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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사람들

강우일 주교님 사목방문기

by 나그네 길 2014. 4. 1.

가톨릭교회법에 의하면

교구장 주교는 적어도 5년마다 교구 전역을 순시할 의무가 있다.

 

이에따라 제주교구장 강우일 베드로 주교님은

3년에 한 번씩 제주교구내 모든 성당을 사목방문하고 있는데

지난 주일에는 서귀포성당을 사목방문하였다. 

 

 

가톨릭교회의 교구장 주교는 교구내에서 

"사목 임무 수행에 요구되는 일체의 고유한 직접적인 직권이 있다." 

 

"이러한 교구장 주교의 권한은 법률상 갖는 직권이고

본인의 이름으로 행사되는 고유직권이며

하느님으로부터 직접 받은 권한인 동시에

자기에게 소속된 자들에 대하여 행사하는 직접적 권력이다."

 

한마디로 교구는 교구장 주교의 나라로 교구내에서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다.

 

 

주교좌 성당이 아닌 지역의 성당에서는 주교님을 자주 볼 수가 없다.

 

반드시 주교가 집전해야 하는 견진성사를 위해

1년에 한 번 정도 그리고 특별한 행사가 있어 방문하는 외에는

사목방문이 유일하게 주교님을 만나고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되므로

 

일반 신자들은 주교님 사목방문을 기다리게 된다.

 

 

 

그러나 사목방문은

교구청에서 실시하는 일종의 감사적인 성격이 크다.

 

대상 성당에서는 여러가지 서류를 준비하고 검사를 받아야 하며

그 동안의 본당 사목에 대하여 평가를 받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래서 본당 주임신부들은

교구장의 사목방문에 대비하여 많은 준비를 하게 된다. 

 

 

 

 

 

따라서 지난 수요일,

내가 담당하고 있는 본당 ME와 환경생명분과 소관을 담당하는

교구청 가정 이주사목국장 허찬란 신부님으로 부터

가정과 혼인 그리고 자연보호에 대한 사전 감사를 받게 되었다.

 

이 자리에서 허찬란 신부님은

본당 ME에서 주관하고 있는 "하논분화구 환경보호 활동"을 듣고

 

주교님 사목교서 "인간과 자연에 평화를 이루는 소공동체"에 부합하는 활동이라고 평하면서

사목방문시 주교님께 사례발표를 하도록 추천하해 주었다.

 

 

 

강우일 베드로 교구장님이 서귀포성당 사목방문은

3. 30(주일) 10:30 ~ 15:00까지 교구청 신부들과 함께 하였다.

 

사목방문 순서는

교구장 주례 미사와 주임신부의 사목현황 보고 그리고 본당 신자들과 함께하는 국수 나눔에 이어서

 

본당활동에 대한 동영상 시청과 분과 및 소공동체의 사례발표

그리고 교구청 사제들의 평가와 주교님 종합 의견에 이어

주교님과 신자들과의 대화의 시간 순으로 진행되었다.

 

 

사목방문날,

주교님 도착시간에 맞추어 화동이 꽃다발을 들고 대기한다.

 

올해는 예쁜 여자어린이가 화동으로 뽑혔는데,

어느 때 사목방문 때에는 88세 할머니가 꽃다발을 담당하기도 했었다.

 

 

 

주교님이 도착하자 화동이 꽃다발을 드렸다.

 

그리고 볼에 입을 맞추었는데

주교님께서 그렇게 기뻐하시면서 좋아했다.

 

 

 

 

 

보통은 주교님이 도착하면 여성단체 회원들이 성당 앞에서 환영을 하는데

 

우리 성당에서는 65세 이상 남자로 구성되어 있는 요아킴회 회원들이

성당 입구에 도열하여 주교님을 환영하였다.

 

 

 

 

 

 

주교님이 집전하는 미사준비로

성가대와 복사단과 본당 신자들이 모두 바쁘다.

 

아무래도 주교님이 주례하는 미사는 더 긴장하기 때문이다.

 

 

 

입당은 복사단 8명이 십자가와 향과 초를 들고

그 뒤를 따라 독서자가 성경을 높이 들고 먼저 나오고,

 교구청 사제와 본당 신부 그리고 주교님 순으로 입당하게 된다. 

 

이 때 주교님은 주교관 모자를 쓰고 주교 목장 지팡이를 들고 입당하면서

양 옆에 서있는 본당 교우들에게 강복을 준다.

 

 

사제가 분홍빛 장미색 제의를 입는

대림 3주일과 함께 사순 4주일을 장미주일이라고 부른다. 

 

 

 

 

 

주교님이 주례하는 미사에는 주교님 초를 하나 더 놓는다

주교의 문장이 새겨져 있는 주교초를 제대에 놓아 미사의 격을 높인다.

 

제대 위에는 성작과 성합 외에는 다른 것들을 배치하면 안되는데,

미사에 필요한 경본과 양초를 놓을 수는 있다.

 

 

 

 

 

주교님은 기도할 때 이외에는 주교관을 쓴다.

그리고 주교관을 벗어도 "주케토"라고 부르는 둥근 모자를 쓴다.

 

주케토는 이탈리아어로 작은 조롱박이란 뜻이다.

오래 전에 수도자는 머리 가운데 정수리 부분만 머리카락이 없었다

 

이는  스님이 머리를 깎는 것처럼

수도자가 가운데 머리만 깎은 건 세속을 떠나 하느님께 나를 봉헌한다"

는 의미인데 중세 이후에는 머리를 깍지 않고 주케토를 쓰게 되었다.

 

 

 

 

오늘의 복음은 예수님께서 소경의 눈에 진흙을 바르고

실로암 연못에서 씻게 하였더니 눈을 뜨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방한하여 여의도에서 미사를 집전했을때

 

미사전례 봉헌자들은 한국천주교 평신도 회장단이 아니라

갓 혼인한 평범한 신혼부부와 장애인 부부 그리고 어린이들이었다.

 

 

 

 

본당에서 무슨 직책을 받아 봉사하는 사람들은

이미 싫든 좋든 그 직분만으로도 하느님의 축복을 받고 있는 것이다.

 

가톨릭교회의 보편성은

우리 교회가 가장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살아야 한다고 가르친다.

 

 

 

 

 

 

 

 

 

 

 

주님의 기도는 서로 손을 잡고 노래로 하였다.

회중이 하나가 되어 주님게 찬송을 드리도록 하는 것이다.

 

 

 

 

 

 

 

 

 

 

 

 

 

 

 

 

 

성찬례가 끝나면 주교님은 주교관을 쓰고 목장을 잡은체 파견을 한다

파견도 입당과 마찬가지 순서로 나가면서 주교님은 좌우로 강복을 한다.

 

 

 

 

 

 

 

미사가 끝나고 성당에서 주임신부의 사목현황보고가 있었다.

 

본당 신자수는 1,630여명인데 미사전례 참여자는 30% 상당이고

인구대비 신자수는 5,1%에 불과하다는 보고가 이어졌다.

 

교구 전체로는 인구대비 신자수가 11%를 넘어 가는데 이상한 현상인것 같다.

 

 

 

 

 

 

 

이어서 주교님은 지하 강당에서 신자들과 함께 국수나눔이 있었다.

 

국수 한 그릇과 삶은 돼지고기 그리고 회무침과 김치 뿐이었지만

모두들 맛있게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국수나눔이 끝나서 약간의 휴식 후에

 

그 동안 성당의 활동 사항을 담은 동영상 시청이 있었으며

그리고 각종 단체들이 사례발표가 있었다.

 

사례발표는 초등부 학생을 시작으로

중고등부와 교사회, 각종 단체, 소공동체 등 9명이 발표를 하였다.

 

 

 

 

 

 

 

 

 

활동사례 발표 후에는 교구청 신부님들에 의하여 평가가 있었는데,

 

대부분의 본당 사목에 대하여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빈첸시오 등 사회복지 부분에 대하여는 따끔한 지적을 하기도 하였다.

 

 

 

최종적으로 주교님의 종합 의견이 있었는데,

우리 ME모임에서 추진하고 있는 '하논분화구 개발에 따른 자연 보호활동"에 대하여

 

주교님 사목교서 "인간과 자연에 평화를 이루는 소공동체"에 부합하는

좋은 활동을 하고 있다는 호평을 받았다. 

 

 

 

그리고 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

신자들과의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는데, 4.3에 대하여 의의를 제기하기도 하였다.

 

제주민들은 4.3에 대하여 누구나 자기 의견을 말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4.3에 대하여는 다른 의견을 수용할 수 있어야

화해와 상생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자유 질의 시간이 끝나고

주교님은 신자들에게 강복을 주면서 사목방문을 마쳤다.

 

그 동안 많은 준비를 해 왔는데 좋은 평가를 받아

모두들 흐믓한 표정이었다.

 

 

 

주교님은 수녀원에도 사목 방문을 하였다

'영원한도움의 성모 수녀회' 박 루도비꼬 분원장 수녀님의 안내로

서귀포성당 수녀원을 사목 방문하였는데

 

수녀원에는 주교님 외에는 아무도 들어갈 수가 없다.

 

 

 

주교님 방문시에 달라진 풍경이 하나 더 있었다.

주교님과 교구청 신부님들이 승합차를 함께 타고 오신 것이었다.

 

비록 교구청 신부님들은 불편해 할지는 모르겠으나

주교님의 소박한 성품을 볼 수 있어 참 좋은 것 같았다.

 

 

 

이렇게 본당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교님 사목방문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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