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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팔월 초하루, 모듬벌초 하는 날(묘소 현황)

by 나그네 길 2014. 8. 28.

매년 음력 팔월 초하루,

오래전부터 제주에서는 이 날을 '모듬벌초'하는 날이라고 했다.

 

이 날은 친족들이 모두 모여 조상의 묘소를 함께 벌초하는데.

육지부에 살더라도 모듬벌초에는 참석하도록 하는 불문률이 있을 정도였다.

 

옛날에는 장례가 생기면 중산간 지역에 있는 아무 목초지에나 적당한 산터를 잡고

온 동네 사람들이 상여를 메고 가서 무덤을 만들었다.

 

그러다 산터가 풍수지리가 어쩌고 하는 이유로 천리(이장)도 하는 등

제주의 묘소들은 중산간 지역 여기 저기 흩어져 있으며

소나 말들이 산소 훼손을 방지하기 위하여 돌로 산담을 샇았다.

 

그래서 제주 사람들에게는 조상의 벌초를 하는 것은 힘든 일이며

자손이 없는 집들은 8월이 되면 매일 벌초를 하러 다녀야 했다.

 

 

제주에 공동묘지가 생기기 시작한것은 1970년대부터이다.

 

새마을사업의 일환으로 장제문화가 변화되기 시작하면서

마을별로 중산간 목장지대에 공동묘지를 조성하였으며,

 

비교적 오래된 가문에서는 가족 공원묘지를 조성하여

중산간 도로 아래쪽 여기 저기 흩어져 있던 산소들을 공동묘지로 이장하면서

벌초에 대한 부담도 한결 가벼워지게 된다. 

 

 

우리 집안은 다행하게도 벌초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

 

고고조까지는 3대 독자였으므로 묘소는 몇개 안되지만

현재 자손들은 80여호 300여명으로 늘어나 일손에 부족함이 없기 때문에

모듬벌초일 하루에 모든 벌초를 마무리 할수가 있다.

  

 

모듬벌초를 하는 산소는

군위 오씨 제주 입도 중말파 10대조 묘소인데

약300년된 무덤이며 6개 집안에 자손들이 600여명이 되는 것 같다.

 

씨앗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더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말처럼

돌아가신 조상님의 음덕으로 이렇게 자손들이 늘어나니 기쁜일이다.

 

 

 

모듬벌초가 끝나면 산담 위에서 간단한 음복식을 나눈다.

 

먼 친족인 경우에는 1년에 한 번 겨우  얼굴을 볼 수 있을 뿐이기에

우리들이 친족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것은 모듬벌초만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다.

 

 

우리의 5대조 할아버지 묘소 2기는

우리 마을에서 40km가량 떨어진 표선면 성읍리 대록산 지경에 있다.

 

어떻게 이 산터를 찾아 산소를 천리(이장)하였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묘소를 이장하고 나서 자손들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맞다.

 

 

예전에는 대록산 묘소 2기 벌초를 하기 위하여

새벽별보면서 집을 나서 벌초를 마치고 집에오면 저녁 8시쯤 되는

장정 5명이 12시간도 더 되는 노력을 해야했으나,

 

지금은 자동차로 20분 정도면 찾아갈 수 있으니 새삼 세월이 지났음을 알 수 있다.

 

 

오늘도 이 대록산에

묘소 2기를 벌초하기 위해서 20명이 자손들이 몰려온 것은 흐뭇한 일이다.

 

여기에는 제주 입도 17대에서 19대까지 3대가 함께 하고 있으며

친족들이 4개 가문으로 분가되어 명절도 각각 따로 지내고 있는 실정이지만

내년 팔월초하루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음력 팔월 초하루 벌초하는 날도 이제는 예전 같지 않다.

10여년 전까지만 하여도 팔월 초하루가 되면 공무원과 은행을 제외하고는 모두 쉬었다.

 

제주의 각급 학교 역시 벌초방학이라는 명목으로 하루를 쉬는 등

가을이 시작되는 길목에서 제주만이 가지는 특이한 풍습이 있었는데는데

이제는 공휴일에 모듬벌초를 하는 집안니 많아졌으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군위오씨 위미리 ‘큰알녁집’ 계보 묘소 현황 자료>

입도

~

7세

입도조 석현(石賢) 통정대부 나주영장, 수양대군 왕위찬탈에 반대 제주 입도, 묘 대수산봉

2세 철순(哲舜) 묘 수산 대왕산 3세 세춘(世春) 묘 난산리, 4세 윤걸(允傑) 묘 난산리 동수

5세 수간(守幹) 묘 무지악 6세 덕립(德立) 묘 서홍동, 7세 태혁(泰爀) 묘 대왕산

<위미리 정착>

8세

흥두(興斗) 묘 자배봉(망오름) 남좌 배우자 쌍봉

9세

장자) 명희(命禧) 묘 성길악(생기리 오름) 동좌 배우자 합장

※ 장남 명희(命禧), 2남 명헌(命憲) 무계, 3남 명식(命職)으로 분가(앞집)

<산여왓 모듬 벌초>

10세

3남) 익성(翊星) 묘 산이전(산여왓) 임좌 배우자 : 허씨 묘 합봉

※ 장자 기성(起星): 오덕성 집안, 2남 계성(繼星) : 오춘국 집안 등 위미리 3개 가문 분가

11세

장자) 시대(始大) 묘 저목동(뽀로재) 서남좌 배우자 : 연주 현씨 묘 산이전 선영 서임좌

※ 2남 시록(始祿)부터 종정동 친족으로 분가

12세

독자) 이흡(以洽) 묘 산이전(산여왓) 선영 동측자좌 배우자 : 제주 고씨 묘 제석동산 양좌

13세

독자) 지온(智溫) 묘 대록산 북변병좌 배우자 : 연주 현씨 묘 동천곡(동내골) 자좌

14세

장자, 큰알녁집) 종규(宗奎) 묘 대록산 동남배좌 배우자 : 경주 김씨 묘 자배봉(암부리)

※ 2남 종념(宗捻) 무계, 묘 분토동(부토골)

15세

장자) 기봉(奇奉) 묘 비룡지(비애기모루) 곤좌

배우자: 경주 김씨 묘 산이전(산여왓) 북해좌

2남) 기림(奇林) 묘 신산지(신산모루) 갑좌

배우자: 풍천 임씨, 남편묘 좌측 합장

16세

장자) 원옥(元玉) 묘 동천곡(동내골) 계좌

배우자: 연주 현태두 묘 순물공원묘지

2남) 상옥(尙玉) 묘 동천곡(동내골) 양좌

배우자: 제주 고씨 묘 맹춘동산(맹치동산)

3남) 평옥(平玉) 묘 태흥2리 임좌

배우자: 김해 김자만 묘 순물공원묘지

장자) 성옥(成玉) 묘 상위미(웃때미) 신좌

배우자 : 경주 김진봉 묘 순물공원묘지

2남) 삼옥(三玉) 계출

3남) 방옥(芳玉) 漂海(표해)

4남) 운옥(雲玉) 묘 순물공원묘지

배우자 : 신천 강복순 묘 순물공원묘지

17세부터는 모두 순물에 있는 가족공원묘지에 안장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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