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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러브호텔의 실체

by 나그네 길 2014. 9. 16.

가벼운 여행을 할때에는 숙소가 가장 큰 문제가 된다. 

 

여기 저기 호텔은 많이 있지만 

우리 같은 서민들이 하루밤을 쉬어가기엔 비용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가격이 비싸지 않은 러브호텔이라고 불리는 모텔에 묵기도 하는데

익숙하지 않은 분위기와 야릇함으로 편히 쉴 수가 없다.

 

 

지난 추석연휴에는 서울에 체류하면서 시내 투어를 하는 기회가 있었다.

 

몇 십년만에 창덕궁 비원과 인사동 그리고 명동성당 미사까지

베낭 하나를 걸머지고 혼자 걸어 다녔지만 즐거운 여행이 될 수있었다.

 

그러나 숙소를 찾으면서부터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웬만한 호텔들을 1박에 25만원 이상이었으며 10만원대의 호스텔들은 예약이 안되어

할 수없이 러브호텔이라고 불리는 모텔에 묵게되었다.

 

 

러브호텔 1층은 주차장에서 모텔 입구로 연결되는데, 

주차장에 차량번호가 안보이는 커튼이 쳐져 있으면 러브호텔로 분류해도 된다.

 

러브호텔에서는 이상하게도 박을 싫어한다.

두어시간 잠간 쉬었다가 가는 손님을 대환영하는 이유는

객실을 여러번 활용할 수 있어서 이용률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몇년전 대학로 러브호텔에서는 룸이 없다며 숙박을 거절당하기도 했었다.

 

 

창덕궁 비원을 관람하고 부근 종로3가 주변 모텔을 찾아들었다.

 

종업원이 1박은 4만원인데 쉬어가면 3만원이라는 말을 하면서

별로 달갑지 않은 눈치였지만 할 수 없이 짐을 풀었다.

 

약간은 오래된 시설이었지만 그런대로 한 몸을 쉬기엔 충분한것 같다.

 

 

룸은 약 3평정도 더블 침대에 샤워실로 구분되어 있었으며

평면 TV는 물론 인터넷 PC까지 비치되었는데 PC가 있는 이유는 모르겠다.

 

TV 성인채널 2개는 무료로 볼 수 있으나

나머지 성인체널들은 후론트에 전화를 걸어 유료 관람 형식이었고

미니바 냉장고에는 무료로 제공하는 생수 2개와 음료캔 2개가 나란히 들어있었다.

  

 

화장실겸 샤워실에는 

샤워비누, 머리샴프와 린스 그리고 면도용 폼까지 비치하였고

타올은 깨끗하게 정리되어 큰것과 작은 것 각2개씩 비치하여 이 중에서 마음에 들었다. 

 

 

탁자에는 커피포트과 종이컵 여러개

그리고 믹스커피와 봉지 녹차가 각 2개 있었으며

특이하게도 수입품 과자도 2개 있어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화장대는 아주 복잡하였다.

 

헤어드라이기와 헤어 스프레이 그리고 빗 종류로 머리를 정리할 수 있었고

로션 등 잘 알지 못하는 화장품도 여러개 비치하고 있었다.

 

 

러브호텔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은 바로 아래에 있다.

 

숙박비를 지불하면 자그마한 노란색 지퍼 비닐가방을 하나를 주는데

그 안에는 없는게 없을 정도로 다양한 물건들이 들어있었다.

 

치솔 2개, 면도기 1개, 머리묶는 고무줄, 귀솜, 화장용 티슈, 토토젤 1개, 클린져 남녀용 2개

그리고 남성용 피임기구까지 다양한 품목들이 들어있었는데

이 많은것들 중에서 나는 귀솜 2개를 사용했을 뿐이다.

 

 

요즘 여행객들은 찜질방에서 하루밤을 보내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여러가지 이유로 숙소가 마땅치 않아서일게다.

우리나라 어디를 가든지 가볍게 하루밤을 쉴 수 있는 숙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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