목자이신 그리스도께 봉사하려고 합니다.

이들은 주교의 사제직에 결합하는 사제로 축성되어 하느님의 백성을 거룩하게 하고

특히 미사성제로 하느님께 거룩한 예배를 드리게 될 것입니다." 

 

 

 

<부제로 선발된 이의 서약>

 

부제 [deacon, 副祭]는 보조자라는 뜻으로

 그리스도와 교회에 의하여 규명된 규범에 따라  하느님께 봉사하는 성직자이다.

 

사제 임명을 받기 위해 1년 동안 얼마 동안 수련을 쌓는 것이 관례화 되어 있고,

미사집전권은 없으나, 칠성사 중 병자 혼인주례와 함께 성체분배, 미사 중 복음낭독을 할 수 있다.

 

 

 

부제 선발 때 여러가지 서약 중에서 독신서약을 하게 된다.

 

주교님 : "그대들은 마음을 주 그리스도께 봉헌한다는 증거로

천국을 위하고 하느님과 사람에게 봉사하고자 이 독신을 종신도록 지키겠습니까?"

부제들 : "예 지키겠습니다."

 

이 독신서약은 가톨릭교회 성직자와 수도자들이 거룩한 품성을 지켜주면서

신자들이 사랑과 기도를 한 몸에 받게하는 아주 중요한 서약 중의 하나이다.

 

이 독신서약 예식 중에는

대부분이 신자들은 눈물을 흘리면서 사제와 부제들을 위하여 기도한다.

 

 

 

<사제로 선발된 이의 서약>

 

주교님은 선발자에게 사제직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복음선포와 말씀의 봉사자,

미사성제 거행과 성무일도 기도 생활, 자신을 하느님께 봉헌하는 삶에 대하여 묻고 서약을 받는다.

 

이제 선발자는 주교님의 손에 자신의 손을 놓고 순명을 서약하게 된다.

 

주교님 : "정진환 안드레아, 그대는 나와 나의 후임자에게 존경과 순명을 서약합니까?"

선발자 : "예 서약합니다."

주교님 : "하느님께서 그대 안에서 좋은 일을 시작하셨으니 친히 그 일을 완성시켜 주실것입니다."

 

 

 

<성인호칭기도>

이 때 선발자들은 제대앞에 가장 낮으 자세로 업드린다.

 

이는 자신들이 무능력을 고백하며 오로지 주님께 의탁해야 함을 알고

겸손되이 주님께 봉사하는 것이 성직자의 임무임을 드러내는 것이다.

 

성가대에서 하느님께서 성인들을 통하여 은총을 내려주시도록

모든 성인의 이름을 장엄한 노래로 부르는 성인호칭 기도를 바치게 된다.

 

 

 

 

 

<부제서품>

 

주교님은 서품식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선발자의 머리에 손은 얹고 안수와 서품기도를 드리면서 축복을 해준다.

 

 

 

<부제복과 복음서 수여>

 

그 후 영대를 수여하고

소속 본당 주임사제와 함께 부제복을 입혀주며

복음서를 수여하면 부제 서품식은  끝난다.

 

이 세 분의 부제는 내년 1월에 다시 이 자리에서 사제 서품을 받게될 것이다.

 

 

 

<사제 서품 간청기도>

주교님은 먼저 사제 서품 간청기도를 드리게 된다.

 

"사도들은 봉사자의 직무를 세직위로 나누어 제정하시고

교회 초창기부터 기도와 말씀 전파에 전념하고자

성령의 인도로 믿음이 두터운 일곱 사람을 뽑아 봉사하도록 하였나이다.

 

이제 정진환 안드레아에게 하느님께서 천상선물을 가득히 내려주시도록 기도합시다."

 

 

 

<사제단 안수>

먼저 주교님의 안수를 하고 나면

교구 사제 모두가 차례로 나와서 안수를 하며 새 사제를 축복해 주는데,

안수가 끝난 사제는 오른손을 들고 제대 뒤에 도열하여 서있게 된다.

 

이 때 성가대와 모든 신자들은 축복의 노래를 부른다.

 

 

 

<사제서품기도>

주교님은 사제서품기도를 장엄하게 바친다.

 

"주님께서는

모세와 아론을 수도자로 세우시어 백성을 다스리도록 여러 직위를 세우시고,

사막에서는 모세의 뜻을 70인의 원로들을 통하여 도와주도록 하였으며

아론의 권한을 그 자손들에게 계승시켜 주셨듯이

주님, 이 종에게 사제의 품위를 주소서."

 

 

 

<사제복을 입힘>

주교님은 출신본당인 노형성당 양명헌 주임신부와 함께

사제의 영대를 메어주고 제의를 입혀 준다.

 

 

 

<손의 도유와 빵과 포도주 수여>

 

하느님께 제물을 바치고 제사를 지내는 사제의 손은 거룩해야 하기에

주교님은 새 사제의 손에 기름을 바르며 축성하게 된다.

 

도유가 끝나면 주교님은 새 사제에게

빵이든 성반과 포도주와 물을 담은 성작을 수여하고

사제의 삶은 주님의 십자가 신비를 본 받는 것임을 알려주게 된다.

 

 

 

<평화의 인사>

이제 주교님과 교구사제들은 새 사제의 서품을 축하하고

사제단에 기쁘게 받아들인다는 뜻으로 모든 사제와 포용하면서 평화의 인사를 나누게 된다.

 

교구 사제단이 평화의 인사를 나누는 동안

성가대에서는 성프란치스코의 '평화의 기도'를 노래한다.  

 

"오 주여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주소서"

 

 

 

<새사제의 마니피캇(Magnificat)>

 

새 사제와 부제는 교구 사제단과 성가대와 함께

성모님의 노래인 마니피캇을 장엄하게 노래하면서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리며 서품식을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마니피캇은 라틴어의 찬양이라는 뜻,

성모님이 예수님을 잉태하여 엘리사벳을 찾아갔을때

하느님을 찬양하며 불렀던 '성모의 노래'이다.

 

새 사제와 부제가 그레고리안 성가 '마니피캇'을 선창하면

사제단이 응답하고 성가대에서 화답하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장엄한 성가로

이 사제서품식을 성모님을 통하여 은총을 받으며 마치게 된다.

 

 

 

<성모의 노래>

 

○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며

나를 구하신 하느님께 내 마음 기뻐 뛰노라니

당신 종의 비천함을 돌보셨음이로다.

 

● 이제로부터 과연 만세가 나를 복되다 일컬으리니

능하신 분이 큰일을 내게 하셨음이요.

그 이름은 "거룩하신 분"이시로다.

 

 

 

○ 그 인자하심은 세세대대로

당신을 두리는 이들에게 미치시리라.  

 

● 당신 팔의 큰힘을 떨쳐 보이시어

마음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도다.

 

 

 

○ 권세있는 자를 자리에서 내치시고

미천한 이를 끌어올리셨도다.

 

● 주리는 이를 은혜로 채워주시고

부요한 자를 빈손으로 보내셨도다.

 

 

 

○ 자비하심을 아니 잊으시어

당신 종 이스라엘을 도우셨으니

 

● 이미 아브라함과 그 후손을 위하여

영원히 우리 조상들에게 언약하신 바로다.

 

 

 

○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성모의 노래 마니피캇으로 장엄한 사제서품식이 끝나면

주교님과 새 사제의 공동 집전으로 성찬의 전례부터 미사가 이어진다.

 

감사송부터 영성체까지는 미사 전례 지침대로 진행된다.

 

 

 

영성체 예식이 끝나면

교구 평협이 주관으로 축하식이 개최되는데

꽃다발 증정, 축사, 축가 순으로 이어진다.

 

새 사제와 부제의 표정이 너무 엄숙하여 풀리지 않는다.

주교님과 기라성 같은 교구 사제단 앞에서 새 사제가 긴장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축하식이 끝나면 파견예식으로 주교님의 강복이 있다.

이 때 주교님은 새 사제의 인사발령을 발표하는데

정진환 대건안드레아 신부는 서문성당 보좌로 발령받았다.

 

그리고 새 자제와 부제는 제대 앞에 꿇어 앉아

사제단과 모든 신자들은 머리를 숙이고 주교님의 강복을 받는다.

 

 

 

<새 사제의 첫 강복>

 

첫 강복은 사제들에게 부여되는 단 한번 뿐인 특별한 강복으로

어린 복사단부터 신학교까지의 수십년의 신심과 열정이 녹아 있는 강복이라고 할 수있다.

 

가톨릭 신자들은 사제서품식 미사에 참석하는 이유로 

새 사제의 첫 강복을 받으려고 참석한다고 할 정도로 의미있는 첫 강복이다.

 

그러므로 주교님을 제외하고 

교구사제단은 모두 제대 앞에 나와 무릅을 꿇으며

신자들도 머리를 깊이 숙이고 새 사제의 첫 강복을 받게 되는 것이다.

 

"천능하신 천주,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는

여기에 모인 모든 이에게 강복하소서!   아멘" 

 

 

 

 

 

 

새사제의 첫 강복이 끝나면

주교님과 사제단 파견으로 미사가 모두 끝난다.

 

사제서품식 미사는 주교님과 교구사제단이 참석하여

난방도 없는 삼위일체 대성당에서 무려 3시간여동안 이어지나

장엄한 서품식 분위기 때문에 순식간에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서품식이 모두 끝나면

성당밖에서는 한바탕 노래잔치와 기념촬영이 이어진다.

 

새사제의 첫 미사는 출신 본당인 노형성당에서 주일 교중미사로 봉헌되고

이때도 많은 신자들이 모여 잔치를 벌이며 새 사제의 탄생을 함께 축하해준다.

 

 

 

 

 

 

 

 

 

 

 

오늘 새 사제를 하느님께 봉헌해 주신 부모님이다.

 

한 명의 사제를 탄생시키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기도와 눈물이 있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오늘 이 분들은 하느님과 교구 신자들를 위하여 자식을 봉헌하였으며

주님께서는 성령을 통하여 이분들에게 축복을 내리시고 사제로 서품을 받게 도와주었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이 부모님들에게 감사와 축복을 드리게 되는 것이다.

 

 

 

 

 

정진환 대건안드레아 사제와 세분의 부제 및 그 가족들에게

하느님의 사랑과 평화가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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