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중산간 개발 광풍으로 조상묘까지 이장해야 한다.

나의 5대조 할아버지 묘소 2기가

우리 마을에서 40km가량 떨어진 표선면 성읍리 대록산 지경에 있다.

 

어떻게 이 터를 찾아 이렇게 멀리 천리(이장)하였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묘를 이장하고 나서 자손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으니 좋은 산터라고 한다.

 

그런데 지난 팔월 초하루 벌초를 하기 위하여 찾아간 산소에는

이 땅의 소유자인 대기업에서 산소를 이장하라는 팻말이 꼽혀 있었다.

 

제주도 중산간 지역의 무분별한 개발광풍이

여기 우리집 조상묘까지 그 폐해가 미치게 되는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우리 조상의 묘소가 있는 목장지역의 소유주인 남영산업(주)에서

표선면 성읍리에 위치한 남영목장 부지 749만1천㎡ 중

사이프러스골프장(36홀, 189만4천㎡)이 2006년 12월 준공 운영하고 있으며,

 

이어 2단계로 '팜파스종합휴양관광단지 조성사업'을 시행할 예정인데

2018년까지 300만1천㎡ 부지에 총 8775억원(공사비 7366억원)을 투자하여

시니어+메디컬+비즈니스가 융합된 종합휴양관광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 사진 :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일대에 추진중인 팜파스종합휴양관광단지 조감도.

2008년12월 개발사업 시행승인 이후 단내 내 도로공사만 한 후 멈춰서 있다(제주의 소리)>

 

1000만 관광객 시대를 연 제주도에는

해안부터 중산간, 심지어 도심 한복판까지 개발 광풍이 불고 있다.

 

분양형 호텔, 분양형 콘도, 중국계 자본이 우후죽순 들어오고 있으며, 

기획부동산 사업자는 연 10% 이상의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자를 유혹하고 있다,

 

<사진 : 제이에스개발은 최근 중국자본인 차이나테디(주)와 손잡고

9만7398㎡에 190실의 휴양형 콘도 조성사업을 추진중이다. ⓒ제주의소리>

 

이제 제주의 중산간 지역에는

36개의 골프장과 수십개의 콘도와 팬션 등 휴양시설들이 가득 들어서고 있으며

 

게다가 지정된 지 수십년된 관광지와 유원지들은 중국자본이 무섭게 사들이면서

마구잡이로 중산간 지역 목초지를 갈고 덮는 개발 광풍이 불고 있다

 

<사진 : 차이나테디(주)가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에 건설중인

테디팰리스 리조트 전문휴양업 개발사업 투시도. ⓒ제주의소리>

 

이 땅에는 200년전부터 우리 조상의 묘소가 먼저 자리를 잡아 영면을 하고 있었는데,

 그 넓은 들판을 사들여 제주의 아름다운 경관을 이용하는 개발계획을 수립하였고

 

오래전부터 이 땅의 주인인 우리 조상의 묘소에

개발계획에 따라 산소를 이장하라는 팻말을 붙여 무언의 압력을 주고 있으니,

이제 오랜 세월 편안히 영면을 하시던 조상님이 다시 깨어나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자손이 500여명인 조상의 묘소를 이장하는 문제가 어디 간단한일인가.

 

그리고 산터가 좋다는 풍수지리를 따라 이렇게 멀리 이장하였던 산소를

지금에 와서 이장을 하면 소위 '동티'가 날지도 모른다는데

어느 누가 묘소 이장 문제를 꺼내려 하겠는가?

 

아무튼 제주도 중산간 지역 개발 광풍이 우리 집안 묘소 이장까지 연결될 줄이야!

 

 

제주에 골프장이 10여개만 있을때에는 그런대로 운영이 잘되었다.

 

그런데 현재 36개의 골프장이 운영되거나 만들어지고 있어

이미 제주에는 골프장이 포화 상태로 모든 골프장이 적자 경영을 면치 못하자

 

골프장 마다 휴양형 콘도를 지어서 운영하면서 중산간 지역 오염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이제 제주에는 더 심각한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것이 있다.

 

중국 자본이 제주의 땅을 무작위로 사들이며 개발을 하고 있어

멀지 않은 장래에 이 아름다운 제주가 중국인들이 소유한 섬으로 변해 버릴까봐 걱정이 된다.

 

어쩌면 힘들게 걸어 다니며 조상님 산소에 벌초할 때가 그리워질지도 모르겠다.

 

 

나는 조상의 묘소를 이장하라는 팻말을 보면서

문득 미국의 건설초기에 있었던 '시애틀 대추장 연설문'이 떠 올랐다.

 

<시애틀 대추장의 연설문 : http://blog.daum.net/ohyagobo/398>

 

이러다가 우리 제주민들은 아메리카 대륙의 인디언처럼

돌하르방이나 만들어 팔면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원주민으로 전락해 버리지 않을까?