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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사람들

제주교구 성모의 밤(2014.05.15. 이시돌목장)

by 나그네 길 2014. 5. 16.

천주교 제주교구에는

1980년대부터 30여년을 이어오는 오랜 전통있는 행사가 있다.

 

교구민들이 함께하는 5월 교구 성모의 밤과 10월 교구 묵주기도의 밤을 

성이시돌목장의 '새미 은총의 동산(삼뫼소)'에서 지속해 오고 있는 것이다.

 

 

제주교구에서는 매년 5월 세째 주 목요일 밤에

 교구 성모의 밤 행사를 개최하고 있는데,

 

교구장 강우일 주교를 비롯한 사제단과 수도자

그리고 제주교구 26개 본당 신자 등 3,000여명이 참석하고 있으며,

성모님께 대한 봉헌 및 미사와 묵주기도 순으로 2시간 정도 진행되고 있다.

 

 

성 이시돌 목장의 '새미 은총의 동산'은

삼위일체 대성당과 십자가의 길, 새미소 묵주기도의 길, 예수생애공원 등을 말한다.

 

십자가 모양의 삼위일체 야외 대성당은 5,000여명까지 수용할 수 있으며,

오름 오른쪽 십자가의 길과 새미소 연못 묵주기도의 길이 연결되어 있어

 

삼위일체 대성당에서 미사를 마치고 새미소까지 촛불을 들고 걸으며 기도하게 된다.

 

 

이러한 성모의 밤 행사는

제2대 제주교구장 김창열 주교에 의해 성모신심미사로 1980년대부터 시작되었다.

 

그 당시에는 삼위일체 대성당이 없었으므로

이시돌목장의 성모동굴과 삼뫼소 연못에서 성모의 밤 행사를 가졌는데,

 

2002년도 강우일 주교님 착좌이후에도 계속이어져 오는 행사이다.

 

 

성모의밤과 묵주기도의 밤 행사는

이시돌 삼위일체 야외 대성당에서 개최하는데

제주교구에서 사제와 수도자 신자들이 한꺼번에 가장 많이 모이는 날이다.

 

이러한 제주교구의 성모의 밤 행사는 다른 교구에도 널리 알려져

서울, 광주, 부산대교구 등에서 180여명이 성모순례객들이 함께하고 있으며

해외 자매결연 교구인 일본 교토교구와 홍콩에서 까지 방문하고 있다. 

 

 

올 해 성모의 밤은 "위로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를 주제로 

1부 개회식으로 성모님께 꽃과 촛불 봉헌이 있었으며,

 

2부는 성모님께 드리는 영혼의 찬양(연극)이 공연되었고,

제3부 미사와 제4부 묵주기도 순으로 진행되었다.

  

 

삼위일체 야외 대성당에 천사들이 도열한 사이로

주교님과 교구 사제단이 입장을 하고 주교님께서 성모님께 화관을 씌워드린다.

 

각 본당과 교구단위 신심단체에서는 꽃 화분을

교구평협 대표자들은 촛불을 봉헌하여 성모님을 아름답게 꾸민다.

 

 

 

교구장 주교님은 교구 성모의 밤의 취지를 설명하면서

다른 교구의 순례단(6개 교구 180여명)을 일일이 소개하여 주었다.

 

올해는 특히 마리아수녀회 창립 50주년을 맞아

마리아회 소속 수녀님 54명이 함께하여 더 뜻 깊은 성모의 밤이 되었다. 

 

 

이시돌목장은 중산간 지역으로 야간에는 기온이 많이 내려 춥다.

그래서 성모의 밤 행사에는 겨울 옷들을 다시 꺼내어 입는 것이 관례화 되었다.

 

간혹 5월의 춘추복으로 성모의 밤 행사를 참석했다가

추위에 떨면서 낭패를 보는 경우도 왕왕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강우일 주교 세월호 사태 관련 강론(발췌, 원문은 제주교구 홈피)>

 

"지난 한 달은

온 국민이 아픔과 절망으로 지낸 세월호 참사는 국가적 범죄이며,

그리스도의 시각에서 조명하고

하느님의 뜻에 부합하는지 고뇌해보았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울화와 분노가 치미는 세월호 참사는

국가개조란 대통령의 표현처럼

국가가 골병이 들었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세월호 단원고 학생들의 재앙은

규정보다 세 배의 화물을 실은 선주의 탐욕과

 

비리와 부정을 눈감아 주는 공권력, 선장과 선원들의 비정상적인 개인주의

생명구조에 직무유기인 공무원들 뿐만 아니라 물질만능주의 빠진 우리 모두의 책임이기도 합니다."

 

 

"죄없는 이들의 죽음이 갖는 의미는 무엇을까?

 

아이들의 죽음을 생각하면서

2000년 전 헤로데가 죄없는 어린 아이들을 모조리 죽음을 당한 것을 묵상하였습니다.

 

인간사의 부조리인 이 죽음은

하느님의 시각에서는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의 합동제사였습니다."

 

 

"세월호 희생자들은 베들레헴의 아기들처럼 아무 힘없이 죽어갔습니다.

 

생명을 경시하고 물질 만능주의와 부정의 고리인 관피아,

불의를 보고 침묵하는 언론과 진실이 묵살당하고

이웃의 아픔에 외면했던 우리의 무관심이

이런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작은이들의 희생을 밑거름으로 부를 취하고 권력을 유지하는 집단이 있다면

그것이 국가 권력이라도 항거를 해야 할 것입니다." 

 

 

미사가 끝나면 묵주기도를 바친다.

 

하얀 한복을 입은 천사들이 새미소를 호수를 둘러서 불을 밝히고

대형묵주를 선두로 사제단과 수도자 그리고 타교구 순례단을 선두로

묵주기도를 '환희의 신비'를 바치면서 새미소까지 걸어간다." 

 

 

행사에 참석한 3,000여명이 신자들이 촛불을 밝히고 호수 주위를 걸어가면서

 

묵주기도와 '아베 마리아' 성가를 부르는 장관은 또 다른 감흥으로

5월 성모성월을 맞아 '성모의 밤' 의미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성모찬송경>

 

모후이시며 사랑이 넘친 어머니, 우리의 생명, 기쁨, 희망이시여,
당신 우러러 하와의 그 자손들이, 눈물을 흘리며 부르짖나이다.
슬픔의 골짜기에서,

 

우리의 보호자 성모님,
불쌍한 저희를, 인자로운 눈으로 굽어보소서.
귀양살이 끝날 때에, 당신의 아들 우리 주 예수님 뵙게 하소서.


너그러우시고 자애로우시며, 오! 아름다우신 동정 마리아님.
천주의 성모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시어,
그리스도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기도합시다.

하느님, 외아드님이, 삶과 죽음과 부활로써,
저희에게 영원한 구원을 마련해 주셨나이다.


복되신 동정 마리아와 함께 이 신비를 묵상하며,
묵주기도를 바치오니, 저희가 그 가르침을 따라,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사진 : 현성인 안드레아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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