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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사람들

현요안 신부의 실험미사('14. 3월)

by 나그네 길 2014. 3. 18.

최근, 정치 경제 등 사회의 모든 분야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종교 분야까지도 화두는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일을 우리가 늘 하던대로 아무 생각없이 매달릴게 아니라

우리가 하는 것에 대하여 어떤 의미, 어떤 가치가 있는지

생각하고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된다.

 

 

흐르지 않고 고여있는 물은

우리를 썩게 만들고 무감각하게 만들며

그것이 지니는 고유한 가치를 상실하게 되어 버린다.

 

그런 의미에서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님은

서귀포성당 현요안 신부에게 실험미사를 해보도록 권고하였다.

 

 

이에 따라 매월 세째 주 월요일 제주시 노형성당에서는

현요안 신부의 주례로 몇 년 째 실험미사를 이어오고 있다.

 

문화 찬양 치유 실험미사로 부르는 이 미사는

주일이나 평일에 일상적으로 드리고 있는 미사를

더 가치있고 더 의미있고 더 생생한 정성어린 미사가 될 수 있도록

매달 다른 주제를 갖고 여러 형식을 미사에 적용해 보고 있는 것이다.

 

 

오늘의 실험미사 주제는 사순절을 맞아 '십자가의 길'이다.

 

그런데 평상시 걷는 십자가의 길이 아니라

신심 기도를 미사 전례와 합치시키는 실험적인 요소가 있는 '십자가의 길 미사'이다. 

 

먼저 십자가의 길 14처는 베너를 이용하여 만들었으며

미사에 참례하는 신자들에게는 봉헌 봉투와 함께

빨간색과 노란색 포스트잇 그리고 볼펜을 나누어 주었다.

 

 

그리고 빨간색 포스트잇에는

사순절을 맛아 이웃과 동료들에게 저지른 잘못을 적도록 하였으며

 

노란색 포스트잇에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면서

사순절을 맞는 기도와 자신의 고쳐야할 잘못된 습관이나 태도

그리고 자신의 봉헌해야할 것들을 적도록 하였다. 

 

 

십자가의 길 미사는

제1처, 예수님께서 사형선고 받으심으로 시작되었다.

 

십자가의 길은 예수님의 수난에 동참하는 기도 행위인데

오늘 이 미사는 십자가의 길의 순서에 맞도록 미사를 진행하였다.

 

입당은 '주여 찬미를 받으소서' 성가에 따라

오늘 초대를 받은 서귀포성당 반석회 회원과 신자들이 

베너를 들고 노랫 가락에 맞추어 춤추고 경배를 하면서 입당하였다.

 

 

제2처는 "예수님께서 십자가 지심을 묵상"하는 순서로

십자가를 진 주례사제의 입당으로 봉헌 된다.

 

오늘의 주례 사제 현요안 신부가 십자가를 지고 입당하였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오늘도 십자가를 지십니다.

오늘 사제의 십자가 짐은 바로 그리스도의 십자가입니다"

 

 

사제가 십자가를 지고 입당을 마치면

제대 앞에서서 성호경을 노래로 부르면서 미사를 시작한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주님께 찬미와 감사와 경배를 드리러 여기 왔나이다."

 

 

제3처 예수님께서 첫 번째 넘어 지심은

천지창조  때부터 세상의 종말 때까지 모든 죄인들이 죄를 대신 지듯이

그 십자가에는 우리 자신들의 죄도 하나 하나 들어 있다.

 

그래서 우리들이 빨간색 포스트잇에 쓴 죄와 뉘우침을

각자가 가지고 나와서 십자가 나무에 붙이는 퍼포먼스로 봉헌되었다.

 

 

제4처, 예수님께서 성모님을 만나심은 복음말씀으로 봉헌 되었다.

 

예수님은 복음말씀을 통하여

"누가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냐 물으시며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모든 사람들이

바로 내 어머니이고 내 형제들" 이라고 말씀하셨다.

 

 

제5처, 시몬이 예수님을 도와 십자가 지심은

사순시기를 보내고 있는 우리 자신의 기도생활과

절제다짐과 애덕실천을 다짐하는 노란색 포스트잇을 쓰면서 봉헌 된다.

 

그 동안 사제는 제대 앞에 봉헌된 십자가에 손을 얹고

경건하게 무릎을 꿇고 깊은 침묵기도를 바친다.

 

 

제6처, 베로니카 예수님의 얼굴을 딱아드림은

신자들이 베로니카처럼 십자가 앞에 무릅을 꿇고 나와

 

새로운 결단의 노란색 포스트 잇으로

자신의 잘못이었던 빨간색 포스트 잇을 가린다.

 

그리고 수건으로 예수님의 얼굴을 딱아드리면서

주님께 치료제를 드리는 퍼포먼스로 봉헌된다. 

 

 

그 동안 사제는 십자가 앞에 무릅을 꿇은 신자들에게

크리스마 성유를 이마에 바르면서 일일이 안수를 해 준다.

 

현요안 신부님의 안수는 효험(?)있다는 소문이 있어

다른 교구에서까지 안수를  받기 위하여 찾아오고 있기도 하다.

 

 

제7처, 예수님께서 두 번째 넘어지심은 봉헌예절로 봉헌된다.

 

"몸은 신앙적이지만 마음은 세상 걱정과

앞에 자유롭지 못한 우리의 나약한 신앙으로

주님은 두 번째 넘어진다."

 

실험미사에서는 봉헌을 하고 있으며

이 봉헌금으로 미사에 소요되는 각종 준비물들은 마련하고 있다.

   

 

제8처,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여인들을 위로하심은

신자들이 봉헌을 받아 주님께 올리는 예물봉헌 기도로 봉헌되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십자가의 길에서 슬퍼하는 많은 여인들을 위로하십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현대의 많은 이들에게

우리의 모든 봉헌을 어여삐 여기시어

당신 성체 성사의 재료로 받아들여 주십니다."

 

 

감사송부터는 일반 미사와 같은 미사경본에 의하여 봉헌된다.

실험적인 요소들도 미사경본에 의한

형식과 절차와 기도의 유효한 미사에 위배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제9처, 예수님께서 세번째 넘어지심은 "거룩하시도다' 찬미가로 봉헌 되었다.

 

제10처, 예수님께서 옷벗김 당하심은

성체안에 살아계신 그리스도의 몸을 들어 올리는 거양성체로 봉헌되었다.

 

"옷은 자신을 치장하고 순수한 우리 모습을 가식적으로 포장한다.

주님은 오늘 미사성제 안에서 성체의 모습으로 온전히 당신을 드러내신다."

 

 

제11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심은

주님의 성혈을 들어 올리는 거양성혈로 봉헌된다.

 

"예수님의 몸에서 피가 강물이 되어 끊임없이 흐르고

우리의 죄, 세상의 죄가 모여 모여 끊임 없이 주님의 손과 발에 못질을 합니다."

 

"주님의 피는 우리와 세상의 모든 죄를 씻어냅니다.

메마르고 삭막한 우리의 죽은 영혼 안에 피와 생기가 흐르게 하는

구원의 음료가 되어 오십니다."

 

 

제12처, 예수님께서 십자가위에서 돌아가심은

'신앙의 신비여'를 마음을 담아 노래하는 신앙고백으로 봉헌된다.

 

"성체성사는 예수님의 완전한 죽음과 새로운 부활을 증거하는 신앙의 진리이다.

이 진리는 우리의 신앙고백 안에서 끊임없이 재현되고 있다.

 

예수님은 죽음으로 끝장난 사건이 아니라.

새로운 은총의 삶이 부활의흐름으로 연결된다." 

 

 

제13처,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내리움은

십자가의 사랑의 신비가 우리의 일상으로 내려와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기도인 '주님의 기도'로 봉헌 된다.

 

미사 중에 주님의 기도 부터는

예수님의 모든 사랑이 과거 사건이 아니라 일상안에 우리의 사건으로 변화 된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내려와 우리 안에 계시고

슬퍼하는 사람들 위기와 어려움에 있는 사람들에게

주님의 평화와 축복을 나누도록 한다.

 

 

제14처, 예수님께서 묻히심은

성체안에 예수님을 받아 모시는 양형 영성체로 봉헌된다. 

 

"성체 안에 현존하는 예수님을 모시면서 주님과 하나된 우리는

이 세상에서 복음적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은총을 청해야 한다."

 

실험미사에 참례한 신자들은 

언제나 성체를 성혈에 적셔서 먹는 양형 영성체를 영하는 특전을 누릴 수 있다. 

 

 

이렇게 3월 실험미사가 모두 끝났다.

 

장엄강복을 하고 나면 '살아계신 주'를 부르면서 파견으로 마무리 하는데,

실험미사 참례자들은 모두 기쁨에 젖어 박수로 박자를 맞추면서 크게 노래한다.

 

 

오늘 미사에는 서귀포성당 반석회가 초대를 받았으나

14처 베너를 들고 입당할 회원조차 모자랐던 것이 옥의 티였다.

 

여름에 반석회 '개 잡아 먹는 날' 야유회에 참석한 회원과 비교해 봄직 하다. 

오늘 미사에 참여하고 봉사해 주신 형제 자매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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