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순례길 여행길

서귀포 하논의 사계(四季)

by 나그네 길 2014. 3. 4.

서귀포에는 아름다운 곳이 너무 많다.

바다와 폭포와 공원과 그리고 제주만이 가지고 있는 풍경들......

 

그러나 최근 오랜 역사와 아름다운 자연과 꾸미지 않은 생태로

새롭게 각광을 받으며 떠오르는 지역이 바로 하논 분화구이다.

 

 

서귀포시 삼매봉 북쪽에 위치한 하논은

예전엔 크다(하다)는 뜻으로 한논(大畓)으로 불리던 지역으로 

한반도 최대의 마르(Maar)형 분화구이다.

 

용암이 분출하면서 생성된 일반 화산과 달리

 5만년 전 깊은 땅 밑의 가스가

지각의 틈을 따라 한군데로 모여 폭발하면서 생긴 것이라고 한다

 

하논분화구는

둘레 3775m, 직경 1150m, 깊이 90m가량이며,

바닥 면적이 216000에 이르는 거대한 원형 경기장을 연상케 한다.

 

그래서 어느 서귀포시장님은

하논에 야구장을 짓겠다는 웃지 못할 공약도 했던 곳이다.

 

 

하논은 500여년 전까지는 호수였다고 한다.

 

그 당시 민초들이 필요에 의하여 물을 빼어 논을 만들었으며,

바닥에서는 하루 1,000~5,000의 용천수가 나오며 

제주도 지역에서는 특이하게 벼농사가 행해져왔다

  

 

지질학계에서는 하논지역을 

5만여 년 동안 형성된 습지 퇴적층이 있으며

 

시대에 따라 식생과 기후가 어떻게 변화되었는가를 연구하는 데

세계적으로 중요한 자료가 된다고 한다.

 

 

또한 하논지역은

제주도 산남지역 천주교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1900. 6. 12일 김원영 신부에 의하여

서귀포지역 최초의 하논성당이 설립되었던 지역이며

신축교안으로 많은 신자들이 희생되었던 장소이기도 하다.

 

 

따라서 천주교 제주교구에서는

서귀포성당 110주년 기념사업으로 추진하였던

하논성당순례길(10.2km) 만들었으며,

 

2013. 4. 20일 강우일주교님과 도내 기관단체장

그리고 많은 신자들이 참석하여 순례길을 공식 선포하였다.  

 

하논성당 순례길 선포식http://blog.daum.net/ohyagobo/355

 

그 후로 서울과 광주, 대전 등 여러 교구에서

하논성당길 순례객들이 모여 들었으며

 

그 순례자들을 안내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하논 지역의 4계절을 풍경을 담을 수 있었다. 

 

하논의 봄은 모내기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불타는 여름을 거쳐 누렇게 벼 이삭이 고개를 숙이면

추수하는 농부들이 바쁜 일손으로 벼타작을 하였다.

 

그리고 감귤이 익어가며 겨울을 맞이하게 되는데

서귀포에서도 워낙 포근한 분화구 지역이라

겨울철 눈이 내린 풍경은 볼 수 없었다. 

 

이렇게 하논은 천주교의 사적지와

지질 생태학적으로 중요한 5만년전의 분화구와

 

서민들이 애환이 남아 있는 논농사와 감귤과수원,

그리고 사시사철 솟아나는 용천수와 수많은 동식물들이 살아가는 곳,

 

이 시대에 우리가 지켜 나아가야할 아름다운 자연 생태의 보고이다. 

 

 

그러나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보존과 복원을 위한다는 가면을 쓴 자본가들에 의하여

이 아름다운 하논의 자연을 파괴하려는 음모가 진행되고 있다.

 

바로 하논에 물을 담아 호수를 만들고 관광용 배를 띄운다는 계획이

'하논복원'이라는 명목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2012년 제주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WCC 세계자연보존총회에서

하논지역 복원보존 권고안 채택하였다.

 

 그리고 2013년 '하논분화구 보존·복원 심포지엄'을 개최하면서

하논에 물을 담아 화구호를 만드는 

세계 최초 복원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환경전문가나 지질학자가아니다.

그러나 자연생태계를 인위적으로 변화시켰을 경우

로 인하여 우리 인간의 삶과 자연환경에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사실은 안다.

 

특히나 특정 부류의 경제적 이익을 위하여

수백년을 이어온 자연과 생태환경을 파괴시키겠다면 문제가 더 크다할 것이다.

 

 

 

 

서귀포의 자연생태계의 보고 하논을 복원한다는 명목으로

하논 7만5천평에 물을 담아 관광용 호수를 만들겠다는 발상은 참으로 어이 없다.

 

하논에 있던 자연과 동식물은 모두 다 수장되어 버리고

농민들은 하논 주변의 땅을 팔아서 쫒겨나게 되며

서귀포시민들은 호수로 변화된 환경으로 많은 문제가 발생 할 뿐,

 

 

 

 

 

 

이렇게 올 해도 아름다운 하논의 4계는 시작되는데,

하논에 물을 담아 자연과 생태를 파괴하는 호수개발은

더 이상 추진하지 말기를 간곡히 소망해 본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