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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경찰신우회

서귀포경찰서 경신실 수난기.

by 나그네 길 2014. 5. 14.

올 부활을 맞으며 경신실에 부활초를 장식한지 4주째이다.

 

지난 2008. 12. 24 서귀포경찰서에 경신실을 만들어 축복식을 했으니,

경찰관서에 천주교회의 보금자리가 생긴지 6년째를 맞고 있다.

 

그 길지 않은 동안에도 경신실과 관련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있었다.

 

 

 

서귀포경찰서에 제주경찰 역사상 처음으로 경신실이 만들어진 사연이 있다.

 

경찰은 "경찰위촉 목사, 승려, 신부 운영규칙(경찰청 훈령 701호)"에 의하여

전국 경찰서에 경목과 경승이 각각 5명 내외로 위촉되어 있다.

 

이에따라 제주경찰에서도 오래전부터

지방청과 3개 경찰서에 경목과 경승 약 50여명을 위촉하여 활동해 왔다.

 

 

 

그러나 천주교 신부를 경찰신부로 위촉하는 '경신'은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 경찰에만 운영할 뿐 제주경찰에 경신이 없어 아쉽던 중

 

2008년 9월 10일 서귀포경찰서에 가톨릭신우회가 탄생하게 되었다.

(서귀포경찰서 가톨릭신우회장 오충윤 야고보, 회원 16명)

 

 

 

이어서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로부터 교구단위 단체로 승인을 받았으며

 

2008년 9월 29일 제주경찰 역사상 처음으로 고승헌 마르코 신부를

서귀포경찰서 경신으로 위촉하여 경찰서에서 신우회 창립 및 경신위촉 감사미사를 드렸다.

 

 

 

 

 

서귀포경찰서에는 오래전부터 경목실과 경승실이 있었으므로

 

경신실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하여 당시 오영기 경찰서장이 결심으로

경찰서 3층 11평 사무실을 경신실로 배정받아 2008. 12. 24일 축복식을 가졌다. 

 

 

 

그리고 다음 해 2009. 9. 11일,

 

제주경찰(지방청, 3개 경찰서, 경비단, 공항경찰대, 자치경찰단) 전체가 함께하는

제주경찰 가톨릭신우회(초대회장 오충윤 야고보, 회원 68명)로 확대 개편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렇게 승승 장구 나아가던 신우회에 시련이 닥치게 될 줄이야.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님이 강정해군기지 반대 입장을 견지하면서

제주경찰과 천주교 제주교구는 필연적으로 마찰이 발생할 수 밖에 없었다.

 

2011년 6월 강정에서 사제들과 주민단체의 공사방해에 따라

육지부에서 경찰기동대까지 동원되어 맞부딪치는 불상사가 발생했는데, 

 

제주교구 신부님과 학사님 20여명이 경찰서로 연행되어

경신실을 조사를 받는 사제와 수도자들이 대기 장소로 활용하였다. 

 

 

 

2011년 6월,

경찰서 3층 대강당이 지원부대 임시 숙소로 사용되면서`

그 옆 경신실은 성모상과 십자고상들을 어디로 치워버리고

수원부대 중대장 숙소로 사용하게 되었다.

 

  그리고 2011년 8월, 강정 상황이 더 심각해지자

경찰청에서 경무관을 차장으로 하여 강정 지휘관으로 파견하면서

경신실은 다시 차장의 서귀포경찰서 현장 지휘소로 만들어 졌다.

 

 

 

그러다가 그 해 10월 우여곡절 후에 경신실을 원상복구하였는데

2012. 3월 5개월 만에 또 다시 전경 휴게실로 변경 사용하였다.

 

다행히 이번에는 어지럽기는 하여도 성물들은 그대로 있었으며, 

성모상만 다른 책상으로 옮겨져 있어서 다시 제자리에 가져다 모셨다.

 

 

 

나는 외국 영화에서 보았었다.

2차대전 중에 군인들이 성당 등 종교시설물에 주둔하는 장면을 ~

 

그런데 우리 시대에 경찰서 경신실에 있는 성물들,

자비의 예수상과 성모상 그리고 십자고상까지 치워버리고 

침대를 놓아 '수원부대장 경감님'의 침실로 만들어 버릴 줄이야 ~ 

 

그 후 2012년 5월에야 경신실이 완전히 정상으로 복구되었다.

 

 

 

 

 

 

 

 

 

우리는 시골마을의 신당에 있는 신주나 탱화들도 존중해주며, 

신목의 나뭇가지 하나 함부로 꺽지 않고 그 믿음과 정성을 인정해 준다.

 

그런데, 경찰서 경신실에 비치되어 있는

천주교회의 성물들을 소홀하게 취급하는 것을 바라보면서

한동안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나는 길지 않은 세월을 살아 왔지만,

다른 믿음을 소홀히 취급하는 사람들이 잘 되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그런가?

서귀포경찰서 경신실의 수난을 받는 시기에는

1년에 경찰서장이 4번 바뀌는 등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되어 버렸다.

 

"자신의 종교 외에 다른 사람의 믿음도 인정해 주어야 하며

종교 시설물들은 함부로 다루어서는 안 된다."

 

 

 

2014년 부활절에

서귀포성당 주일학교에서 부활계란과 함께 경신실을 방문했다.

 

경찰서에서 아이들이 기도하고 즐거워 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바로 경신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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